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에서도 많은 분들이 2030이니 4050이니 하는 용어를 저항없이 쓰고 있습니다만, 처음에는 이 용어에 큰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40대랑 50대만해도 전혀 다른데 이걸 어떻게 묶냐는 말이죠. 언어가 사상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 이런 용어를 일상적으로 쓰게 되면서 대립 구도는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저는 이것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 대립구도의 밑작업은 철저히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있기 때문이죠. 먼저 출발점으로 MZ라는 용어를 들 수 있겠네요. MZ의 개념에 큰 반발이 있었지만 유행이 시들해지기 전 까지 결국 보편적인 용어로 정착되어버렸죠. 그리고 이 용어를 통해 20대에서 40대까지 한 묶음으로 만듦으로써, '왜 우리가 MZ냐. 우리는 2030이랑 다르다!' 는 저항감을 기성세대(특히 30대 후반~40대)에게 자연스럽게 심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저항감은 '이대남' 과 같이 20대를 특정하는 용어로 이어졌습니다. 이것이 저항감에서 비롯되었다는 유력한 근거는, 적어도 '이대남' 이 긍정적인 용어로 쓰이는 경우는 없다시피 하다는 점입니다. 이대남이라는 단어는 그 출발 시점부터 '20대 남성에게 문제가 있다'는 가치관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용어인 셈이죠.
그리고 이는 성별갈등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대남' 문제는 자연스럽게 '여성 + 기성세대 남성 vs 이대남'의 대립 구도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클리앙에서는 자성적인 목소리도 꽤 나와서 이대남이라는 용어를 지양하자는 의미에서 대안으로 나온 용어가 '이찍' 이었는데, 그럼에도 '이찍남' 과 같이 굳이 특정 성별을 지칭하는 분들은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20대 vs 전세대 구도는 불판이 좀 약하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어느센가 '2030' 이라는 용어가 대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분명 처음에는 20대만 문제다! 이런 분이 많았는데 눈치채 보니 30대까지 묶어버리는 분들이 늘어났더군요.
저는 이것을 '갑툭튀한 세대갈등' 이 아니라, 이대남에서 시작한 성별갈등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잘 생각해보면 2030 vs 4050 구도의 대립은 남성간의 세대갈등이거든요. 애초에 2030과 4050의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가 이 두 집단을 묶은 근거이기 때문에, 세대간 정치적 성향차가 크지 않은 여성이 이 갈등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여성은 쏙 빠진 세대 갈등에서 재미를 보는 사람은 당연히 여성계라고 봅니다. 당장 성별 갈등이 한창일 때 박지현과 같은 내부총질러들이 이 때 많은 재미를 봤죠. 갈등이 장기화되면, 민주당 내부에서 또다시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 남성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는 것은 이러한 분열을 방지하는 차원에서의 말씀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이번 2030 vs 4050과 같은 억지 대립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긴 합니다. 다만 동시에, 이러한 대립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몇몇 글과 댓글들을 보면서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기성세대가 절대 다수인 클리앙에서 젊은 세대를 이해하자는 것은 어려운 말일 수도 있으나, 굳이 이러한 도발(대립구도)에 넘어가서 불필요한 분노를 쏟아 낼 이유는 없지 않을까하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아무튼 이전 글을 보건데 어떤 성향이신지는 잘 이해 했습니다. 역시 같은 분들이 계속 갈등을 재생산하는 느낌이네요.
근데 '고작 같은 ㅈㅈ 달렸다' 같은 성적인 표현은 수정하는게 나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