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을 먼저 읽고 오시면 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지난 글에서 일본 정부가 말하는 컨텐츠 수출액 4.7조엔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헛소리인지 애니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는데요
애니제외 다른 항목은 큰 문제가 없다고 받아들이시는 분이 드물게 계시더라구요
본론으로 넘어가기 전에
다른 항목에는 어떤 장난질을 얼마만큼 쳐놨는지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죠

우선 카테고리만 봐도 일본의 컨텐츠 매출집계 항목이 매우 부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문체부와 국제컨설팅 업체 PwC 모두
컨텐츠 구분 항목에
출판, 코믹스, 음악,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방송, 캐릭터상품, 지식정보가 포함되는 반면
일본 정부가 인용하고 있는 자료에는
출판, 실사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게임(3가지 항목으로 세분), 총 5가지뿐입니다
일본 정부는 코믹스나 음악, 캐릭터 상품들을 컨텐츠 상품으로 보고 있지 않는걸까요?
세부항목을 뜯어보면 이유가 밝혀지는데
코믹스는 출판에 포함되어 있고
애니에는 관련 음악부터 극장판, 애니원작 게임과 캐릭터상품 매출은 물론
공연이나 빠칭코등 관련산업 매출까지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집중적으로 지적했던 부분도 바로 여기죠

어쨌거나 그 결과로
국제컨설팅 업체 PwC 기준 7억 5500만불, 약 940억엔에 불과한 22년도 일본애니시장은
잡다한 항목을 모두 포함한 <일본 자체기준>으로 2500억엔(3407-856)이 되고
<일본 자체기준> 해외수출액 856억엔은 시장규모라는 말장난으로 1조 4592억엔으로 뻥튀기됩니다
그래도 저런 항목구분이면 애니와 관련없는 제이팝이나 캐릭터상품은 물론, 지식정보 매출등
다양한 부분에서 누락될 수 있겠다 싶은데
매출 부풀리기에 혈안이면서도 저 정도는 무시할 정도의 푼돈이었던 걸까요?
이 부분 관련해서는 다음에 다루도록 합시다
그렇다면, 과연 애니만 문제였을까요?

우선 실사영화 부문을 봅시다
2022년 일본의 실사 영화관련 해외 라이선스 매출은 216억엔입니다

2021년과 2022년 일본극장가 실사영화 흥행성적을 찾아봤습니다
두 해를 합해도 상위 10위에 위치한 실사영화가 벌어들인 흥행수익은 500억엔이 안됩니다
내수가 9할인 실사영화시장에서
22년 한해 흥행수익이 215억엔에 불과한데
해외 흥행수익도 아니고 해외 라이선싱 판매실적이 216억엔입니다
일본 영화를 일본 국내보다 해외에서 몇 배는 더 많이 본다는건데 정작 현지 판매실적은 없습니다
이쯤되니 도대체 어떻게 216억엔이라는 구체적인 금액을 산출해 냈는지 궁금해 졌습니다

애니에서도 온갖 잡스런 관련산업매출을 다 끌고오더니 또 이러네요
단순 영화 배급권이 아니라 온갖 라이선스를 다 포함하고 있는데 재밌는 건 추계방식입니다
처음부터 애니 관련실적을 제외한 것이 아니라
총실적에서 애니와 관련된 자회사의 해외수입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실사 영화의 라이선스 수익을 추정해 냈습니다
빈틈이 너무 많아 보여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거기다 TV 영화는 아래 TV 항목에서도 집계되고 있을것 같단 말이죠
어쨌거나 여기서 만족하면 쿨재팬이 아니죠
216억엔에 시장규모를 갖다대니까 1080억엔까지 늘어납니다

다음, TV프로그램 부문에서는
21년도 자료를 근거로 87억엔으로 추산했다고 하는데 믿을수가 있어야죠
찾아봤습니다

놀랍게도 전체 655억엔에서 애니부문 567억엔을 빼면 88억엔이 나옵니다
사기를 안쳤습니다 !
자료조사하면서 가장 충격받은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이 88억엔도 시장규모 운운하면서 230억엔으로 부풀립니다

