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후면 8.15. 광복절이예요.

근데 많은 분들이 광복절을
Independence Day (독립기념일) 로 생각하시더라구요.

아, 물론 독립(獨立) 기념일이라 하는 것도 틀린 건 아니예요.
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에 일제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이뤄낸 게 맞으니까요.
근데 왜 이 날을 '독립기념일' 이 아니라 '광복절' 이라고 부를까요?
...
국가의 독립은, 스스로 주권을 가지게 됨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독립국가가 식민 지배를 받다가 다시 주권을 되찾는 것도 '독립'이며, 식민지가 아닌 - 같은 국가 내에서 갈라져 주권을 가지게 되는 것도 '독립' 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일제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한 거고, 미국도 영국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한 거고, 체코와 슬로바키아도 각각 분할 독립하였습니다. - 라고 썼는데... 앞 문장에서 지배에서 벗어난 독립과, 분할해서 각각 갈 길을 가는 독립이 같은 개념으로 묶여 있죠?
반면, 해방일 Liberation day 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대부분 나치 점령으로부터의 해방일 등을 기념하는 경우가 많고 또 일부 식민지였던 국가들은 독립 기념일을 Liberation day 로 기념하기도 합니다. 즉, 점령당해 빼앗긴 주권을 '되찾은' 것을 해방일 Liberation day 로 기념하죠.
...

우리나라는 광복절에, 일본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것이 아니라.
광복 光復 이라는 글자 자체가 의미하듯, 빼앗겼던 주권을 되찾은 것입니다.
따라서, 광복절의 적절한 영어 번역은 Independence Day 가 아니라 Liberation day 가 됩니다.
National Liberation Day, 또는 National Liberation Day of Korea.
독립기념일은 오히려, 세계 만방에 독립을 선언했던 3.1절이 더 적절하죠.

참고) 외교부 등 정부의 공식 영문 번역시에도
광복절은 National Liberation Day
3.1절은 Independence Movement Day 입니다.

또 하나.
광복절의 광복(光復)을, 빛을 회복한다고 해석하여 광복절을 '빛을 되찾은 날' 이라고 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요.
광복(光復)을 빛을 회복한다고 해석하면 틀린 겁니다.
광복이라는 말 자체도, 글자를 곧이곧대로 해석하는 단어가 아니라 일종의 고사성어입니다. 후한 광무제가 왕망이 세운 신나라를 무너뜨리고 한나라를 다시 회복한 것을 광복구물 이라 하고, 이는 옛 것을 명예롭게 돌이킨다는 뜻입니다. 광복은 이 고사에서 따 온 단어로, 이후 광복구경(光復舊京; 옛 도읍을 회복하다) 등과 같이 사서에 종종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즉, 光은 주어로 '빛을...' 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빛나게, 명예롭게' 라는 부사어로 해석해야 합니다. '빛을...' 이라고 주어로 해석하려면 복권(復權, 권리를 되찾다)이나 복직(復職, 직업이나 직책을 되찾다) 처럼 복광(復光)이 되어야 합니다.
반면 광복(光復)은 수복(修復, 고쳐서 되돌린다) 이나 원복(原復, 원래대로 되돌린다) 처럼, 앞 글자는 복(復)을 꾸며주는 부사어가 되어 '명예롭게 되돌린다' 는 뜻이 됩니다.

이상, 알아두면 언젠가 어디선가 쓸 일이 있겠지, 싶은 지식이었습니다.
p.s.
알아둬도 쓸 일이 없었다면, 내년 이맘때쯤 저보다 먼저 글을 올리세요 ㅋㅋㅋ
서구인에게 타국의 독립은 주로 서구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국가들에게 주권을 허가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우리로서는 그런 제국주의적 독립 개념을 수용할 수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독립기념일 Independence Day 은 3월 1일로 기념해야 합니다. 식민 지배에 맞서서 스스로 일어난 기념일이기 때문이죠. 예컨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나 그리스의 독립기념일도 마찬가지로 독립을 선언하고 투쟁을 시작한 날을 기념합니다.
🔒비밀답글입니다.
이 글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지 않고 썼습니다.
제대로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로 소통해요 ^^
이웃친구 해요~
이런 의미가 있는지 몰랐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