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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 연준은 반드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2025년 7월 21일 오전 5:02
벤 S. 버냉키, 재닛 L. 옐런
(두 사람 모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역임함)
연방준비제도(Fed)의 전직 의장으로서 우리는 경험과 역사적 사례를 통해, 중앙은행이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미국 경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최근 대통령이 연준 의장 제롬 파월에게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하하라고 압박하고,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해임하겠다는 위협까지 하는 상황은, 심각하고 지속적인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파월 의장 개인뿐만 아니라 미래의 모든 연준 의장, 나아가 중앙은행의 신뢰성 전체를 훼손하는 것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민주적 책임성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의회는 연준이 달성해야 할 목표(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를 법으로 정해두었고, 연준은 이러한 목표에 대한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의회에 보고한다. ‘독립성’이란 정치적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데이터 기반 분석과 전문적 판단을 바탕으로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물론 연준의 정책 결정자들도 사람인 이상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의 경험은, 정치적 개입을 배제한 통화정책이 더 나은 경제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역사는 중앙은행이 정부의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할 경우, 결국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미국의 사례만 보더라도,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이후 수년 동안 재무부는 전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금리를 억제하라고 연준에 압력을 가했다. 그 결과 1940년대 후반에는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이에 반발한 연준은 1951년, 재무부와 이른바 ‘연준-재무부 협약(Treasury-Fed Accord)’을 맺고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회복했다.
이러한 사례들이 시사하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투자자와 국민이 통화정책이 정부의 차입을 돕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판단하면, 물가안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 그 결과, 채권 투자자들과 저축자들은 자본가치 하락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더 높은 금리를 원하게 되고, 이는 가계, 기업, 정부 모두에게 차입 비용 증가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또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선거를 앞두고 단기적인 경제 부양책에만 몰두하는 정치와 통화정책의 분리를 가능하게 한다. 예컨대, 1972년 대선을 앞두고 닉슨 대통령은 당시 연준 의장 아서 번스에게 금리를 억제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그 결과는 ‘스태그플레이션’(높은 인플레이션과 저성장 동시 발생)이었다. 연준은 이후 수년간 신뢰 회복을 위해 고통스러운 조치를 강구해야 했으며, 1980년대 초 폴 볼커 의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고금리 정책을 시행했고 이는 큰 경기 침체를 불러왔지만 연준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성공했다.
독립적이고 초당적인 연준의 임무는 단기 정치 일정과 무관하게 장기적 경제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닉슨 시절의 경험은, 정치권의 압박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의심받게 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는 교훈을 남긴다. 연준의 신뢰가 무너질 경우 이를 회복하기 위해 큰 비용이 들 수 있다.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되면 미국 경제의 주요 강점 중 하나인 외국 자본 유치력도 타격을 입는다. 세계의 투자자들은 연준이 정치적으로 불리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왔고, 이 믿음은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는 미국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나아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어 있을 때 연준은 고용 시장의 약세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결국 이는 미국 국민 전체에게 더 낮은 금리, 낮은 물가, 더 많은 일자리, 더 안정된 경제 성장이라는 혜택으로 돌아온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모든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 그는 내년 봄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지명함으로써 연준에 자신의 입장을 반영할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가 단기 정치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
연준의 신뢰성 — 즉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당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대외 인식 — 은 국가의 중요한 자산이다. 이 신뢰는 얻기는 어렵고, 잃기는 쉽다. 통화정책이 단기 정치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는 인식이야말로 신뢰의 핵심이다.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는 것은 특정 인사나 워싱턴의 관료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번영을 지키기 위한 일이다.
벤 S. 버냉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준 의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다.
재닛 L. 옐런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준 의장을 맡았으며(2014~2018), 바이든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경제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