1967년 현대상가아파트 준공을 시작으로 단지 안에 쇼핑, 의료, 교육시설 등이 있는 ‘도시 내 도시(city in the city)’ 개념의 새로운 아파트가 시민들에게 공개되자 그 인기는 매우 높았다.
세운상가는 1층부터 4층까지는 상가, 5층부터 최고 17층까지는 아파트로 돼 있다. 1969년 입주자를 모집한 50평 아파트의 전셋값이 640만원으로 비슷한 시기에 분양된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아파트 51평형의 분양가(646만원)와 비슷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1960년대의 타워팰리스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세운상가 내 상업시설도 한국의 중심이었다. 현대차그룹이 1968년부터 1974년까지 현대상가아파트에서 포니 자동차 등을 탄생시켰고, 국내 최초 PC 제조업체인 TG삼보도 세운상가에서 시작했다.
세운상가의 기술자만으로 핵무기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운상가는 첨단과 혁신의 메카였다.
하지만 주거부문은 강남 등지에 속속 생겨나는 새 아파트에 밀리고 전자상가 등은 하이마트, 홈플러스, 인터넷쇼핑몰에 손님을 뺏기면서 쇠락했고 2000년대에 들어 흉물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2006년 당시 오세훈 서울 시장은 세운상가 철거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철거 계획이 백지화됐다.
2017년 당시 박원순 서울 시장은 세운상가의 ‘리즈시설’을 되살리겠다며 ‘다시-세운 프로젝트(리모델링)’를 시작했다. 1100억원을 들여 7개 세운상가를 잇는 공중 보행로(예상보다 이용객이 적다는 이유 등으로 철거 예정)도 만들었다.
하지만 다시 서울시장이 된 오시장은 2022년 세운상가를 모두 철거하고 세운지구(서울 중구·종로구 일대 43만㎡)를 나무숲과 빌딩 숲이 잘 어우러진 서울의 새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서울 시내 모 대학의 건축학과 교수는 “시장이 바뀌며 서울시 행정이 오락가락하지 않았다면 이미 세운지구는 외국 관광객들이 서울에서 가장 즐겨 찾는 명소로 탈바꿈돼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그곳을 공원으로 만드는 작업은 내년에 본격화된다.
세운지구 8개 블록 중 5개 블록은 민간사업자인 디블록그룹(옛 한호건설그룹)이 맡는다. 이 회사 신혜수 대표(35)는 “디블록그룹은 이미 세운지구 내에 7개의 최첨단 건물을 지었고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건축물을 지어 서울의 스카이라인과 지도를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세운지구의 높이 제한이 90m에서 200m 이상으로 크게 완화되면서 민간개발업자들은 용적률을 높여 더 높게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 대신 건폐율(건축용지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땅의 비율)을 낮춰 기부채납 형식으로 녹지 공간을 더 많이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현재 3.7%에 불과한 서울 4대문 안의 녹지 비율을 15%까지 높일 계획이다.
세운지구에는 고밀도 개발을 통해 축구장(7140㎡) 20개를 합친 규모인 약 14만㎡의 녹지가 조성된다.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 축도 만들어진다.
신 대표는 “건물 한두 동을 짓는 게 아니라 한 사업자가 5개 블록을 통합 개발하기 때문에 조경 공간을 연결해 공원화하는 게 가능하다”며 “남산과 종묘 등 서울 강북 360도 조망할 수 있는 47층 높이(해발 200m)의 전망대를 만들고 지하에는 공원, 문화시설, 전시시설 등의 대형 공간을 만들어 기부채납형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몰입형 미디어아트, K-POP 공연장, 벤처창업공간 등도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시가 규제 완화를 통해 세운지구 등 도심 주요 지역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10년 이내에 세운지구는 대규모 녹지 공간과 문화시설을 갖춘 서울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472802?sid=101
차라리 건물 빼고 센트럴 파크처럼 녹지만 구성하는게 더 좋을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