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헌팅이란 걸 하게 된건 대략 스물 세 살 때였습니다.
갓 제대하고 군바리의 치기가 남아있을 때였죠.
정말 물불 안가리고 들이댔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지하철역, 버스정거장, 도서관, 길거리, 술집, 클럽, 심지어 나이트에서도 부킹 안 기다리고
직접 가서 말 걸고 했었죠. 몇몇 웨이터들이 제지하기도 했었습니다.
'손님 이러시면..'
'아 원래 친군데요? 인사도 못 해요?' 이러고 툭 받아치면
몇몇 처자들은 재밌다며 깔깔대기도 했고
몇몇 처자들은 웨이터에게 '아니에요!!!' 라며 적극 부인하기도..
아니라고 해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돈 내고 나이트 왔는데 나이트에서 여자한테 말도 못 거나요?' 이러면서.
여자분한텐 아까 왜 그렇게 부인했냐며 제가 그렇게 창피하냐며 이빨도 털고.
그때는 정말 미야모토 무사시의 100인 썰기처럼 그냥 정말 보통 이상이면 들이댔습니다.
나중에 여친이 '나 헌팅당했다' 라며 기분좋아하면 '휴.. 그게 말이지' 라고 답변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구요.
정말 신기했던 건, 제가 키 180의 조각미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헌팅이 매우 쉽더라는 겁니다.
되려 약간 평범하고 선해보이는 인상이 먹히는 것 같더라구요.
차를 가지고 간 것도, 명품으로 도배를 한 것도, 다시 쳐다볼만한 미남도, 훤칠한 훈남도 아니었는데.
저도 딱 그냥 평범? 하거나 그보다 조금 낫달까..
더 재미있는 건, 미인일수록 거부감이 적더라는 겁니다.
여기서 저는 길거리 헌팅을 관통하는 한 가지 심리를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우선은 '길거리에서, 그것도 낯선 사람이 접근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관건이라는 거였죠.
일단 혼자 길을 걷고 있든, 친구와 유흥가를 가고 있든 여자분들은 대부분
'무슨 일'이든 일어나길 바라는 건 맞는 것 같아요.
다만 거기에 대한 반동작용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거부감 정도가 드는 것 같더군요.
결국 그 거부감을 어떻게 제거하느냐가 관건인데,
만약 저 같은 경우가 아니라 강동원급 미남이 길에서 말을 건다고 가정해 봤을 때,
"아니 이런 남자가 뭐가 아쉬워서 나를?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이 틀림없어" 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아지는거 같아요.
평범하고 선한 인상이면 충분한것 같습니다.
다만 어느 상황이든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여유(?) 정도만 있으면 될 것 같구요.
그런 연유로 미녀들은 거부감이 훨씬 덜하더군요.
"난 예쁘니까 이런 일이야 뭐..일어날 법 하지" 라고 생각하기 쉬운데다가,
또 은근 도도하고 잘 빠지신 분들에게는 남자들도 지레 주눅이 들어 다가서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헌팅담을 듣거나 실례를 목격하면서 "나는 왜 그런일이 자주 없을까?" 라고 생각했을 확률이 높아서,
굉장히 흔쾌히 받아들이거나 거절하면서도 굉장히 미안해 하더군요. 마음만은 잘 받아두겠다는 느낌으로 ㅎ
게다가 그런 분들은 보통 능력남들만 자연스럽게 접근해왔기 때문에 (남자의 자신감 등등의 문제로)
거리낌없이 다가서면 '이 남자 뭔가 있구나' 라고 생각해버리는 경향도 있더군요.
그러다보니 자연히 애인도 생기고 헌팅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게 되었지만
그놈의 친구들이 문제 ㅜㅜ
친구들이 나중에는 술 먹기 전 식사값, 술값, 집에 돌아가는 택시비까지 다 대줄테니 참석하기만 하라더군요..
돈이야 뭐 그렇다 치더라도 그 간절히 원하는 녀석들의 요청을 뿌리치지 못해서 나갔다가
여친한테 걸려서 헤어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정말 좋아했던 사람을 만난 다음부턴 헌팅같은 거 일체 안했습니다.
제발 이번 한번만 나와달라는 친구들한테도 '별 거 없어. 걍 가서 말걸어..' 하고 말았죠.
암튼 뭐 그렇네요. 써놓고보니 팁이랄 것도 없네요.
그냥 헌팅 떡밥이 나오니 예전 생각이 나서 몇자 찌끄려 봤습니다..
이 글의 결론은? 그래도 ASKY...^^
심지어 저도 몇번 해봤고 의외로 성공하는거에 놀랐었죠....
GRD A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