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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노동부 김영훈 장관 “이제는 산재 예방 5개년 계획 필요하다” 5

6
2025-08-19 14:56:36 수정일 : 2025-08-19 14:58:01 121.♡.193.60
t.t

(전략)

-외국계 기업들이 철수하면 어쩌나 우려가 나온다.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일종의 포비아(공포증)가 있는 것 같다. 주 5일제를 시행하면 나라가 망할 듯이 일부 언론이 공포를 조장했던 것과 비슷하다. 과거 개발독재 시절에는 ‘친노동’이 곧 ‘반기업’이었다. 저임금 장시간 체제로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이게 한계에 봉착했다.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막을 건가? 이제 한국 경제는 추격자가 아니라 선도자가 되어야 하고, 그 핵심은 원·하청 간의 상호 협력이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이 동반성장이나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했지만 잘 안 됐다. 수직계열화되어 있는 산업구조를 노사관계에서부터 바로잡지 않는 한, 대기업 선의만으로 상생은 일어나지 않는다. 단언컨대 노조법 2·3조 개정은 ‘진짜 성장법’이다.

-진짜 성장법?

노사관계라는 지렛대로 원·하청 상생을 견인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가 협력업체와 이익의 일부를 나누는 건, 하청업체의 퀄리티(질)가 높아지지 않고서는 원청 최종 생산물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수 없다는 걸 알아서다. 특히 노조법 2조 개정을 통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 사업자와 하청 노조가 교섭해서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좋아지고, 이들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그 이득은 원청으로 귀결된다.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은 친노동이 친기업이 될 수 있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다.

-수십에서 수백 개 사내하청 업체를 둔 대기업들은 1년 내내 하청 노조들과 교섭만 하게 될 거라고 우려한다.

직원이 20명 되는 하청업체에서 노조를 만들었다고 치자. 원청하고 교섭을 나 홀로 호기롭게 하겠다고 나설까? 다른 하청업체 노조들도 ‘우리도 하겠다’고 벌떼처럼 들고일어날까? 원청의 도급계약 해지 위험을 무릅쓰고? 지금 우리 하청 노조 조직률이 몇 퍼센트인지는 알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하청 노조들은 단 하나의 요구조건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도 힘을 합칠 거다. 모든 원청이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무조건 응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 하청업체 직원들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경우에만 그러하다. 물론 원청이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지 아닌지는 1차적으로 노동위원회가 판단한다. 파업을 하게 되더라도 사전에 이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다.

-그런 과정이 (노사의 문제를 모두 법원이 결정하게 함으로써) 노사관계의 사법화 경향을 더 강화하지 않겠나?

역으로 묻고 싶다. 하청업체와 하청 노조 사이의 교섭이 잘 안 되는 이유가 뭔가? 권한이 없어서다. 선량한 하청업체 사장이 뭘 해주고 싶어도 위에서 기성금을 내려줘야 맞춰줄 텐데. 그래서 의견의 불일치가 생기고 파업으로 들어간다. 오히려 하청 노조가 결정권이 있는 원청과 교섭했을 때 타결될 가능성이 더 높다. 한편 원청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총인건비가 100이라고 할 때, 그 안에서 하청 노조의 요구를 조금 더 들어주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가? 물론 이러면 원청 노조의 몫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래서 노란봉투법을 두고 ‘민주노총 청부 입법’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제일 이해가 안 된다. 그동안 대공장 정규직을 ‘귀족 노조’라고 비난하지 않았나? 원청 노조들이 하청 노조를 위해서 노란봉투법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박수 받아야 할 일 아닌가. 어쩌면 자기 몫을 하청과 더 나눠야 할지도 모르는데.

-한 대기업 안에서 원·하청 간 격차는 축소되겠지만, 대기업을 원청으로 둔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다른 취약 노동자들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당연히 노란봉투법만으로 모든 문제를 풀 수 없다. 그런데 한 기업 안에서의 격차도 해소 못 하면서 노동시장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까? 기업 내에서 원·하청 간 교섭도 안 하면서 어떻게 노사정 대타협을 이루겠나? 김동춘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경제발전에 기적은 있어도 역사에 비약은 없다. 어렵더라도 기업 단위에서부터 원·하청 연대를 실현해야 한다. 노동조합뿐 아니라 사측(사용자 측)도 바뀌어야 한다. 왜 그렇게까지 수많은 하청업체가 만들어졌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특히 그야말로 단순 노무공급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사내하청은 오직 노무관리가 용이해서 유지해왔을 것이다. 노란봉투법 이후 어차피 교섭을 해야 한다면 이번 기회에 인소싱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간 무분별하게 진행된 ‘위험의 외주화’를 되돌리는 일이기도 하다.

