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어렵죠. 뭐가 맞는지 헷갈리실 겁니다. 학자들도 잘 이해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당연합니다.
그래서 제가 관전 포인트를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이 기준대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오늘도 민주당 정치인들이 개혁이 잘 추진되는 것처럼 말한 것 같던데, 그들의 주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포인트를 잘 보시는 게 중요합니다.
검찰 개혁은 간단히 말해, 검찰에게서 수사와 관련된 기능을 모두 삭제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검찰에서 삭제한다고 기능이 사라지는 건 아니죠. 누군가는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관계가 성립합니다.
역할을 대신할 기관이 충실하게 만들어지면, 검찰은 그만큼 그 역할이 삭제됩니다. 반면 그 역할을 대신할 기관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면, 그만큼 검찰은 그 권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죠?
이제 검찰의 수사기능을 어떻게 분리하는지 설명합니다.
지금 검찰에게 인정되는 수사 기능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권한, 또 하나는 경찰의 수사를 감독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그래서 직접 수사기능을 떼내어 중수청으로 만들고, 수사감독권할을 떼내어 국가수사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개혁의 골자입니다.
김용민 의원께서 개혁 4법은 같이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던데, 그게 이래서 나온 말입니다. 수사기능을 떼어낸 검찰청에 대한 법이 공소청법, 직접수사기능을 떼어내 만드는 기관에 대한 법이 중수청법, 수사통제기능을 떼어내 만드는 기관이 국가수사위원회법, 그리고 완성되지 못했던 공수처법의 보완 입법, 이렇게 법이 네 개가 되는 겁니다.
자, 이제 이 문제를, 개혁을 방해하려는 쪽에서 바라보죠. 개혁하는 척은 해야 하니까 뭔가는 해야 합니다만, 가능하면 검찰에게 권한을 그대로 남겨주고 싶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먼저 직접수시가능에 대해서는, 수사를 담당하는 기관을 법무부에 두는 게 가장 간단합니다. 법무부는 검찰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고, 역사상 거의 모든 법무부장관은 검찰 출신이었습니다.지금도 법무부 차관은 검사입니다.
이 상황에서 중수청을 법무부에 두면, 결국 검찰 특수부를 별도의 외청으로 승격시켜주는 꼴밖에 안 됩니다. 검찰은 아무 문제 없이 중수청을 통제할 겁니다. 달라지는 게 없죠.
따라서 중수청이 법무부로 가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관전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당연히 국수위겠죠?
수사통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수사지연 이야기를 하는 게 좋겠군요.
지금 수사지연이니 뭐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사실 통계를 살펴보면 수사지연의 가장 큰 원인은 검찰입니다. 경찰의 1차수사 기간은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개혁 이후 점차 단축되고 있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이걸 송치한 후 검사가 보완수사를 처리, 지시하는 과정에서 늘어지는 게 원인입니다. 이건 통계적으로 확인된 사실이고, 법무부도 부정을 못합니다. 그저 언론 플레이만 마치 수사기소 분리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하는 것뿐입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수사기소 분리로 비대화되는 경찰은 반드시 통제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통제가 실질적이고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경찰과 독립된 기관이 수사를 통제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수사통제는 검찰이 해왔습니다. 따라서 국수위에게 권한을 주지 않고, 국수위를 축소시킬수록 수사통제는 엉망이 될 거고, 결국 경찰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니 검찰이 나서야 한다는 명분이 만들어집니다. “봐라, 검찰이 할 때가 좋았잖아”라는 말을 할 수 있으니까요.
딱 지금 “수사지연” 프레임과 똑같습니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이거 때문에 국수위를 아예 만들지 않거나, 형식적으로만 만들고 실권은 검사에게 주려는 시도를 하는 정치인이 한둘이 아닙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오늘 정부조직법 입법 이야기하면서 국가수사위원회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이 말은 비대화된 경찰 통제를 위한 기구를 만들지 않겠다는 말이고, 그 말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겠다는 말입니다. 검찰에게 수사기관 통제 권한을 주겠다는 말이죠.
이 두 포인트를 반드시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늘 정부조직법 입법 이야기도 정치적 작업이 있었다고 봅니다. 얼핏 보면 뭔가 개혁이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검찰에게 가장 중요한 권한을 남겨주는 형태로 오늘 발표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혹시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질문할 기회가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비대화된 경찰 통제를 어떻게 할 생각인지 꼭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국수위 빼면 검찰밖에 할 기관이 없다는 걸 기억하시고요.
아, 하나 더 추가하는 게 좋겠군요.
검찰개혁을 외치는 정치인들이 많죠. 그런데 그들이 왜 검찰개혁을 외칠까요? 사명감 때문에? 검찰과 대립각 세웠다가 잘못하면 정치생명이 끝장날 수 있는데요?
검찰개혁을 원하는 정치인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진짜 사명감으로 하시는 분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적어도 검찰개혁에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정치인들 중 진심인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그들이 검찰개혁을 외치는 이유는 지지자들이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지지자들이 적당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검찰과 타협하고 싶어합니다. 그 이상 검찰과 싸우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꼭 비난할 것은 아닙니다. 정치인도 결국 그게 직업이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니 검찰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봐야 합니다. 그냥 목소리 크고 그럴듯한 구호 외치는 정치인만 믿는 것이야말로 개혁이고 뭐고 다 말아먹는 위험한 짓입니다.
개혁의 주체는 국민이어야 합니다.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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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불송치하는 경우 그것이 제대로 된 조치인지 판단할 외부 주체는 꼭 필요한데 지금은 검찰이 합니다.
검사가 대충 2000명쯤 되고 실무하는게 한 70프로라고보면 1400명쯤일텐데 국수위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10-20명 정도로 구성된 위원회 아닌가요? 1400명이 하던 업무를 20명이 하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