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3:00 KST - IMDb / The Wrap - 미 영화평론매체 IMDb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을 이제 헐리우드에서 넷플릭스 - 애니메이션이 디즈니 - 픽사 천하를 끝내고 왕좌에 자리에 올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여름 헐리우드의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애니메이션 영화는 극장 발표 작품이 아니었다. 넷플릭스 - 소니 픽처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은 넷플릭스가 그동안 소개한 모든 영화의 기록을 뛰어넘는, 중력의 법칙을 거르스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이제 넷플릭스는 10여일 후 일부 한정 극장이긴 하지만 케데헌을 영화관에서 상영할 것이다. 변방의 천덕꾸러기가 마치 듄의 폴 무아딥 처럼 경쟁자들을 제압하고 우주의 패왕에 자리에 오르는 엄숙한 의식처럼, 헐리우드 시네마의 전통적 관객들과 전통적 방식으로 만나는 의식을 치르면서 패왕의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이다.
기억하는가? 2017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초청받았을때, 공개시사회에서 영화계가 보여준 경멸의 눈초리들을. 그들은 극장 제한 개봉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고까지 말하여 넷플릭스를 천대했다. "옥자" 와 "마이어로위츠 이야기"는 그저 천떡구러기 후처의 자식들이었다. 당시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이자 영화계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심지어 "넷플릭스는 기존 영화의 룰을 수용하고 준수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라며 공개적으로 넷플릭스에게 은장도를 내밀며 자결을 권유했다.
오늘날 넷플릭스는 영화의 한 부분이 되었다. 코로나19 펜더믹에서 그나마 영화계에 산소호흡기를 달아준 기업들은 OTT 였다. OTT를 극장 개봉과 2차 판권시장 그 어딘가 즈음에 놓인 것으로 애써 치부하던 메이저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이제 자체 OTT 플랫폼의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다. 거기에 끼지못한 소니 픽처스는 이제 넷플릭스와 전략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채 10년이 되지 않은 오늘의 일이다.
넷플릭스 케데헌의 놀랄만한 성공에 기존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새로운 IP,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스토리를 대중에 어필하는 기존 방법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디즈니/픽사 엘리오의 처참한 추락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제작비 1억 5천만달러의 디즈니/픽사 엘리오는 결국 월드와이드/미국 흥행수입 둘다 합쳐도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디즈니플러스로 쓸쓸히 걸어가야 할 운명이다. 반면 케데헌은 스트리밍으로 출발해서 이제 전통적인 헐리우드의 신성한 영화상영관으로 승자의 발걸음을 걷고 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헐리우드 영화 산업에서 스튜디오들의 굳건한 믿음이었다. 2020~2021년 코로나 펜더믹을 제외하고 디즈니의 "뮬란"의 해인 1998년부터 매해 꼬박꼬박 미국 스튜디오들은 여름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흥행 1억달러 이상의 극장상영 애니메이션들을 적어도 1편 이상을 발표하고 또 성공했다. 2024년 인사이드 아웃2의 미국 국내 흥행성적은 6억달러를 넘겼다. 디즈니/픽사의 필승조합은 여전히 시장에서 힘을 발휘한다 믿었다. 올해 그 역할을 해줄것이라 믿었던 디즈니/픽사의 엘리오는 미국 흥행수익 7260만 달러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고, 파라마운트의 "스머프" 영화는 3020만 달러를 겨우 넘겼다. 현재 개봉중인 드림웍스의 "배드 가이즈2"가 미국 국내 흥행 1억달러를 넘기지 못한다면 여름 시즌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1억 달러 연승기록은 2025년도에 깨진다. (배드 가이즈2의 제작사가 케데헌을 제작한 소니 밴쿠버 - 이미지웍스라는 점은 아이러니 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조짐과 경고의 신호가 있었다. 최근 3년간 오리지널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일반적인 추세는 명확했다. 가족용 애니메이션을 보려는 가족단위 관객들은 영화관을 방문하면서 가치를 극대화하려고 했다. 즉 가족들이 보기 편안한 영화가 아니면 극장표를 사지 않았다. 스튜디오들은 안전한 흥행성공만을 바랬다. 기존 가지고 있는 IP - 프랜차이즈가 아니면 초기 마케팅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했다. 그게 아니면 개봉 이후라도 계속해서 꾸준한 바이럴 마케팅이라도 해야 했다. 픽사의 엘리멘탈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초기 부진한 극장수입 이후 입소문을 타고 흥행수입을 만회한 경우로, 새로운 IP 영화였지만 가족단위 관객을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닌 명확한 목표가 없었다.
케데헌이라고 신고식이 없을 수는 없었다. 넷플릭스 공개 이후 2일동안 930만 관람을 기록했지만 넷플릭스 특유의 소규모 온라인 마케팅(YouTube Teaser / Trailer 영상 2개 공개가 다였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지금의 대성공을 이룰 것이란 어떠한 단서도 주지 않았다. 제목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패러디 영화 아니냐는 조롱, 블랙핑크나 르세라핌 같은 K-POP 팬들이 아닌 잠재적 고객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만큼 직설적인 제목이었다.
"소니가 케데헌을 극장개봉하지 않는 결정을 이해해요. 극장개봉은 너무 어려운 선택이었을 겁니다. 특히 마케팅 비용을 생각하면 더 그렇죠. 이건 정말 생소한 주제의 IP잖아요. 분명 소니 경영진은 만약 극장 개봉한다면 초기 개봉성적이 비관적이며 이후 저조한 성적으로 입소문이 돌 것을 우려했을 겁니다. 그럼 또 마케팅으로 만회해야 하잖아요. 악순환이라고 봤겠죠."
