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 중에 이순신 장군의 직계 후손이 있습니다. 아산 현충사 주변에서 나고 자랐고 이 분 아버님이 종친회 활동을 오래 하셨습니다. 저는 이분 덕에 이순신 장군의 묘소가 현충사가 아니라 아산시 음봉면 덕수 이씨 선산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자랑스러워해야할 이순신 장군 일가가 장군의 사후 조선시대에도 일제시대에도 해방이후에도 큰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조선시대에 장군의 후손들은 무조건 무과 시험을 봐야했다고 합니다. 원래 무과 집안이 아니었지만 장군의 후손으로서 용맹스럽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해요. 그래서 전쟁에 많이 참전하다보니 남자들이 많이 죽었고 그래서 손이 귀하다고 하더군요. 덕수이씨를 포함하면 규모가 상당하지만 장군의 직계 후손은 몇 명 안된다고 했어요. 전국에 직계 자손이 3000여 명이라고 들었습니다.
일제시대에는 일제와 불화했습니다. 장군의 원수가 일본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답니다. 일본도 이순신 장군 일가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문중 사람들이 상당수 독립운동을 했고, 해방 이후에는 친일파가 득세하는 모습에 분개해 월북한 분들이 꽤 계셨다고 합니다. 인터넷 찾아보시면 직계 종손이 월북했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제가 아는 분 큰아버님도 독립운동을 하다가 월북해 북한에서 장관급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가족들을 만나고 가족들이 북으로 만나러 가기도 했답니다.
더욱 이들에게 힘든 시기는 박정희 정권 시대였다고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이순신 장군 추모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인 것까지는 이해한다 하더라도 친일 행적이 있는 박 대통령이 앞장서니 별로 내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더욱이 문중에 월북 인사들이 있어 연좌제 적용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농사 짓고 살던 분들이 계셨구요. 그런데도 현충사에서 대통령을 맞이해야 하는 문중 사람들 마음이 어땠겠냐고 하더군요.
사실 지금도 이순신 장군에 대한 비뚤어진 시선(과대포장된 위인)은 박 대통령이 벌인 선양사업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제가 아는 분도 그 점이 몹시 아쉽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안해도 우리나라 최대 위인 중 한 분인데 말이죠.
제가 보기에 이순신 장군 일가는 이회영 일가와 함께 우리나라의 진정한 로열 패밀리가 아닌가 싶어요. 물론 개중에는 분명 조상 얼굴에 먹칠한 사람들도 있었고 있었겠지만 전체적인 역사 속에서 보면 로열 패밀리가 맞다고 봅니다.
광복절을 맞이해 많은 고통 속에서도 꿋꿋하게 문중의 위엄을 지켜온 이순신 장군 일가를 기억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들을 모시고 몇 백년에 걸친 역사적 노고를 치하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