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문화가 아니라고 폄하하시는 분들도 있으셔서 그냥 독일 사는 제 경험 위주로 주저리 써봅니다.
20대 이하, 특히 유행에 민감한 여성들한테 K 문화는 이미 주류에 가까워요.
넷플릭스에서 K드라마 안 본 여성들 찾기 오히려 쉽지 않습니다. 딸 유치원에 KPOP 16년 팬인 선생님이 있구요.
아이들 APT 틀어주고 같이 춤추고 KPOP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조이 머리 땋아줍니다.
남성들은 여성들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20대 이하 남성들도 일단 국적이 한국이라고 하면 매우 호의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한국이라고 하면 일단 힙함, K-POP 떠올리구요. 대화 소재 찾기도 전보다 훨씬 쉬워졌어요. 오징어 게임같은 성별 초월 글로벌 컨텐츠가 나와버려서. 아시아 한정이지만 흑백요리사도 강력했구요.
직접 재료 사서 김치 담가먹는 뉴욕 출신 회사 동료도 있구요.
잔뜩 담가서 김치 좋아하는 다른 동료들한테 나눠줍니다.
이걸 정기적으로 받고있는 채식주의자 인도인 친구가 자기도 만들어먹고 싶다고 레시피좀 공유해 달라고 해요.
독일에서 슈퍼마켓을 가면 불닭볶음면, 신라면 정도는 웬만하면 있고 점점 한국 음식 구하기가 쉬워지고 있어요.
아무리 인터넷이 전 세계를 묶고있고 넷플릭스를 통해 (한정적이지만) 전 세계 컨텐츠를 접할 수 있는 시대지만 다른 나라 문화에 관심을 가진다는건 정말 대단한 겁니다. 반대로 생각해서 우리가 미국, 일본, 영국 컨텐츠 외에 어떤 나라 컨텐츠를 접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다들 선진국이지만 이 나라 컨텐츠중에 한국에서 보편적으로 알고있는 컨텐츠가 얼마나 되나요. 다른 나라들은 말할 것도 없죠. 사실 땅이 붙어있는 것도 아닌데 외래 문화가 현지 주류문화를 대체한다는게 말이 안되는 겁니다. 그건 무리한 기대구요. 이만큼 회자되는것도 사실 해외에서 느끼기에는 말도 안된다고 느껴요.
사실 이런 문화적 황금기를 먼저 거쳐간 일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유럽에도 일본문화에 호의적인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특히 30대 중후반 이후 남성은 이런 경향이 무척 강해요. 당연히 게임과 애니메이션, 만화를 통해 일본 문화를 접했고
일본 문화 황금기였던 90년대-2000년대 초반에 10대를 보낸 세대들이에요.
다르게 생각해보면 K-문화 황금기인바로 지금 10대를 보낸 세대들이 2-30년 후에도 이렇게 될 거라는 이야기죠.
어디까지나 뇌피셜이지만 제 주변에는 한국인 또는 중국인 여성과 결혼한 독일 또는 다른 유럽 남자들이 많아서 드는 생각인데...
결국 10대의 경험이 그들의 배우자 취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Asian fever가 괜히 나온게 아닐거 같다는 겁니다.
사진은 독일식 수능 응원 같은건데요. 저는 지나가다가 봤는데 한국 국기가 있더군요.
말하자면 수능 끝나고 한국 가고싶다! 이런 겁니다. 하얗게 가린건 다 가족 사진인데
아 가족중에 한국 사람이 있나? 했는데 그런게 아니더군요.