- 익명을 요구한 메이저 스튜디오 영화사 임원 -
이후 케데헌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이미 애니메이션 주제가의 전설이라 불리는 Let it Go의 성공은 뛰어넘었다. 사운드트랙을 가득메운 매력만점의 K-POP 음악들은 온라인 바이럴의 강력한 후원을 받았으며 심지어 이건 넷플릭스 / 소니 픽처스가 기획한 마케팅도 아니었다. 실제 K-POP 스타들의 챌린지 영상/틱톡/쇼츠 들은 인기에 불을 붙였다. 온라인에서 가족단위 관객들의 찬사에 가까운 반응들이 쏟아졌다. 넷플릭스 당사자마저 당황하게 만드는 반복관람횟수는 이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TV에서 보여주는 필수 시청 목록 1위에 겨울왕국이 아닌, 케데헌이 오르는 현상을 만들었다.
헐리우드 영화사들이 당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체 왜 케데헌이 성공한건지 아직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기존 홍보 프로모션방식에는 잘못이 없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틀렸다. 그들이 최신 트렌드라고 믿고 있는 바이럴 마케팅의 방식마저도 그들은 뒤쳐저 있다.
"바이럴 현상은 반복될 수 없습니다. 매뉴얼도 없고요. 정확한 공식,방법,방식이라는게 없습니다. 1 + 1 = 2 라는 현상이 성립되지 않죠. 그러니 전에 이 시기, 이 상황에서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같은 조건, 같은 시기에 다시 하면 되겠지라는 바이럴 마케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바이럴 마케팅은 바로 그때,그상황,그조건에서 독특한 방식을 활용해 발생하는 것입니다."
- 숀 로빈스 / 판당고 영화 분석 디렉터 -
마블의 엔드게임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알려진 영화 종료후 크레딧이 올라갈 때 관객반응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저화질 쇼츠들은 이제 더이상 트렌드에서 한참 뒤쳐졌다. 넷플릭스는 온라인에서 고화질의 케데헌 클립들을 아낌없이 쇼츠로 쓰도록 허용한다. 유튜브에서 간단한 검색만 해도 케데헌의 다양한 캐릭터를 흥미롭게 소개하는 영상/쇼츠들이 쏟아진다. 이는 케데헌 - K-POP을 모르는 잠재 관객들에게도 흥미를 유발하게 만든다. 스포일러 위험이 없는 영상/쇼츠들이지만 액션,유머,애니메이션의 독특한 스타일까지 모든 것을 제공한다.
이 모든 것이 소니가 케데헌을 극장 개봉했다면 발생했을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극중 K-POP 음악들의 인기가 보장되었다 하더라도 영화 관람 내에 과격한 반응을 보이는 열혈 팬들의 존재로 인해 다른 관객들의 부정적 반응이 문제가 되었을 수도 있다. 이는 FOMO(Fear Of Missing Out - 기회 상실 우려) 요소를 불러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넷플릭스의 케데헌은 영화 역사상 최초로 오리지널 원작 애니메이션이지만 가정 내 시청이 가능한 가족 친화적인 영화라는 점이다. 이는 거실에서 관람이 끝난 후 가족 구성원들과 즉각적인 감정 공유가 가능한 넷플릭스만의 강점이 최적화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과는 대규모 투자비용이 드는 극장 마케팅 캠페인도 필요없다. 기존 극장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배급사인 헐리우드 스튜디오로서는 꿈도 꿀수 없는 일이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들은 분명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고유 오리지널 IP들이라고 승승장구할 수는 없어요. 디즈니플러스 - ESPN, 애플TV 플러스 등이 스포츠 중계 등을 OTT에 가지고 오는 것만 보더라도 기존 콘텐츠를 외면할 수는 없죠. 그런데 넷플릭스가 케데헌을 통해 크게 성공한 것은 헐리우드가 놓친 관객들을 과감하게 TV 앞으로 불러모은 것입니다. 헐리우드는 이때까지 엄청난 규모의 콘서트 관객/가수 팬들을 극장 상영관 앞으로 불러모으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넷플릭스는 그 관객들을 포착해서 그들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이것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헐리우드는 이제 목격했을 것입니다. K-POP이라고 하는 시장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고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을요. 헐리우드도 실사 영화든 애니메이션이든 K-POP을 어떻게든 극장 상영관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하는 편이 현명할 것입니다."
- 숀 로빈스 / 판당고 영화 분석 디렉터 -
이제는 그 짤처럼..
김구 선생님도 더 이상 모르실 것 같은 현실입니다
극장이면 입소문이 조금 돌아도 영화비를 내야 하니 문턱이 좀 있었을텐데,
넷플릭스니까 비용 부담 없이 관람에 도전해 볼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극장 개봉이였다면, 홍보비를 엄청나게 써야 했을테고, 그래도 여전히 제목이 주는 찝찝함이 있었겠죠.
예전에 싸이 강남스타일도 오만 엘리트들이 성공 요인에 대해 분석을 해줬지만 한편에선 그런 잔문가들은 이런건 절대 만들어내진 못한다고 냉소했죠
지금 헐리웃의 문제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만 쎄져서 유명인의 이름을 빌어오고, ip를 재탕하고, 제작비를 늘리고, 마케팅에 돈을 쏟아붓는 이런거만 넘쳐나는거 같습니다 기생충 오스카 탈때도 그 해에 대부분의 영화가 2나 리턴류의 영화였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니까요
동의합니다.
성공에 대한 분석이 아닌 성공 그 자체는 우연과 도전과 열정이 그 바탕인 것 같아요
예측할 수 없는 길을 가야 예측항 수 없는 거대한 성공도 가능한거겠죠.
실패는 예측 가능한 범위잖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