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진보적인 한 거대 노조에서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전국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가 서울에 관사를 마련하겠다며 조합비에서 4억 원을 꺼내 임대 계약을 했기 때문입니다. 자기 가족들이 같이 살 거라면서 자기 돈 보태 관사를 얻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그 노조가 생긴 이래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위원장과 간부들이 함께 사용하는 관사를 얻어서 여러 명이 같이 사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집이 지방인 위원장과 집행부들은 서울에 올 때 쓰고 주말부부를 감수하며 관사를 써왔던 겁니다. 피같은 조합비를 함부로 쓰면 안되다는 서로의 합의가 있었죠.
노조 집행부 끼리 결정해서 그 비싼 위원장 관사를 얻었다면서 노조 내부에서 매우 큰 논란이 있었지만 대외적으로는 쉬쉬 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노조원들의 탈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합원들이 어렵사리 내는 돈을 이렇게 쓸 수 있냐는 얘기가 안나오겠습니까? 나오지. 더구나 외부에서는 또 어떤 비판이 나오겠어요? 그러니 노조 운영을 위해 쉬쉬 할 밖에요. 저랑 아는 분이 이 문제로 혀를 끌끌 찼지만, 문제는 이런 일이 이미 예건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이번에 노조 집행부가 된 이들은 과거 어느 진보정당 폭력 사태로 처음으로 일반인들 입에 오르내리던 정파입니다. 떼거리로 폭력을 행사했었죠. 그때 유시민 씨가 대표적인 피해자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 수장이 친북 이적행위를 했다고 오랫동안 감옥살이를 했죠. 이들은 지금 말하는 노조 말고 또다른 거대 노조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 정파에서 집행부가 되는 상황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이들에게 대항하려고 했지만, 일반 노조원들의 무관심과 이들의 존재를 알리고 대놓고 비판하는 게 부담스러워 다들 입을 다물었었죠. 문제가 많지만 다같은 진보운동 진영인데 이들이 누구다 얘기하면서 주홍글씨 다는 건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렇게 될 줄은 알고 있었죠. 이들 정파가 간여한 대중조직이 어떻게 결말을 맺었는지 역사에 다 나오니까요. 관료주의에 찌든 이들은 일단 조직을 장악하면 자기들 뜻대로 운영을 하고, 자신들이 얼굴마담으로 세운 위원장이 말을 안들으면 또 떼거리로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죠(그 진보정당에서 벌어진 일이 결코 그때 한 번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집권하기 전에는 그리 친절하고 열성적인 이들이었지만 일단 조직을 장악하면 돌변하죠. 적어도 이 판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제 말을 부인하기 힘들 겁니다. 저는 그들을 사이비 진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랑 아는 분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한숨만 쉬지 말고 대놓고 비판하고 싸워라. 그렇지 않으면 누가 조직을 혁신하고 개선할 것이냐고요.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나야 하는 게 맞지만 적어도 그 절을 고치려고 노력을 해봐야죠.
소위 진보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닥치는 딜레마란 게 이런 거죠. 분명 잘못된 정파가 득세하지만, 지금 운동의 대세인 그들을 과연 거스를 수 있냐는. 자칫 진보진영이 무너질 수도 있으니 말이죠. 그러나 그렇게 진보운동이 곪아 터지게 되는 겁니다.
윤석열에 대해서 대항하는 건 쉽습니다. 적은 명확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보이지 않는 적이 있죠. 그 적이 우리 신체를 갉아먹을 걸 외면하고 모른 척하면 결국 우리가 죽는 겁니다.
조직이 클수록 그런 위험이나 유혹은 훨씬 많을 거라 봅니다.
그걸 노리는 사기꾼들이 모여들죠...
조합원이 내부 감사를 잘하는 방법 외에는 없죠...
사이비 보수가 더 넓게 광범위 하게 퍼져 있어서 척결하기 쉬울겁니다.
신념이나 이상등이 도구화된것같다고할까요.
개인적으로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도의 차이는 두려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