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분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들입니다.
개혁에서 본인의 선한 의견이 어떻게 쓰일 것인지 잘 판단하는 것도 참 중요한 일 같습니다.
도저히 성품으로는 어디도 흠잡을 것 없는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을 함부로 쓰지 않으려는 의지가 역사적으로 어떤 과오로 남았는지는 너무도 명백합니다.
법률가들은 통상적으로 체계에 대한 집착이 있습니다. 무언가 불편부당한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집착. 그런 집착이 없는 분들은 어설픈 입법,해석, 적용으로 피해을 낳을 것이니 그런분들이 법조인을 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집착이 현실세계에서는 가볍게 오용되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조국혁신당의 당론은 중수청을 법무부에 두자는 안입니다. 이광철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범여권 검찰 개혁 공동 추진을 주장하는 조국혁신당도 중수청을 법무부에 설치하자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조국혁신당 소속 이광철 변호사가 지난달 28일 법사위 공청회에서 “원래 경찰은 치안과 안전을 담당하는 조직이라 행안부에 있는 것”이라며 “고유한 수사 작용만 한다면 형사사법 작용이기 때문에 법무부에 두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7605
그런데 전제는 잘 안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은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전제라는 점입니다.

박찬운 교수님이나 김규현 변호사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스템을 불편부당하게 잘 구성해야 하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검찰세력을 권력분립의 원칙을 강하게 적용하여 세분하는 역사적 맥락이 있는 시기입니다.
검찰은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든, 제대로 운영할 생각이 없는 집단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김예원 변호사는 사건의 핑퐁을 막기위해 검찰에게 다시 수사지휘권을 주자고 말합니다.
제가 알게된 사실은 요 몇년간 법무부와 검찰은 사건의 핑퐁을 해결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https://www.lawtimes.co.kr/news/183249)
기사가 자세하기는 한데 전산시스템(킥스)를 개선해서 사건 지연을 막아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사와 별개로 이것이 이제야 되는 것도 문제인데, 더 큰 문제는 박상기 장관시절 경찰로 보완수사요구를 하면 새로 사건번호가 부여되면서 사건이 사건부에서 사라지는 것을 검사들이 상당히 활용했다고 합니다. 물론 경찰도 그 보완수사요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혼란의 큰 책임이 있습니다.
여기서 살펴볼 것은 형소법에 이미 이런 것을 시정할 수 있는 권한이 검사에겐 '이미' 주어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위 권한은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에서 신설하려 한 '국수위' 부여된 권한과 유사합니다. 검사가 제대로 역할을 안하니 국수위에 권한을 나눠 제대로 활용되도록 하려는 것이죠.
김규현 변호사는 지금 검찰 수뇌부는 형사시스템이 망가지면 다시 자리를 차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마 검찰 수뇌부는 5년 후 권토중래를 기대할 것입니다. 그런데 형사부 검사는 그렇지 않을 것 같은가요? 형사부 검사들에게 '보완수사요구권'대신 '보완수사권'이 주어지면 그분들은 민생범죄를 확실히 처리할 것 같으신가요.
당장 관봉의 띠지를 버린 검사는 특수부인가요? 지귀연판사가 구속취소할 때, 심우정이 즉시항고 포기할 때, 옷벗고 나온 검사 한분 계셨나요.
우리가 역사적 사건으로 입은 피해와 분노를 누군가는 책임져야 합니다. 개개의 곱게 자기일만 검사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조직이 책임져야죠. 심우정의 즉시항고 포기는 당시에도 검찰청을 걸고 한짓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평가였습니다.
누군가 책임을 지어야 할 일에 눈치를 보고 어르고 달래려고 하면 버릇나빠집니다. 검찰은 이미 할아버지 상투를 잡는 정도가 아니라 온 가족에게 칼을 휘두른 집단입니다. 이 역사적 맥락을 거세하고, 법률가연 하면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순간을 놓치게 됩니다.
삼권분리에서 입법권을 국회에 준것은 이런 역사적 상황에서 법률가들의 구름같은 선택에 의존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국회는 최대한 검사들을 나눠놓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조차 검사들을 어르고 달래 놓으면 일을 잘 할 것이라는 기대는 착각임이 이미 역사가 보여줬습니다.
민주당의 입법은 당연히 완전무결할 수 없습니다. 민주당의 입법은 칼을 휘두른 아버지에 가정폭력을 입은 가족이 집안의 모든 뾰족한 물건을 치우는 것이며, 걸음마를 하던 아이가 가구 모서리에 다친 후에 모든 가구의 모서리에 스폰지를 씌우는 엄마 아빠의 행동과 같은 것입니다.
지금은 이것저것 좌고우면하며 전략적 선택을 고민할 때가 아니고, 역사를 퇴행시키려던 집단을 확실히 단죄하고, 만들어진 시스템을 잘 굴러가게 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새로운 시스템은 언제나 결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걸 걱정하는 선의를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결함을 자신들의 보신을 위해 이용하려고 숨어 기다리고 있는 존재들에게 이용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선은 검사들의 권한을 막는 시스템이 우선이고, 그 대안을 차분히 고민할 때이지, 정성호 법무처럼 모든 것을 다 돌려주고 어르고 달랠 수 있는 조직이 아님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습니다.
누군가 한번 속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번 속으면 바보라고 하더군요. 역사의 바보가 되지 않는 것이 지금은 최고의 가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