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속보에 떴군요. 산재 사고에 대한 최대한 빠른 직보.
평소 그의 철학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이 뉴스 속보 하나로 짐작이 가능했습니다.
아울러 그가 SPC 기업에 대해 언급했었던 모든 뉴스의 프레임들이 하나로 겹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철학에 대해 매우 깊은 공감을 보냅니다.
저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양 극단으로 수렴이 되는 현 사태에 매우 안타까운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일반 시민일 뿐입니다.
그럼, 저의 생각을 밝히겠습니다.
이번 산재 사고 '직보'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은, 산재 사고에 대한 재빠른 보고를 골자로 하는 것 같습니다.
언뜻 보면 거창한 구호 처럼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오랜 관행에 대한 방향의 변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고 나면 재빨리 윗선까지 알리고, 빙빙 돌아가는 현 시스템을 소위 '짧게' 하자는 것이겠지요.
이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 보게 만듭니다. 거대 자본을 짊어진 인간들은 언제나 미안해하기보단 계산을 해 왔습니다.
지금 당장 쓰는 비용이 더 커 보이는 것.
자본의 이러한 습성은 하도급을 만들고, 책임을 흐리게 만들고, 보험과 계약 조항의 손실을 분산시키게 하였습니다.
안전? 좋지요, 하지만 그들이 보기엔 이것은 비싼 것일 뿐입니다.
대통령의 이러한 선언 또한, 비용 증가로 생각하는 습관을 저 또한 하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그것이 비용 증가일까요? 아니지요. 우리는 노동 현장에서 항상 접합니다.
고장 난 브레이크는 제때 고치는 것이 결국 싼 법이고, 구두 밑창을 미리 갈아 끼우는 것이 장기적인 이득이 됩니다.
충치가 난 치아를 숨기고 방치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요?
사고가 일단 나면 우리는 깨닫습니다. 생산이 멈추고, 보험료가 오르며,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 집니다. 평판도 나빠지지요.
SPC의 평판은 종종 커뮤니티에서 언급됩니다. 그러나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은 척 합니다.
하지만 산업 제반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사고가 일단 터지면, 평판은 금리로 번역이 되고, 거래처의 눈빛은 금새 달라지지요.
그렇다면 안전장치가 단지 '비용'으로만 보일까요? 저는 이 점을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안전장치야 말로 가장 값이 싼 보험장치라는 사실이지요.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산재 관련 '직보' 선언을 매우 진중하게 다루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굳이 이곳에 글을 쓰게 한 생각이 바로 이것입니다.
저는 이 '직보'가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위로 흐르고, 중간에서 차단을 도모하던 관리자들의 관습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굳이 숨기려 했던 것을 자연스레 내보내고, 나중에가 지금이 되는 시스템을 장착하면,
결국 안전을 잘 지키는 산업이 실제로 모든 이에게 이득이 된다는 가격표를 들이밀 수 있게 됩니다.
굳이 여기서 산재사먕률과 그에 따른 다른 선진국에서 조사된 손익계산서를 들이밀진 않겠습니다.
그저, 숨기거나 지연시키면 손해, 미리 예방하고 고치면 이득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결과로서 되돌려 받게 하자는 겁니다.
이러한 변화가 그저 대통령이 명령만 해서는 쉽게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것.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두 시간씩 라인을 세워가며 안전교육을 해 봤자, 경영자는 시간 낭비, 노동자는 지겨운 교육일 뿐입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도구'의 지원입니다.
추락 방지나 끼임 방지 같은 기본 장비를 묶음으로 싸게 살 수 있게 돕고, 개선이 이루어진 곳에서의 실질적인 지원.
복잡한 서류를 대신할 현장 사진과 그것에 대한 설명. 이것으로 인증이 완료되는 포맷 또한 갖추어 져야 합니다.
당장 사람 한 명 빠지면 모두가 힘들어 지는 작업장이 많습니다. 여기서 안전을 들먹이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요?
자본은 도덕과 선악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가격과 정보로만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합니다.
'안전은 돈이 많이 든다'는 낡은 개념을 바꾸게 해야 합니다.
재빠른 사고의 보고와 처리, 숨길 수 없는 명확한 기록, 안전을 지키는 것이 결국 이득이라는 계산서.
우리 많은 사람들은 어떠한 형태든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안전은 모두의 문제 입니다.
모두가 안전한 일터에서 무사히 저녁에 귀가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결국 사회적 비용을 줄이게 됩니다.
이번 대통령의 산재에 대한 정책을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합니다.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합니다.
성과가 당장 눈에 들어 오지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안전 시스템이 사회 저변에 제대로 깔리고, 그에 따른 돈의 흐름이 달라지게 된다면,
자본은 오히려 이것이 싸게 먹힌다는 것을, 사람들은 이것을 숨기면 손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허접한 설비나 시스템을 로비를 통해 법규로 강제해서 팔아먹는 카르텔이
이번엔 안전분야로 나타나게 되진 않을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하지 말자는 게 아니고, 돈냄새 맡고 귀신같이 득달같이 달려드는
기회주의자의 권모술수가 아닌 진짜 올바른 투자가 되어 시너지가 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