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은 의대생 복귀 문제로 시끄럽더군요. 이국종 교수의 사례를 통해 한국 의료계의 기피과 문제와 함께,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카르텔 구조에 대해서도 대략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 기피과로 여겨지는 외상외과,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마취과 등은 이곳 미국에서는 의대생 중 상위권만 들어갈 수 있는 인기과입니다. 하지만 그 미국조차도 요즘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 의대 및 병원 시스템도 이제는 AI와 기업화된 헬스케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전역에서 가정의학과(Family Medicine)와 일부 일반 내과(Internal Medicine)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지속적인 지원자 미달로 폐과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선 “어차피 전문간호사(NP, Nurse Practitioner) 쓰면 되지 않나?” 하는 분위기가 이미 자리 잡았고, 일차 진료(primary care)의 상당 부분은 실제로 전문간호사(NP)와 의사 보조인(PA, Physician Assistant)이 전담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국의 전문간호사와 의사 보조인은 한국의 의사처럼 독립적으로 진료하고 약 처방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주(state)마다 권한 범위는 다르지만, 특히 일차 진료에서는 이들이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미국 내 의대 졸업생들이 일차 진료과를 기피하다 보니, 현재 일차 진료는 외국계 의대 출신 의사(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와 전문간호사(NP), 의사 보조인(PA)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입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진료공백도 메우고 인건비도 많이 절감되는 구조라 이 흐름은 앞으로 더 강화될 전망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이 인수한 One Medical입니다.
온라인 진료 기본에 요즘은 동네마다 오프라인 One Medical 클리닉이 입점하고 있고, 제가 사는 주상복합 콘도 1층에 오프라인 One Medical 클리닉이 들어와 있어서, 주민들은 그냥 아플 때 그냥 플립플랍 신고 라운지웨어 차림으로 내려가서 전문간호사에게 진료받고, 처방약은 아마존 약국(Amazon Pharmacy)에서 익일 배송으로 집으로 받습니다.
연회비는 1년에 $199,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프로모션 적용으로 $99입니다. 진료 예약도 앱으로 간편하게 되고, 주치의 연결도 빠릅니다.
하지만 대부분 진료는 전문간호사가 보고, 의사를 보려면 따로 요청해야 합니다.
이런 모델이 환자 입장에서는 빠르고 싸고 편리하다 보니, “의사를 꼭 봐야 하나?”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분위기입니다. 의사 진입장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죠.
더 큰 변화는 AI입니다.
영상의학과(Radiology)는 이미 AI 판독 알고리즘이 실임상에 도입되어 있고, 일부 보험사나 병원 그룹에서는 AI 우선 판독 + 저가 해외 판독 서비스 조합으로 비용을 대폭 줄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병원 체인에서는 “향후 10년 안에 영상의학과 전문의 인력 30~50% 감축”을 전략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마취과(Anesthesiology)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AI 기반 마취 시스템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약물 투여를 자동 조절하며, 마취과 전문 간호사(CRNA, Certified Registered Nurse Anesthetist)가 supervision만 하는 모델이 확산 중입니다. 병원 입장에선 월 $30,000 이상 줘야 하는 마취과 전문의 대신 마취과 전문 간호사 + AI 조합이 훨씬 경제적인 구조이죠.
그래서 요즘 미국 의대생들 사이에선 “앞으로 남을 과가 뭐냐”는 질문이 유행입니다.
많은 이들이 신경외과(Neurological Surgery), 심장외과(Cardiovascular Surgery), 안과(Ophthalmology), 성형외과(Plastics)처럼 AI로 대체하기 어려우면서도 cash-based 진료가 가능한 과들을 선호합니다.
한국에서 각광받는 피부과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보톡스, 필러, 레이저 등 시술 중심의 메디컬 스파(Med Spa) 시장은 이미 전문간호사와 의사 보조인이 독립적으로 개원해 잠식 중입니다. 몇몇 주에서는 의사 없이도 메드 스파 운영이 가능하고,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도 저렴하고 접근성도 좋으니 오히려 이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들이 스스로 마케팅하고, 메디컬 스파와 경쟁하는 일이 점점 흔해지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지금 미국 의료계는 기업 논리 + AI 조합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고, 일차 진료는 외국계 의대 출신 의사, 전문간호사, 의사 보조인, 그리고 AI 챗봇과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시대입니다.