-산재를 줄이는 데 직을 걸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은 결정적 수단은 못 되는 것 같고 지출이 늘어나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는데,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을 어떻게 높일 생각인가?

정의당 소속이던 2017년 5월2일 거제 삼성조선소 크레인 사고 현장을 고 노회찬 대표와 함께 찾았다. 영국의 ‘기업살인법’ 같은 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연구했다. 그런데 한국은 법인의 범죄능력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더라. 유족 입장에서 가족이 죽었는데 징벌적 손해배상 같은 ‘돈’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용납하기 어렵기도 했다. 이 같은 이론과 현실의 절충점을 찾은 게 지금의 중대재해처벌법이다. 그런데 사실은 법인에 대한 제재로 가야 한다고 본다. 일본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의 원인을 유가족이 추적하는 과정을 담은 책 〈궤도 이탈〉에도 나오는 얘기인데, 개인의 책임을 추궁해서 처벌할수록 조직적이고 구조적인 원인 규명이 어려워진다. 우리는 항상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세트로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서는 형사처벌을 세게 할수록 처벌의 위협 때문에 책임자가 진짜 원인을 숨기는 딜레마가 존재하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대형 로펌들 좋은 일만 시켰다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족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 재발 방지라고 생각한다. 산재 유가족 당사자, 전문가 의견을 충실히 들어서 그 숙제를 반드시 풀겠다.

-산재 예방과 관련해 노동자들의 알 권리, 참여할 권리, 피할 권리를 강조했다.

올해 네 번째 산재 사망이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를 7월31일 찾았을 때 회장이 ‘어떻게 전국의 수많은 사업장을 관리해야 할지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말했다. 그 생각부터 바꾸셔야 한다고. 위험 요소는 현장이 가장 잘 안다. 현장에서부터 노동자를 보호의 객체가 아니라 예방의 주체로 대우해야 한다. 특히 위험의 제일 끝단에 있는 하청 노동자들에게 권한을 줘야 한다. 무엇이 위험한지 제대로 알 권리, 사측과 대화해 안전보건 체계를 만드는 데 참여할 권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 가능성에 맞닥뜨렸을 때 작업중지권 등으로 위험을 ‘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룹에서 할 일은 그렇게 내려준 권한이 제대로 행사되고 있는지 감독하는 것이다.

(중략)

-정년 연장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했는데, 법정 정년을 연장하면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청년 고용이 축소되리라는 우려가 높다.

2033년부터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5세로 미뤄지는 만큼,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정년 연장은 해야 한다. 그런데 상당수 노동자들은 60세 정년은커녕 50세까지도 안정적으로 근무하지 못한다. 나는 정년이 연장되어 소득 공백을 없앴는데, 내 자식은 취직하지 못해서 결국 자녀 부양에 돈이 들 수도 있다.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고 노동시장 격차라는 한국 사회의 근본 문제를 더 심화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사회적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예컨대 노동계가 계속고용(일단 고용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임금으로 재고용할 수 있는 방식)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보수언론이 강성 귀족 노조라고 비난하는 기아자동차 정규직들도 정년이 끝나면 계약직으로 재고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는 탈락한다. 또한 3개월 단위로 심사를 받는다. 이러니 재고용에 대한 불신이 존재한다. 재계는 재계대로 ‘노동조합이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그대로 두고 정년만 연장하려 한다’는 불신을 갖고 있다. 이 양쪽의 불신을 잘 조율해서, 그 명칭이 무엇이든 원하면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세대 연대형 정년 연장’을 만들어내야 한다. 구체적 방안을 이 자리에서 말하긴 어렵지만, 노란봉투법이 통과되고 나면 정년 연장 민주당 TF에 적극 개입하려 한다.

