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방학만 하면 놀러 가자고 졸라 댔었던 시골.
조부모님 모두 돌아 가신 후엔 그냥 지방 어딘가의 땅덩이일 뿐이고.
허름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던 어릴 적 옛집.
하지만 대문 밖을 나서면 그냥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던 반가운 얼굴들.
이젠 끝 없이 편리함을 추구하는 도시가 됐지만 더이상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기능(?)은 없고.
여담으로
서울에서 나고 자라 평생을 서울에서 살았는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 서지 않은 곳들만이 정말 서울 느낌입니다.
서울 개발의 방식…?
뭔가가 잘못 된 것 같아요.
단지 사람을 욱여 넣기만을 위한 개발이랄까…
건설사들만 좋은.
아파트공화국이 인간의 소외와 단절, 고립에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오세후니가 마지막 달동네까지 다 철거하고 아파트 짓는다네요 ㅠ
난 그래도 만수무강이 장래 희망인데…
(어떤 극단적인 이들은 교도소호텔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더군요. 도시에선 대안이 없지만..)
그 많은 사람을 한정된 공간에 구겨넣으면서도 사람사이의 소통공간을 철저히 단절시키는 "대지와 사회인프라효율"을 위한 도구이지요.
그리고 거기에 길이 들어버리면 다른 주거방식엔 적응하지 못하게 되더군요.
마치 아이들이 책을 버리고 스마트폰 쇼츠에 중독되듯이..
어릴 적 향수는 그 시절 저의 제한된 시각으로 본 나만의 작은 세계 뿐인듯 합니다.
어릴 적 왕래가 잦았던 이모 삼촌들.... 저에게는 멋지고 이쁜 용돈 provider 였으나 제 어머니에게는 부담스런 식객이었을 뿐이더군요.
동네 친구들, 반가운 어른들... 시대가 잘못 되어 부질 없어진 인연인 것일까요, 아니면 얕은 인연에 제가 필요 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했던 것일까요.
삭막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과의 인연은 마찬가지로 삭막한 것일까요 아니면 예전처럼 끈끈할 수 있는 것일까요. 지금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좋은 인연은 만들어집니다.
예전의 서울은 그 시대에 맞는 모습의 서울이고 그 시대에 맞는 삶의 터전을 제공했습니다.
지금 2025년에 예전 그대로의 서울이라면, 저는 오히려 그게 잘못된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2025년의 서울은 그에 맞게 진화했습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많은 장점과 함께 아직 해결하지 못한 미결과제를 안고 있을 뿐, 발전한 것만은 분명합니다.
잘 정돈된 한강공원. 올림픽 공원, 월드컵 공원, 그리고 서울 숲. 도시가 아파트 숲으로 빡빡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가 개발되면 기부체납을 통해 공원 등 각종 주민 편의 시설이 함께 들어섭니다.
아파트가 투기 수단으로만 인기를 끄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식 아파트가 주는 삶의 편의와 만족감이 없었다면, 그런 선호가 아예 형성되지도 않았겠지요.
글쓴분의 향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가진80-90년대의 향수 또한 소중합니다. 하지만 그것과 현대화된 도시 서울의 가치는 구분되어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설사만 좋은 개발이란 없습니다. 시민이 바라는 상품을 건설사가 만들어 낼 뿐입니다.(건설사가 깨끗하다거나 문제점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글 제목에서 말씀하신 것 처럼 결국은 사람입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현대화된 서울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무언가가 없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파트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아닙니다.
잠시 감상을 적었을 뿐, 심도 있게 갑론을박할 심적 에너지는 없으니 양해 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