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9월 18일(목) 오후 4시 업무 중, 어느 카톡 오픈톡방에서 멘션이 옵니다.
"묘야가 죽었데요."
그 순간 하던 일을 팽개치고 카톡을 확인합니다.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묘야 여동생인 빵룽이 그저 심한 장난을 치는 것일 뿐이야...'
묘야 팬카페 매니저도 부고 사실을 확인했다는 내용을 보고 더 이상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트위터, 각종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다른 정보는 없는지 확인을 해보았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퇴근 후 집에서 다른 정보는 없는지 더 확인을 해보았으나, 여전히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그사이에 부고 소식이 퍼져서, 애도하는 글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녀가 죽음을 맞이한 날에 저는 무엇을 했는지 생각했습니다.
평소와 똑같이 퇴근 후 지저분한 방에서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며 게임을 하고 쇼츠나 보다가 잠든, 한심하기 짝이 없는 하루였습니다.
자격증 공부책은 언제부터 침대 위 선반에 놓여있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먼지가 수북이 쌓인 상태였습니다.
'내가 헛되게 보낸 하루가, 그녀에게는 그토록 살고 싶었던 하루였을 텐데...'
이 생각을 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그녀에 대한 걸 생각하면 정신이 나갈 것 같았습니다.
그녀를 잊기 위해, 매일 즐겨 사용하던 묘야 카톡 이모티콘을 전부 숨겼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위해 침대에 누웠으나, 잠이 오지 않습니다.
'저번 방송을 끝낼 때, 가장 마지막에 한말이 "내일 봐요. 안녕~”이었잖아…’
‘내일 보자고 약속 했으면서…’
2025년 9월 19일 아침 출근길, 자전거로 출근 중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우연인지 다음 재생곡으로 묘야의 노래가 재생됩니다.
평소라면 자전거 리어백에서 우비를 꺼내서 입는데, 그럴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빗방울이 얼굴에 흐릅니다.
회사 도착 후 회사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개발실로 갑니다.
평소라면 뉴스 등을 보면서 설렁설렁(?) 일을 했을 텐데 지금까지 헛되게 보낸 시간 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일과 관련 없는 모든 걸 배제한 후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오늘까지 해야 할 일을 단 3시간 만에 끝내버렸네요.
'왜? 하필 그녀이지? 더 이상 못 본다고?'
‘나 같은 ㅅㄲ보다 그녀가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었는데… 어째서…’
갑자기 감정이 복받쳐 올라서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출근길부터 운수가 좋았던 하루인지,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여 손으로 벽을 쾅쾅 치며 꺼이꺼이 목 놓아 울었습니다.
‘어째서!! 어째서 그녀가 죽은 거지??’
‘신? 신?? X발! X발!!’
‘아… 시간… 시간을 되돌려야 해… 시간을…’
‘아아… 제발 제발… 부탁드려요.’
‘아아아…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다시 볼 수만 있다면…’
시간이 흐르고 나니 진정이 좀 되더라고요.
솔직히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닥은 눈물로 얼굴은 콧물로 범벅이 되어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던,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있던 사실을 마주합니다.
‘더 이상 그녀를 만날 수 없어’
‘잊을 수 없다면, 내가 죽을 때까지 기억해 주겠어.’
그리고 숨겨둔 카톡 이모티콘을 다 살려내고, 구매할 수 있는 그녀의 굿즈 중 항상 들고 다닐 수 있는 걸 구매했습니다.
딱 이것만 하니까, 뭔가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받아들여야 해. 그녀는 더 이상 없어’
유튜브 추천 영상으로 묘야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우울해졌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네요.
그녀가 부른 수백개의 노래들은 수 많은 사람들이 힘든 상황을 이겨내주게 해주었습니다.
그녀의 방송은 다른 스트리머들과 많이 달랐습니다.
대부분의 스트리머들은 후원을 유도하기 위해 도파민을 자극하는 컨텐츠가 기본적이라면, 그녀의 방송은 언제나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 지친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어릴적, 언제든지 놀러가면 항상 반겨주던 할머니 집과 같이 편한 곳이었습니다.
오늘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과거의 기억과 다시 마주하였습니다.
‘맞아. 그 때 이 노래를 들으면서 힘든 걸 이겨냈었지…’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그녀를 잊지 않고, 저는 앞으로 헛된 삶을 살지 않도록 나아갈 것입니다.
그녀가 더 많이 기억 될 수 있길 바라며, 비 오는 날 아침 출근길에 들었던 노래를 올립니다.
<가사 중>
먼 훗날의 또 다른 나에게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면
내가 걸어왔던 지난날을 다시 한 번 떠올려봐주세요
힘들었던 그 시간들에 울고 웃던 나를 기억하며
그 눈물 한 방울마저도 추억으로 간직되길 바래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너무 본인의 삶의 가치를 낮추지 마세요.
누구나 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너무 안타깝네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모야 님은 기억하면서 그분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니..
힘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