게임은 널리 알려진대로 다른 문화컨텐츠 매출을 압도합니다
다시 말해, 아주 작은 장난질로도 매출액을 확실하게 뻥튀길 수 있습니다
게임 관련해서만 3가지 항목으로 세분해 놨는데 다 더하면 무려 2조 8천억엔입니다

2022년 전세계 게임시장규모는
PwC기준 2천 8십억불 규모이며 일본의 패미쯔 게임백서에 따르면 26조 8천억엔 규모입니다
2022년 일본의 게임내수시장규모는
PwC기준 189억불, 패미쯔 게임백서 기준 2조 3150억엔입니다
당시 환율을 125엔 정도로 보면 두 기관의 발표값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2022년 일본게임의 전세계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은
PwC기준 9.6%, 199억불이 넘습니다. 일본돈으로 2조 5천억엔에 달하는 돈입니다
잠깐,
위 표에서 일본의 해외게임<수출액>을 모두 더한 금액이 2조 7780억엔이었습니다
아구가 안맞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애니항목에는 애니를 원작으로 하는 게임매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애니매출의 7할만 게임으로 잡아도 1조엔이 넘습니다
일본이 22년 한해동안 열심히 게임팔아서 벌어들인 금액이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시장>에서 2조 5천억엔인데
<해외수출>로만 4조엔을 벌었답니다 !!
전체 금액 4.7조엔중 무려 8할 이상이 게임매출이라는 점도 잊지 마십시오

애니항목은 일본정부가 가장 공들여 사기치는 항목입니다만,
지난글에서 집중적으로 다뤘으니 바로 출판으로 넘어가겠습니다

22년도 일본의 해외 출판 라이선스 수익은 256억엔이지만
여러 현지 망가플랫폼을 늘어놓더니 시장규모 3200억엔이 튀어나옵니다
영화나 TV부문에서는 양심적으로 4배정도만 튀겼는데 여기서는 무려 12배를 튀깁니다

PwC기준, 22년 전세계 만화시장은 141억불 규모이며
이중에서 미국은 27.13억불, 중국이 19.47억불, 일본은 51억불에 달합니다
막강한 내수시장을 가졌다는 미국과 중국을 더해도 일본의 내수시장만 못하며
이 세나라를 합하면 전세계 만화시장의 2/3이상을 차지합니다

코그니티브 마켓리서치 기준, 22년 전세계 만화시장은 163억불이며
미국 27.13억불, 중국19.47억불로 PwC기준과 전혀 차이가 없는 반면
일본은 29억불로 쪼그라들어 무려 4할이 날라갑니다
본 글에서는 어차피 일본만화 내수시장이 아니라 해외수출만을 다룰것이기에
일본측 자료만 왜 또 저 지랄인지는 넘어갑시다
22년 일본은 해외수출로만 3200억엔, 약 25억불을 팔았다고 했습니다
물론 마법의 시장규모로 측정한 금액이기는 합니다만
여튼 그 말을 믿는다면 일본만화는 내수 51억불+수출 25억불로 전세계 만화시장을 지배중입니다

2022년 미국의 만화시장 점유율을 봅시다
일본이 자랑하는 현지 만화플랫폼은 5% 안짝으로 보이며
매출상위 50위에 단 한편의 일본만화도 없습니다

2022년 중국의 만화시장은 어떨까요?
중국은 쿨재팬전략이 가장 큰 성과를 거둔,
일본만화가 성공적으로 진출한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일본이 자랑하는 현지플랫폼은 보이지도 않고
플랫폼 순위 5위인 빌리빌리 정도가 일본만화와 웹툰을 주력으로 다루고 있는 정도인데
역시나 매출순위 상위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출판에는 만화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학술, 교육, 문학등 다양한 장르가 있고 코믹스시장보다 훨씬 큽니다
그럼에도 같은 기관(휴먼미디어)이 23년 조사한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출판 해외수익은 대부분 만화라이센스라고 합니다

자, 이상의 글을 읽고
결론내리기가 어렵지는 않을겁니다
일본의 컨텐츠 판매수출액 4.7조엔은 정말 말도 안되는 어마어마한 헛소리였구나
하지만, 진짜 의문은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누가 저런 거짓정보를 공들여 작성했고
왜 아무런 의심없이 모두가 받아들였는가
사실 국내도 정부 주도로 하는 해외 수출은 적자나 안보면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