‘의사’라는 직업이 단순히 전문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호받는 시대는 끝나고, 앞으로는 의사도 경제성, 기술 대체 가능성, 전략적 진로 설계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아마 "의사"군은 지금처럼 광범위한 영역이 아니라 "특별한 의료행위"에 국한된 직업으로 변모할 것이고, 그러면 지금의 의사 일의 상당부분은 지금의 의사교육을 받은 이들이 아닌 사람들에게 넘어 가겠지요. 뭐 누군가는 이런 변화를 협박하는 용도로 쓰겠지만, 어찌되었든 "기초 의료" 영역은 많은 사람들이 싸게 그리고 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 될것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술과들이 흥하기엔 법적리스크도 큽니다 우리나라 수술과는 수가 특성상 수술로 돈을 벌지 못하거나 시술만큼 인정받지 못하고요 그런 점이 다르겠네요
또 결국 외국의사,병원이 진입하기에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기도 하죠 영리병원을 해주지 않는 이상 병원이 들어 올 일은 없죠
AI가 도입된다하면 그만큼 의사가 잉여인력행인데 기존에도 태어나는 인구의 1프로 이상이 의사 확정인 국가에서 정원을 늘리네마네 하는게 시대에 뒤떨어진 논의인거죠
그리고 PA든 NP든 간호사 직역도 간호사로서의 직역가치가 올라가는게 아니고 결국 의사보다 비용이 덜 들어가는 직역으로서의 가치인거고(지금도 미국에서 간호사 위상이 높은 것도 의사가 비싸서 그런거죠 공공비율이 높고 의사가 상대적으로 싼? 유럽쪽은 딱히 그렇지 않죠) 간호쪽도 AI가 도입되면 직역의 의미와 가치는 변화가 생겨가겠죠(간호사는 간호,간병 로봇 도입 전의 시한부적인 존재인가? 이런 식이 될 수도 있죠)
Ps)의료 ai가 도입될 즈음엔 지금의 당연지정제와 수가제도도 무의미 해지거나 폐지될 겁니다 ai 서비스 간에도 경쟁이고 당연히 비용이 있고, 국가주도의 단일 수가가 아니라 ai의료서비스-보험사의 내부 기준과 심사가 더 중요해질테니까요 국가주도의 단일 ai야 북한에서나 가능할 소리고요
Ps2)우리나라에서 ai 의료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한의학의 존재입니다 무려 제도권 내의 존재죠 물론 ai를 포함한 현대의학의 기술 발전으로 현대의학으로 (재)해석되어 현대의학으로 편입되는 일부 영역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실은 한의학 쪽에선 우린 ai로도 할 수 없고 현대의학하고 다른 무언가가 있다구를 주장하며 버티다가 의료일원화(우리도 의사라고 해줘!)를 통한 출구전략을 찾겠죠
그리고 한의사들의 몫이 되려면 차라리 우리나라 한의사들이 주축이 되어야 겠지만, 한의학의 ai화는 현대의학의 틀 안에서 미국 등 다국적 기업의 연구,개발을 통해서 이루어지겠죠 우리께 좋은 것이여 수준이 아니고요 신약개발에 사운을 걸고 성분 하나에 몇억달러도 쏟아붓는데 현대의학 뛰어넘는 새로운 무언가가 있으면 다국적 제약사 ceo가 용한 한의원 앞에 줄 서고 기다리고 있어야죠
그리고 ai로 대체하고 그즈음 되면 상급종합병원은 영리병원화 될겁니다 누구나 같은 비용으로 동등한 의료서비스 받는게 아니고, 내가 원하는 사설 의료서비스 받으러 가는 곳이 되는 거죠 필요하면 돈 더 내고요 의사야 본문에 언급된 로컬 클리닉에 편의점 점주 같은 포지션화 되는거고요
정부굴복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ㅋㅋㅋ
저들은 왜 의사수를 늘려서 ‘그러면 의사인건비가 줄겠지?‘ 해서 해결하려고하지않을 까요?
그런 방식으로는 해결되지않아서이죠.
지금은 기존 지거국 포함 지방대도 쇠퇴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도 하락세인 곳들이 있는 마당에 뭘 의대를 늘리고 짓는건지 모르겠어요
의대가 생기거나 늘면 지방대 발전한다? 무슨 지방대 있어야 주변 상권 활성화 된다 학교 없어지면 망한다 피켓 시위하는 학교 주변 원룸 사장님 같은 소리죠
예측은 어려우나, 개인적으론 의사직업의 미래는 어둡다 봅니다.
대신 한약을 대체할 개인 맞춤형 조제약 시장이나 노인 건강관리 시장은 엄청나게 커질테고요.
앞으로 전문의와 일반의의 격차는 더 커질거고 기피과 전문의 분들의 희소성 때문에 수술 보조 로봇모듈이 시장에 활성화되어 대학병원에 들어가게 된다면 그분들의 가치가 어마무시하게 올라갈거 같습니다.
물론 낮은 수가로 그 금액이 정해지는게 제 개인적으로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만, 당장 지금 정해진 수가로 하더라도 뛰어난 기피과 전문의들의 수술의 양이 배가 될테니까요.
