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환율 1400원은 경제위기의 대표적인 신호다. 9월 29일 현재 월평균 기준으로 환율은 달러당 1393.63원을 기록하며 1400원대에 근접했다. 6월 평균 환율은 달러당 1365.15원으로 시작해 7월 1376.92원, 8월 1389.86원이었다. 29일에도 1400원 이상에서 거래가 시작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 영향을 받았던 지난 3월 달러당 1456.95원,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453.35원,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마비됐던 2022년 10월 월평균 환율은 1425.83원이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지난 9월 25일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이 설명 차원에서 고환율을 언급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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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지금 논란이 되는 관세·무역과 관련해서 보면, 환율의 상승은 수출품 가격을 낮추고, 수입품 가격은 높인다. 일례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전 세계에 고율 상호관세를 임의로 부과하자, 중국이 고의로 위안·달러 환율을 상승시켜 자국 수출품에 매겨질 관세 효과를 없애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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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서 3만 달러짜리 자동차의 관세는 지난 8월 이후 25%인 7500달러로 올랐지만, 원화 가치 14% 하락을 반영하면 실제 관세는 21% 수준인 6495달러(7500달러-1050달러)로 낮아진다. 관세를 4%포인트 상쇄했다는 얘기다.
관세협상이 타결되면 관세는 15%인 4500달러까지 하락한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코스오토모티브가 최근 발표한 15개 완성차 회사의 미국 내 평균 판매가격을 보면 현대차는 관세 25% 부과 전인 3월에 3만8129달러였는데, 8월에는 3만9037달러로 2.3% 상승한 데 그쳤다. 그래서 미국 재무부는 과도하게 외환시장에 개입한 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주시한다.
수출 대기업으로 한정하면, 환율의 상승은 항상 막대한 이익과 연결됐다. 수출 상품의 가격이 낮아지고, 환차익으로 큰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한 반도체회사는 영업외수익 1조5000억원 중 환차익으로만 6200억원을 챙겼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약 1.9%, 기아차 영업이익은 약 1.7%씩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상승해 괴로운 것은 서민들이다. 환율 상승은 이처럼 수출품 가격을 낮추는 대가로 수입품 가격을 올려 물가를 끌어올린다. 만약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면서까지 환율을 상승시켰다면, 이는 반드시 시중 통화량을 증가시켜 역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정부는 환율 개입에 들어간 돈만큼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발행해 시중 통화량을 흡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통안채 발행량을 오히려 줄이고 있다. 통안채 잔액은 2015년 180조원에 달했지만, 2024년 157조원, 2025년 1분기 말에는 약 144조원으로 줄었다. 그만큼 통화량이 증가했다는 얘기다.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되지 않아서 물가상승률 통계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실제로는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상품은 서울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이다. 한은 총재는 부동산 가격 급등을 반복해서 우려하는 목소리를 낸다.
한은은 경기침체에도 추가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증상만 치료하고, 원인은 외면하는 행위다. 외환당국이 환율 1400원대에 구두개입조차 하지 않은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부적절하다.
서민 걱정하는척 우습네요
지금은 그게 안되는거죠. 미국이 환율조작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