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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저성장 문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언급했듯 12·3 불법계엄과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부과 영향이다. OECD가 우리나라 성장률이 올해 1.0%로 바닥을 찍고, 내년에는 2.2%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다. 장기 저성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 하락 문제에도 기업의 생산성을 뜻하는 총요소생산성의 급감이라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안정적인 물가수준을 유지하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GDP 성장률을 잠재성장률(potential growth rate)이라고 한다. 총요소생산성은 기술의 발전, 정치 체제의 발전, 제도 개선 등 보이지 않는 요인들의 총합을 말한다. 정치 부분을 제외하면 총요소생산성은 기업의 생산성, 정확하게는 경영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 총요소생산성은 미국 등 주요 5개국에 크게 못 미치고, 일본보다도 낮다.
한국은행도 지속적으로 총요소생산성 감소 문제를 지적했다. 2017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추정’ 보고서는 “2000년대 들어 총요소 생산성 감소, 자본축적의 둔화 등과 함께 생산가능인구가 2033년 이후 감소로 전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의 생산성이 201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재벌 대기업집단이 질적 혁신에 실패해 도전적인 중소기업들의 생산성 증대를 오히려 갉아먹었고, 자본 확충 없는 총수 의결권 확대 등에 자본을 집중시키면서 자원배분을 비효율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혁신의 실종부터 살펴보자. 한국은행이 지난해 6월 블로그에 게재한 ‘R&D 세계 2위인 우리나라, 왜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인가?’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2001~2010년 연평균 6.1%에서 2011~2020년 0.5%로 크게 낮아진 이유를 대기업들의 혁신 부재에서 찾는다.
우리 기업들은 2022년 기준 연구개발(R&D) 지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4.1%로 세계 2위이고, 미국 내 특허출원 건수도 세계 4위지만, 양적 혁신에 그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우리 기업이 미국에 출원한 특허의 95%가 대기업에서 나왔지만, 특허 피인용 건수 등 생산성과 밀접한 질적인 지표에서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은행은 “혁신 실적의 양인 특허출원 건수는 대폭 증가했으나 특허 피인용 건수 등 생산성과 밀접한 질이 2000년대 중반 낮아진 이후 개선되지 못했다”며 이렇게 결론 내렸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R&D 비용과 위험부담 능력 등이 유리하지만, 우리나라 종업원 수 상위 5% 대기업의 경우 전체 R&D 지출 증가를 주도했으나 생산성 성장세는 정체됐다.”
이처럼 특정 몇개 가문 중심의 재벌 대기업집단 위주 성장 방식은 이제 그 한계에 도달했다. KDI가 2018년 발표한 ‘기업집단을 중심으로 한 우리 경제의 자원배분 효율성 하락’ 보고서는 “2011년 이후 기업집단(재벌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간 자원배분 효율성이 하락하면서 우리 경제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도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이 다른 독립적 기업보다 과도하게 많은 자본을 점유했는데, 생산량 증가에 쓰여야 할 자본을 인적 분할 등 추가 자본 투입 없는 총수(지배주주)의 의결권 확대에 썼다는 얘기다.
재벌의 생산성 감소가 경제의 발목을 잡자 우리 경제는 본격적으로 장기 저성장에 빠져들었다. 총요소생산성으로 분석해 보면, 2006~2015년 우리 경제의 기업 간 자원배분 효율성의 하락이 총생산성 증가율을 매년 0.4%포인트씩 낮췄고, 2011~2015년으로 한정하면 매년 1.8%포인트씩 떨어뜨렸다.
특히 기업집단 소속 재벌 기업들의 경우 2007년 이후 총생산성 증가율 기여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5년 재벌 소속 기업들의 총생산성 증가율은 총요소생산성의 경우 3.6%포인트, 노동생산성의 경우 2.4%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업들 사이에서는 관측되지 않는 추세다. 승계 비용을 사실상 회사 자본으로 벌충한 비효율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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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상법의 핵심은 회사 이사의 충실의무가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재벌 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이사회는 지배주주인 총수의 이해관계만 챙겨도 됐다. 이사회가 일반 주주에게는 피해를 줘도 회사의 이익만 지키면 법원이 이를 처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이 개정 상법을 제대로 적용한다면, 이런 일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회복되면, 20년 후에야 전체 생산성을 0.1%포인트 정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개정 상법은 적어도 그 몇 배 이상의 즉각적인 생산성 개선에 도움을 준다. 과연 재벌 지배구조 재편은 우리 경제의 저성장에 맞설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재벌과 대기업은 완전 다른 의미입니다.
재벌이 추가적인 재벌 자본 투입 없이 회사의 지배력을 강화 시키려 했다는 것이 핵심이구요.
그 과정에서 많은 회사의 자본이 생산성 향상에 쓰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TSMC 와 비교하기엔 너무 다른 얘기인 것 같네요..
한국 고임금 고비용 구조로 바뀌고 생산 단가 비싸지고 경쟁 상대인 중국은 저임금과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바탕으로 말도 안되게 싸게 제품을 공급하니 시장점유율 뺏기는 이유가 큽니다.
상법 개정은 경제민주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되고 원가 구조가 중국이 절대적으로 저렴해서
앞으로 한국 제조업은 계속 힘들겁니다.
고임금 고비용 구조로는 제조업 지키는게 힘들고 미국 유럽 - 일본 - 한국 - 대만 중국 동남아
순으로 제조업이 넘어가는 단계로 봐야 됩니다.
재벌이 의결권 강화(=지배력 강화)에 회사 돈을 많이 썼다가 이 기사의 핵심인데
이상한 말씀 하는 분들이 많네요.. 이해가 안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