의사 증원 반대의 명분용으로 ai를 핑계대고는 싶은데 나머지는 다 뼈와 살을 내줘야할 것들 뿐이라 ㅎㅎ
예를 들어 1980년대 컴퓨터 잡지를 보면 빌 게이츠가 나와서 "내 책상위해서 출판이 가능해집니다. 개인용 컴퓨터에서 쓰는 워드 프로세서가 출판사에서 사용하면 수천만원짜리 편집프로그램과 같아지고, 집에서 사용하는 프린터의 해상도가 출판사의 수억원짜리 인쇄기만큼 고해상도에 미려한 폰트를 지원하는 세상이 올꺼라서. 개인들마다 모두 자기 책을 마음대로 출판하는 시대가 올꺼에요 라고 미래를 예측하죠.
그 예측은 기술적으로는 2000-2010년 경에 다 가능해졌어요. 개인들도 집에 레이저프린터가 있고, 워드프로세서들도 폰트가 미려하고 각종 기능들을 출판사용 상업용 프로그램 못지 않게 지원하니까. 그러나 법적으로 인정받는 출판물의 세상은 어떠합니까? 내 PC에 내가 쓴 서적과 공식적인 출판물과는 다르지요. 문과생들이 만든 출판인허가를 통과하지 못하니까요.
Ai도 마찬가지예요.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더라도 한국건강보험이 미국회사가 만든 Ai진료에 대해 진료비용을 어떻게 책정할껀지. 진료에 대한 책임소재를 어디에 둘껀지는 한국 문과생들의 밥그릇이예요.(보건복지부 장관과 심평원 항상 문과생이기에 이렇게 알기 편하게 예를 듭니다.) Ai닥터가 진료하는데 필요한 검사장비들 또한 미국에서 허가받은 장비라도 한국에서 사용되려면 또 한국보건부의 심사를 통과해야 될 껍니다. 마치 미국/독일/일본의 전파 인증을 다 통과한 아이폰도 한국통관 하려면 한국전파인증(문과생의 도장)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요약하면 한국의료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ai세상이 오기에는 한국 문과생들의 인허가 도장이 많이 필요하고. 정부가 판단해서 늦추고 싶다면 다 막을수 있다는거죠. 미국에서는 지금현재 테슬라 FSD가 가능한데, 한국땅 위에서는 불가능한 거랑 같고.
예를 들어 요즘에는 환자들도 chatGPT를 통해 자신이 먹는 약이나 질환에 대해 충분히 공부를 하고 병원에 방문하는데. 제 친구의사에게 다니는 환자가 자신처럼 A라는 질병이 있으면서 B라는 다른 질환까지 있는 경우에는 지금 처방하고 있는 a라는 약보다 최근에 나온 c라는 약이 장기효과가 더 우수하고 예방능력도 좋다고 chatGPT가 알려줬다. 그러니 내가 지금 먹고 있는 a대신 c약물을 처방해주면 어떠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걸 들은 제 친구의사의 답변은 뭐였을까요? "네 저도 아는데, 그거 한국건강보험에서는 아직 보험적용이 안되요. 끝" 이런 것처럼 ai의사의 발전은 한국건보에 대한 이해가 낮았던 한국환자와 의사사이와 관계개선에도 도움이 될수 있다고 봅니다. c약을 보험으로 타먹는 거야 여전히 불가능하겠지만, 의사는 c약이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간 처방하지 않았다는 사실...그걸 환자들이 알수 없었는데. 이제 chatGPT를 통해 환자/의사가 함께 동지애?를 느낄수도 있는거지요. 더 많은 환자들이 의사에게 방문하기 전에 자신의 병이나 복용약물에 대해 ai를 통해 충분히 공부하고 오기를 바랍니다. 내 병에 대해 관심있고 1-2시간씩 대화해줄 사람은 이제 ai밖에 없으니까요. 건강보험은 당신이 비싼 약을 처방받는 걸 ㅌ통제하려 하고, 의사들은 진료 15000원의 시대에 3분 진료를 지속하죠. 그러니 당신이 당신의 병에 대해 몇시간씩 대화를 응해줄 사람은 질환정보를 모야야 하는 글로벌IT회사의 c3po들인거죠.
윤뭐시기는 AI를 만들 이공계 인력 대신 의대를 증원했죠.
심지어 지금 의대 증원하면 10년 후에 의사가 늘어나는데 그 때는 AI세상 그 너머일 겁니다.
의사들은 아무런 타격 없을걸요. 그 AI를 의사만 쓸 수 있게 하던지 아무튼 의사들 이롭게 만들면 만들었지 의료가 저렴해지고 뭐 이런 행복회로는 굴리면 안될 것 같습니다
피안성이 망해야 필수과로 그나마 인력이 몰려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