/Vollago
전 k 컬쳐의 영향은 일본 문화 형태와는 좀 다른 양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자칭 문화 강국이라곤 하지만 주력이 애니메이션 위주였어서 최소한 미국에서는 여전히 오타쿠적 영역에 속해있다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뭔가 주류에 끼지 못 하는 애들이 좋아하는 문화)
k-pop도 사실 그런 동일 선상의 인식이 있긴 하지만 이젠 무시하기엔 너무 커져버렸고 마이너가 아닌 메이져가 되어버리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일본의 문화 전성기(?)였던 80-90년대에 조차 지금의 k-pop 정도로 j-pop이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 했고요. (개인적으로 이건 일본인의 언어적 장벽이 한 역할을 했다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너무 못 해요)
물론 서양 문화권 전반에 퍼져있는 일본 문화에 대한 인식이나 보편성을 한국 문화가 따라잡으려면 멀었다라고 생각은 듭니다. 뭐 그야 일본은 16세기부터 유럽과 교류를 한 역사가 있고, 경제력도 여전히 한국보다 우위에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한국 문화가 이렇게 훨씬 긍정적인 이미지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같아 국뽕이 차오릅니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가 단적인 예인데 서양인의 눈에 비친 극동의 미지의 나라, 부시도, 예의있고 절제할 줄 알며 남자를 섬길줄 아는 여자들이 있는 나라로 포지셔닝됐고 일본 스스로도 거기서 굳이 빠져나올 생각을 안하는듯 보였습니다
사무라이, 닌자, 게이샤는 외국에 직관적으로 팔리는 소재이지만 일본문화를 시대극에 국한시키는 양날의 검입니다 이렇게 특수하게 기능하니 일본문화는 아시아인에 대한 서양의 스테레오타입을 깨는데 기여하지 못했고 더 강화시킨면도 있었습니다 그건 bts를 시작으로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문화는 내부에서 즐기던게 세계로 흘러들어갔습니다 소재도 현대시점의 보편적인 스토리 위주입니다 이걸 파는게 가능한 나라는 미국 영국 한국뿐입니다 (일본은 애니한정으로 가능)
물론 한국이 어떤 뛰어난 철학적 판단으로 이런 전략을 짠건 아닙니다 일본의 사무라이만큼 매력적인 시대극 소재가 부족해서 현대극을 판게 새옹지마였던거죠
중요한건 한국문화는 주체적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일본문화는 객체라도 좋으니 서양이 보고싶은 면만 보여줘서라도 주변에 머물고 싶어했던 차이입니다
드래곤볼이나 원피스같은 일본애니 뭐가 되었든 삼사십도 언저리도 일본만화 한두편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좋았던 어린 시절의 기억에 박혀있는 그 인상이 평생 가죠. 좀 깊게 빠지면 왕따당하는 길로 가는 건 동양이나 서양이나 마찬가지입니다만, 일본만화이든 케이팝이든 즐길 사람은 즐기는 거지, 그렇게 광범위하게 퍼진 취미는 아니죠. 유튜브같은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면서 급속히 퍼진 감이 있습니다만, 한일 둘다 부정적 의미의 조롱하는 용어가 존재할 정도로 나름 충성적 팬층이 있고 그게 과대표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주체적 존재감 좋은 말이네요. 억지로 홍보하려고 우리 케이팝, 드라마 들이민 적이 없는데, 야금야금 해외에 팬층이 생겨서, 사후적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해외를 공략하게 되었다, 뭐 이런 의중이시겠죠?
여타 관련 글에도 늘 하는 말이지만, 양인들 사이에서 주류가 되든 말든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현상적으로 영원히 메인스트림 근처엔 가지 못한다는 거죠. 그냥 알아서 만들고 즐기다 보면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또 어디서는 모방을 하면서 원본을 넘어서고, 이 또한 지나가는 트렌드로 언젠가 사그러들 날이 오겠지만 그게 뭐 어떻습니까. 지금 즐거우면 고만이죠.
제가 처음 외국 나갔던 20년 전에는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대번에 “North?” 라고 돌아오더군요.
같이 할 얘기도 마땅히 없고.
이제 20대 중반 된 제 조카 여자애가 혼자 하노버 사는데... 주변에서 한국과 한국 문화에 우호적인 젊은 애들이 많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주류'라는 개념 자체가 많이 파괴되었지요.
트럼프가 한복 입고 밥에 김치 얹어먹는 날이 오지 않더라도,
그냥 그들이 지나가다가 한국 음악이 흘러나와도, 한국 음식점이 종종 눈에 띄더라도
특별히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 정도만 해도 대단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역시 이번주 빌보드 1위하는 가수가 누군지 모르고 매일 마라탕이나 라멘을 먹지 않지만
거리에서 팝송이 흘러나오거나, 거리에 중식집 일식집 맥도날드가 있는 걸 자연스러운 풍경으로 여기듯이요.
이제는 우리 컨텐츠들로 채워져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