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들만 그런건지는 몰라도,
며칠 전이 광복절이라 밥상에서 아이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줄 아느냐고, 그랬더니 광복절이잖아, 하더라구요. 아, 아이들이 잘 배웠네 생각하면서도,
그럼 우리가 언제 일제로부터 광복을 맞이한 줄 아느냐고 물었어요. 당연히 알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큰 놈은 음... 1980년!
작은 놈은.. ㅋㅋㅋ 1953년?
다시 큰 놈이 아! 60년?
어이가 없어서, 세계대전이 언제 끝난지는 아니? 라고 하니, 그것도 잘 모르고요.
일제 강점기가 언제 시작되었는지, 몇 년 동안 계속 되었는지.. 이러한 것들에 대한 시간적인, 기간적인 개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안가르쳐 주더냐고 물었더니, 중학생들 국사 수업이 없다는 겁니다. 있어도 삼국시대 뭐 이런 너무 예전 수업만 강조하고 근현대사는 전혀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하네요.
아이들이 중1,2 라서 어느정도 교양은 있겠지 생각했고, 나름대로 역사교육을 초등학교때 이런 저런 루트로 시켰다고 생각했는데, 입시니 뭐니, 선행이니 뭐니하면서 학원 뺑뺑이 돌리고 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시민의식을 교육하는 일은 너무나도 소홀했구나 생각했습니다.
아이들한테 가끔 물어보면, 반 친구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하하고 조롱하는 단어들을 아이들끼리 거리낌없이 장난삼아 하고다니고, 이재명 대통령 가정사와 관련된, 이준석이가 했던 공격비슷한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친구들끼리 추임새처럼 쓴다고 합니다.
학교 교육이 어디서 무너졌는지, 다시 세울 준비는 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걱정스럽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역사의식 없이 자라나는 현실이 너무 두렵네요..
우리 집만 이런지는 모르겠는데, 혹시 자녀 분들 두고 계신 학부모님 계시면 아이들과 한번 이야기 나눠보세요. 학교에서 아이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역사와 관련해서, 특히 근현대사 관련해서 어떻게 인식하는지도요.
광복이 몇 년에 있었는가, 일제가 우리를 몇 년 동안 침탈 했는가, 광복절이 갖는 의미가 무었인가.. 이런 단순한 질문들이 실은 엄청 중요한 역사적 문맥 아래 있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가르쳐야겠습니다.
그냥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충분히 학습시킬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애들이 어릴때,
애들과 함께 광복 관련 영화를 보고서 관련 내용들 조금만 알려주셨어도 애들이 알아서 관심가질 수 있었을 수 있구요.
애들과 함께 서대문형무소 같은 역사박물관 가셔서 직접 체험하게 하고, 그에 따라 관련 내용 알려주셨어도 애들이 더 관심 가지며 내용들 더 많이 습득하게 되었을 겁니다.
하물며, 이번 윤석열 계엄 관련해서 내용들 애들과 같이 공유하셨어도, 애들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더 큰 관심 가지고, 지난 대선일때 mbc 개표방송 그 영상만 같이 봤어도, 애들이 느끼는 감정이 증폭되었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집에서 넷플릭스에 있는 광복관련 영화 주말저녁에 같이 보시고, 그 후에 같이 내용 복기하며 아빠로서 역사적인 내용 미리 공부 좀 하시고, 애들에게 설명해줘봐보세요. 애들이 아빠를 다르게 볼 뿐만 아니라, 애들 스스로 우리나라 독립역사에 대해서 더 자부심 느끼고, 더불어 요즘 한류 인기와 연계해서 설명해주면 분명 우리나라를 자랑스러워하는 훌륭한 사람들로 커나갈 겁니다.
아이들이 역사현실 없이 극우화되고 있는 건, 그 역시 부모가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관심을 두지 않고 방치해두기 때문일 거라 봅니다.
아이들은 학교 교육을 통해 인성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부모를 보고 자라나는 걸겁니다. 부모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면, 아이들도 반드시 그에 따라갈 겁니다.
광복절이 왜 '광복절'인지, 왜 8.15는 왜 '건국절'이 될 수가 없는지, 우리가 어떻게 광복이란 것을 할 수 있었는지 그 맥락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심지어 최근 역사학자들은 1945.8.15가 '광복절'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있더라고요.
'광복'이란 것은 우리의 영토와 주권을 '회복'한 것인데, 그 정확한 날이 언제일까요?