-‘사회적 대화’를 말했는데, 문재인 정부 때도 민주노총은 (정부·노동조합·사업주 단체가 함께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리라고 보나?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이라는 말처럼, 신뢰 자산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이 IMF(외환위기) 직후 사회적 대화기구인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다가 정리해고와 파견법을 받아들인 트라우마가 아직까지 있다. 박근혜 정부 때도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타협에 참여했지만 결과는 ‘쉬운 해고’ 지침으로 돌아왔다(이후 문재인 정부가 이 지침을 폐기했다). 명분과 당위만 가지고는 일이 안 된다. 왜 안 됐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천착하면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뿐 아니라 고용정책심의위원회 등 다양한 의사결정 기구를 통해서 ‘대화의 효능감’을 계속 쌓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한 인터뷰에서 “노동운동이 공장 문을 열고 나가서 노동조합 밖의 노동자들과 연대하기보다는, 공장 밖으로 쫓겨나지 않기 위해 싸운 시절이 더 많았던 것 같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성을 단단히 쌓은 거다. 현대차 노사관계를 오래 연구한 박태주 박사에 따르면, 현대차 노동자들에게는 정리해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존재한다. 공장에 있을 때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는 결론이 거기서 나온다. 광주 학살 이후 가장 큰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쌍용차 사태를 보라. 대공장 정규직 다녔어도 정리해고되니 하루아침에 사택에서 나와 벼랑 끝으로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합에게 거룩하게 사회 연대를 이야기하고 이기적이라고 비판해봐야 크게 설득력이 없다. 시장임금 외에 (복지를 통해 얻는) 사회임금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신뢰란 자임하는 게 아니라 서로 쌓아가는 거다. 그 결과로서 어느 순간 사회연대적 노조운동의 길도 열릴 거다.

-개별 기업을 넘어 각 산업의 고용주 단체와 노동조합이 노동조건을 협상하는 ‘산업별 교섭’은 20년째 큰 진전이 없다.

노동부에 와서 임금정책국을 신설하자고 이야기했다. 지금 우리 부에는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이 얼마인지 해석하는 정도이지, 독자적인 임금정책 부서가 없다. 이게 왜 필요하냐면, 진정한 노사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노사 자치주의는 정부가 그저 방조하는 게 아니다. 한번 노동조합한테 물어보라. 산업별 임금정책이 있느냐고. 없다. 의지만 탓할 문제는 아닌 게, 정보가 부족하다. 사측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직무를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업계의 임금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당사자들이 얘기가 된다.

-‘이재명 정부도 결국 직무급이냐’고 노동조합들이 반발하지 않을까?

직무 분석을 안 하면 어떻게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하나? (하는 일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직무급과 (개인의 성과를 측정해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급을 섞어서 이야기를 틀어버리는 게 문제지. 노란봉투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6개월 동안 교섭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 (노동조합을 만들기 어려운 이들도 노사 협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단체협약 효력 확장’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년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면서 산업별 교섭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 정책도 패키지로 추진하려 한다.

(후략)

출처 :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272
t.t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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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BOB2
IP 220.♡.133.104
08-19 2025-08-19 15:11:31
·
노동부 장관님이 삼프로에 나온 김태유 교수님 강연을 한번 보셨으면 좋겠네요
쥬스n
IP 211.♡.99.138
08-19 2025-08-19 16:02:04
·
@BOBBOB2님
이상하게 일반인들이 좋은느낌을 받은 인사들은 실제 현업에서는 중용되지 않는거 같애요.
전문가들에게는 기준미달이라서 그런걸까요..
lxks12
IP 140.♡.29.4
08-19 2025-08-19 15:44:15
·
노조법 개정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모두 정규직 근로자들의 기득권에 반하는 내용들이라 현재의 대기업의 정규직 중심 노조와의 갈등이 불가피할겁니다
t.t
IP 121.♡.193.60
08-19 2025-08-19 15:51:22
·
@lxks12님 불가피하지만 해야한다고 봅니다.
lxks12
IP 140.♡.29.4
08-19 2025-08-19 16:03:53
·
@t.t님 네 맞습니다 갈등이있다고 피하기만 한다면 그게 진정한 정치라고 할수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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