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루시입니다.
몇일 전, 재미난 헤프닝이 벌어졌어요.
막내딸 어린이집 하원시킨 후 집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큰애와 와이프는 좀 더 늦게 퇴근해서 제가 보통 집안일을 해놓거든요.
집에 오자마자 더워서 에어컨 키고 옷을 훌러덩 벗어 던진 채 팬티만 입고 티비를 보며
분노의 설거지를 하던 중
- 아빠!
- 응?
- 너무 더우니깐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어
- 너 감긴데 아이스크림 먹으면 안된댔는데 엄마가?
- 우리 비밀로 하자 몰래 먹자!
- 좋았어!!
..
아이스크림을 몰래 먹기로 작당하고 사러 갈려는 찰나.
팬티만 입고 있는 빨개맨인 저는 다시 옷 입으려니 귀찮기도 하고 설거지도 덜 끝나서
일곱살이면 혼자 마트가도 되겠지.. 하고 보냈습니다.
큰놈도 일곱살때부터 슈퍼를 혼자 다녔거든요.
- 거기 너 저금통에서 돈 꺼내가서 사면 되
- 아빠! 얼마나 가져가야되 돈?
- 그 노란거, 오천원 들고가면 될꺼야. 나머지 돈 잘 챙겨와야해
- 응 알겠어~!!!
혼자 내보내고 창문으로 애가 지나가는걸 보고 있었습니다.
저희 동네는 무인편의점 맞은편에 일반 마트가 있거든요. 근데 마트가 아닌 무인편의점으로 들어가더라구요.
..
한 오분쯤 지났나?
애가 들어왔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 들구요.
- 얼마줬어? 거스름돈은?
- 돈이 없어~!
- ??!!!
- 거스름돈 잃어버렸어?
- 아니, 돈이 없어~~
- ?!!!???????
뇌정지가 왔습니다.
돈이 왜 없는것인가.. 들고오다 떨어트렸나? 누가 뺏어갔나?? 아님 줘버렸나??
애를 데리고 물어봤습니다.
- 계산은 했어?
- 아니 돈이 없어서 그냥 왔어~
- 그럼 아이스크림은 그냥 들고 왔어?
- 응???!! 어??
엥??
지갑을 챙겨들고 애랑 같이 왔던길을 복기하며 무인편의점으로 갔습니다.
돈 들고가다가 바닥에 흘렸나~ 하면서 갔죠.
도착 후 아이스크림 가격을 보고 사장님께 전화드리니 알고 계시더라구요.
CCTV를 가끔 보시는데, 계산 안하고 그냥 나간거 봤다고. 그래도 알고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시네요.
제가 오히려 미안하다고 계좌 달라고 송금해드리면서 혹시 애가 들어올때 돈 들고왔는지 확인좀 해주실수 있냐니
금방 한다면서 연락주신다고 했습니다.
뭐 저는 계산은 했으니 딸래미한테
돈이 없어도 그냥 들고 나오면 안된다고, 그거 도둑이야!!
아빠 친구 알지? 그 삼촌 경찰인거. 너 다 일러줘야겠다 그랬더니 겁먹어서 울고불고 난리난리..
지는 도둑 아니라면서 울어버리네요. 껄껄
사장님께 문자가 왔습니다.


빨간 옷 입은 앤데, 들어올때 뭐 들고 온것 같지는 않고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면서 구석을 찾는 모습이라고 귀엽다면서
영상을 보니 돈이 없다는걸 안 순간부터 주머니며, 아이스크림 냉장고 바닥이며,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며 찾더라구요.
집에 도착해 다시 빨개맨인 상태로 설거지를 하려는 찰나
식탁에 오천원이 덜렁 놓여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딸래미는, 지 저금통에서 오천원을 꺼내놓고 식탁에 올려놓고 그냥 나갔던거였어요.
...
지금 생각해보니
지돈쓰기 싫어서 그린 큰 그림인듯.. 제가 또 당했네요.
바른 사후처리에 아이가 배운게 있을거에요~
생각해보면 고연령의 노인들만 이용이 어렵겠구나 싶었는데... 어린이들도 무인편의점이 어려운거였군요.
뭐하나 실수하면 범죄가 될수 있겠더라구요.
저는 고만한 시기에 애들을 데리고 무인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먹을 때 키오스크 사용하는 법을 알려 줬습니다.
글자를 아니까 갈 때 마다 계산하는거 직접 하라고 시켰더니 나중에 스스로 잘 하더라고요. ^^
글 본 김에 오늘은 누나들 없이 막내만 데리고 한번 출동해야겠네요.
저희 아이는 골든벨 울린것 처럼 키오스크에 카드 꼽아 놓고 온 적도 있습니다. ㅠ_ㅠ
귀여운 일곱살 시절 이야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