1945.8.14에 일본 덴노가 "옥음방송"을 한 날일까요?
1945.8.15에 일본이 패망한 것을 알고 대한민국 만세를 외친 날일까요?
1945.8.17 건국준비 위원회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날일까요?
1948.7.17 우리 헌법을 최초로 공포한 날일까요?
1948.8.15에 대한민국이 단독으로 정부를 수립한 날일까요?
1953.7.27에 전쟁이 끝나고 지금의 우리 영토를 확정한 날일까요?
그리고, 대한민국의 건국일은 언제일까요? 대한민국도 나라인 이상 건국일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날은 언제일까요?
이런 질문을 비판적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누군가 말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수용하여 결국 누군가 말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학교에서 안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광복이 언제인지 모른다면, (구체적인 년도를 몰라도 시기를 알아야)
그 뒤에 일어난 정치적 흐름, 경제적 흐름에 대한 학습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 갔을 가능성이 높네요.
그리고 윗 댓글에 첨부된 교과서의 내용이 광복과 관련된 내용의 전부가 아닐 뿐더러, 그 일부조차도 글쓴분께서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석기시대부터 현대까지의 내용을 초등학교때는 주요 사건만 배우고, 중학교때 좀 더 자세하게 배운 후, 고등학교 한국사에서 매우 세세하게 배우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중 1,2 수준에선 아직 삼국시대 고려시대를 하고 있겠죠.
학교가 안 가르친 게 아니고 자녀분들이 초등학교 5, 6학년 때 집중하지 않은 것 뿐입니다. 중3 때 근현대사 파트가 다시 나오니 거기서 집중하여 수업을 들으면 뒤늦게 따라갈 수 있을 거구요.
[교육이 쌍방 주체가 되어서 전달하고 해석하고 수용하고 이해하고 재생산되는 과정이 있어야하는데, 이런 게 지금 보이지 않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현대 한국 공교육을 얼마나 열심히 보셨길래 보이지 않는다고 단언하시는지....그냥 '우리 애들이 잘 모르는 거 보니 학교에서 잘 안 가르쳤을 게 분명하다.' 라고 넘겨짚으신 거 아니에요? 수업 참관을 하셨나요 아니면 아이들을 통해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조사하셨나요? 그리고 그런 수준의 수업은 학사 수준에서도 드물고 대학원은 가야 볼 수 있을 텐데요.
그 앞에서도 [사실 광복은 우리 삼일운동에서 발아한 임시정부로부터의 법통이 살아나게 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광"복"인 것인데, 저 교과서에서는 그런 내용이 일절 보이지 않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저 페이지에 안 나올 뿐이지 교과서에 다 나오는데요......
학부모의 시선에서 보이는 단편적인 내용만으로 세상이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열변을 토하시는데
대한민국 교육과정을 구글 검색이나 챗지피티를 잘 쓰면 3분이면 다 파악할 수 있는 시대인데, 문제의식을 가지려면 일단 최소한의 조사는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박근혜 정권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그 당시에 일베가 하도 창궐하니까 학교 건물에 출입해본지 20년도 넘은 늙은이들이 학교 역사 교육이 잘못됐다느니 교과서를 고쳐야 한다느니 하면서 떠들어댔었는데, 사실 그 당시 교과서나 수업은 문제가 없었어요. 제가 그때 고등학생이었어서 정확히 압니다. 이승만 부정선거 하야나 박정희 쿠데타, 전두환 광주 학살 등이 교과서엔 아주 잘 나왔어요. 그냥 일베의 힘이 너무 세니까 애들이 수업 내용조차 부정하며 518은 폭동이고 전라도는 빨갱이라고 소리치고 다녔을 뿐이죠. 그런데 교과서를 딱 한 번만 들여다봤어도 풀 수 있는 오해를 그 당시 늙은이들은 끝까지 한 번도 안 펼쳐보고 무조건 '애들이 잘못됐으니 아무튼 학교 교육에 문제가 있을 거야.' 라는 말만 계속 했었거든요.
솔직히 딱 그때 느낀 감정을 이 글에서 지금 그대로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성인이 공교육, 특히 공교육의 역사교육을 비판하려면 최소한 최신 교과서라도 한 번 읽고 와야 하고, 그것조차 안 해놓고 주워들은 내용과 개인적인 경험만으로 비판하려 하면 쟁반노래방처럼 하늘에서 쟁반 떨어지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