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학을 잘 하는 편이었습니다. 수학 올림피아드 나가 매달 딸 정도는 아니었지만, (혹시 나갔으면 상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나가본 적이 없어서....) 적어도 대학 입시 볼 때 까지 수학 시험문제 중에 몰라서 답을 쓰지 못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확율 통계에 푹 빠져서 한때는 확율 문제만 찾아다니며 풀곤 했고, 학교 가는 버스안에서도 이런저런 확율 문제를 제가 직접 만들어 보곤 했습니다.
그래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 중에 워낙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회사 안에서는 수학 잘 한다는 말은 절대 못합니다. 지금 직업도 수학과 연관이 있는 직업이고, 저희 회사에 입사 지원하는 MIT, 스텐포드등 여러 좋은 학교 수학, CS 전공자들 대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 수학 문제를 내곤 하는데, 이렇게 좋은 학교를 높은 GPA로 졸업한 지원자들 중에도 수학 감각이 없는 사람들이 있는것을 보며 처음에는 좀 의아해 했었습니다.
그런데 25년 쯤 전에 투자자들과 함께 라스베가스에서 게임을 하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 보스가 저한테 돈을 좀 쥐어주면서 이거 가지고 그냥 같이 좀 어울려 달라고 했었는데, 모든 게임이 계속 하다보면 플레이어가 돈을 잃을 수 밖에 없는게 너무 뻔하다는것을 알다보니 하고싶은 생각이 안드는겁니다. 같이 온 사람들은 점점 판돈이 높은 포커 테이블로 옮겨가는데 저는 그냥 구경만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다가 $1으로 코인 환전을 하고, 딱 한번, 슬롯 머신을 땡겼습니다. 그런데 운 좋게도 동전이 막 쏟아지는겁니다. 주변 사람들이 박수치고, 시큐리티 두분이 와서 그릇같은것을 몇개 주면서 쏟아지는 동전을 받으라고 줬습니다. 제가 혼자 다 들 수가 없어서 경호원 한분이 나눠서 들고 환전하는곳까지 동행 해 줬습니다. 동전은 많이 나왔는데, 총 금액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게 제 평생 딱 한번의 겜블링 경험이었습니다. 두달 뒤면 딱 25년 전이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