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대표적 구호가 뭐냐고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코스피 5천을 말할 겁니다.
코스피 5천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상징적 의미들을 국민들의 뇌리에 직관적으로 박히게 하는 꽤 성공한 구호였다고 봅니다.
자산불평등과 저출산 등 망국적 병폐의 근원인 부동산 공화국에서 탈피해서, 국가 자본이 생산적으로 주식시장으로 흐르게 해 실물경제와 기술산업 중심으로 나아가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대표 비전이었고, 당선후 지금까지 정부는 그 방향으로 기세좋게 항해하며 일반 국민들도 이재명이 뭔가 해낼 모양이라는 기대감을 한껏 부풀어오르게 한 이재명표 모든 정책의 시금석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표 공약들이 금인지 돌덩인지 국민들이 유심히 지켜보는 정권초기에 당내에서도 그렇게 지금은 아니라고 반대하던 세제개편안을 꺼내들어 과연 이번 정부가 코스피 5천이 담고 있는 방향성을 실현할 능력과 의지가 과연 있는가 하는 심각한 시장의 의문을 불러일으켜 버리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그 발표 타이밍도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던 관세협상이 타결된 직후에 이뤄져 시장에 불필요한 오해까지 덤으로 얹어버린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소득주도 성장과 적폐청산으로 대변되는 3기 민주당정권처럼 이번 4기 정권도 코스피5천을 빙자해서 결국 이념투쟁식 접근을 취하겠다는 것 아닌가 하는 시장의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지자로서 답답하고 속상한 지점입니다. 코스피 5천이라고 해서 진짜 내가 코스피 5천 하려는 줄 알았냐는 비아냥이 벌써부터 들립니다.
한마디로 전술과 타이밍 둘 다 이 정도 악수를 둘 정도로 민주당이 그렇게 무능한가 싶어 지지자로 화가 날 정도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기대하던 이재명표 실용주의 이재명표 일머리란 게 뭡니까?
실현 가능한 것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것, 아니었습니까?
그렇다면 무엇보다 먼저 할 일은 분명하잖아요. 자산시장에서 부동산으로 쏠리던 자본을 금융시장으로 이동하는데 확실히 물꼬를 트고, 그 흐름을 견고하게 만든 뒤에야 다음 단계를 밟았어야 합니다.
저는 이번 정부의 방향성과 이재명 대통령의 철학을 여전히 믿습니다. 민주당이 잘 좀 뒷받침하며 도와주세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소영이나 이언주처럼 오랜기간 문제의식을 갖고 준비했거나 실물경제에 경험이 풍부한 이들의 말대로 가세요. 국민만 보고 간다면서요?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으니 내가 미는 정책들도 끼울꺼야 두서없이 우기지좀 마세요. 자기들끼리 존재감 과시하려고 서로 헤게모니 싸움하는 걸로 밖에 안비칩니다.
선비의 문제의식을 갖되 제발 이상과 현실의 접점을 찾아가는 상인적 감각으로 이를 풀어가주시길 곧 출범한 새로운 민주당 대표님에게도 미리 간곡하게 부탁드려 봅니다.
제발 부자감세라는 허상의 프레임에서 좀 벗어나서 국장과 배당으로의 머니무브와 건전한 투자의 미덕을 인정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대주주 10억 서사를 아신다면 시장이 10억에 왜 그렇게 발작하는지 아실수 있을겁니다. 대주주 10억 기준은 매해 마지막 거래일 기준으로 적용하는데 연말이 되면 대주주 회피 물량이 나옵니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코스피는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언젠가 부터 시장의 관성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런 변동성은 시장의 성숙도를 떨어뜨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강화 시킵니다. 대주주 기준을 50억으로 바꾸자 이런 이슈에서 해방됩니다. 그런데 이 캐캐묵은 서사를 시장에 다시 끌어와 성숙도를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대통령은 코스피 5000을 외치는데 정책은 반대로 가면 정부의 말을 누가 믿겠습니까.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라 시장의 성숙도 하락과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증세효과도 없습니다. 왜냐면 10억 넘으면 말일까지 팔고 9억9천9백9십9만9천9백9십9원의 주식만 소유하면 대주주가 아닙니다.
민주당은 그러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