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장군
콘크리트 벽 틈 사이로
작은 날개가 떨린다.
깨어진 유리와 유리 사이
길을 잃은 잠자리.
손끝에 닿는 가벼움,
햇빛 속에서 부서지는 투명한 날개.
창이 삐걱이며 열린다.
바람이 머리칼을 스친다.
가볍게 풀어준다.
문득 떠오른다.
—관우가 칼을 거둔 순간,
—제갈량이 맹획을 다시 놓아준 손길.
살려 보내는 일이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전장의 용 같은 그는 사라진 줄 알았다.
거미줄이 드리워진 창턱에 잠시 머물다,
바람을 읽고,
하늘로 솟는다.
손바닥에 남은 빈자리.
그 자리가 오래 남는다.
날개의 떨림,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가을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