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금지법과 백신 반대론자들
의견 |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위원회
2025년 7월 18일 오후 5:48
바이든 행정부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독점금지법을 남용했고, 이제 트럼프 측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 최신 사례가 바로 반(反)백신 운동가들이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Children’s Health Defense 대 WP Company 사건)에서 법무부가 제출한 괴상한 의견서다.
Children’s Health Defense는 현재 보건복지부 장관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한때 이끌었던 단체로, 이들은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AP, BBC 등이 빅테크 기업들과 공모해 자신들을 검열했다고 주장한다. 이 소송에서 빅테크는 명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공모자로 지목되었다.
그럼 이른바 ‘음모’는 어떻게 작동했는가? 원고 측에 따르면 이 언론사들은 2020년경 ‘신뢰받는 뉴스 이니셔티브(Trusted News Initiative)’라는 업계 협의체에 참여했고, 여기서 코로나, 백신, 선거 등과 관련한 ‘허위정보’를 공유하며 경쟁자들을 고립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또한 SNS 플랫폼들이 이 언론사 협의체의 지시에 따라 정보를 검열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셔먼 독점금지법에 따른 불법적인 ‘단체 보이콧’이라는 논리를 펼친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 구멍이 많다. 독점금지 소송은 사실과 증거에 기반해야 한다. 그런데 원고 측은 플랫폼이 언론사들의 지시에 따라 자신들을 검열했다는 실질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언론사들은 기껏해야 ‘무엇을 허위정보로 간주할지’에 대해 공동 판단을 했을 뿐이고, 실제 검열 여부는 각 플랫폼이 독립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한다. 참고로 Children’s Health Defense는 바이든 행정부가 플랫폼에 압력을 넣어 자신들을 검열하도록 했다고 주장하는 별도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진짜 검열자는 언론인가, 아니면 정부인가?
이 소송의 또 다른 큰 문제는 ‘소비자 피해’가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40년간 미국의 독점금지법은 ‘소비자 후생’ 기준을 핵심 원칙으로 삼아왔다. 이 기준은 반경쟁 행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유일한 지표다.
하지만 원고 측은, 다양한 관점을 접할 기회를 박탈당했고 일부 검열된 게시물(예: 자연면역, 사회적 거리두기, 바이러스 기원)에 오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내용은 실제로 오류였다. 또한, 인터넷 사용자들은 여전히 다양한 관점을 다른 경로로 접할 수 있었다. 이 신문(WSJ) 지면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법무부는 이번 소송에서 특정 입장을 취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견해 다양성(viewpoint diversity)’ 또한 셔먼법이 보호하는 경쟁 영역이라는 원고 측 논리를 지지하고 있다. 심지어 거짓 백신정보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는 듯하다.
법무부는 “‘윙크와 끄덕임’, 또는 비공식적인 신사협정’도 암묵적 담합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그런 경우에도 독점금지법 적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언론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저하를 덮는 보도를 했다는 주장조차도 독점금지 위반이 될 수 있다.
한편, 아이러니하게도 바이든 정부는 과거 플랫폼들에게 ‘허위정보를 차단하지 않으면 독점금지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며 압박했다. 트럼프 법무부는 그 반대로 간다. 어떤 이유에서든 콘텐츠를 삭제하면 ‘견해 경쟁’을 억누른다는 이유로 플랫폼을 독점금지법으로 위협하는 것이다.
법무부는 클라렌스 토머스 대법관의 의견서를 인용한다. 그는 “민간 소유의 정보 인프라가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기존 법 이론들이 어떻게 적용될지 논의할 시점”이라 언급했으며, 법무부는 “이번 사건이 그 사례”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과장된 주장이다.
법무부는 1945년 대법원 판례인 Associated Press v. U.S. 사건을 확장해 적용하려 한다. 당시 대법원은 AP가 비회원에게 콘텐츠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셔먼법 위반이라고 판결했고, 언론의 표현의 자유가 독점금지 책임에서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판례는 현재와 상황이 다르다. 당시 언론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제한적이었고, 문제의 행위는 ‘견해’가 아닌 ‘상업적 이유’에 따른 차별이었다. 후자는 표현의 자유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
법무부는 법원이 “보도 내용, 다양성,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결국 판사에게 표현과 언론에 대한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셈이다. 과연 트럼프 측은 판사가 어떤 뉴스가 ‘질 좋은 뉴스’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믿는가? 이런 논리는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