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정페이와 장핑안, 미국의 제재 속 화웨이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최근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과 장핑안 화웨이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가 각기 다른 자리에서 밝힌 발언들은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 화웨이가 나아갈 방향과 현실적인 고민을 보여줍니다. 두 인물의 인터뷰를 종합해 보면,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기초 과학과 인재 양성을 통해 근본적인 기술 자립을 이루려는 장기적인 비전과, 현재의 제약을 인정하고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현실적인 전략이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런정페이 회장: “AI 반도체,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져…기초 이론으로 돌파해야”
런정페이 회장은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AI 칩 '어센드'에 대한 외부의 평가가 과장되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습니다. 그는 "화웨이의 단일 칩은 여전히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다"고 말하며, 미국의 성과 과장이 오히려 화웨이에 대한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런 회장은 '기초 연구'와 '인재'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매년 R&D에 약 34조 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그중 11조 원은 성과를 따지지 않는 기초 이론 연구에 투입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수학, 물리학과 같은 기초 과학을 통해 장기적인 기술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기초 이론이 없으면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없고, 우리는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단언하며, 단일 칩의 한계를 '클러스터 컴퓨팅'과 같은 '비 무어의 법칙'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런 회장은 중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평가하며, "인공지능은 인류 사회의 마지막 기술 혁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화웨이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AI를 통한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런정페이는 중국 기업인 중 비교적 솔직히 말하는 유형에 속합니다.
제가 자주 말하는....과장된 어조의 대외 홍보 발언이 대다수인 중국 에서도
개중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화웨이 회장 런정페이가 그렇습니다.
런정페이는 중국 내 빅테크 중에서도 가장 무게 있는 기업의 회장이다 보니
그의 말은 나름 의미 있게 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위의 내용 중 기술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개당 칩의 성능은 한 세대 뒤쳐져 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를 바꿔서 해석하면 한 세대 차이로 좁히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제가 자주 비판하는 중국 쪽의 기술들은 대개 어떤 것들이냐면,
동전의 양면 중 앞의 부분만 보여주는 것이 너무 뚜렷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유튜버들이 그 뒷면에 선명히 보이는 그림자를 외면한 채
용비어천가를 부를 때... 그 때 지적하고 비판합니다.
반면 화웨이는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지원하는 많은 기업 중
사실상의 맏형이고, 실질적인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과장 된 홍보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회장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딥시크 역시 다소 과장이 있었지만 기술을 대하는 태도를 인터뷰 내용에서 알아 볼 수 있었고,
이 사람이 허풍만 가득한 사람이 아니라
실제 기술을 대하는 자세 및 자사가 주력하는 산업의 이해도가 상당히 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최근 국내 언론 보도에 화웨이의 '어센드'칩이 자국내에서도 외면 받는다며 까는 기사가 나왔는데요.
사실 호들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하이닉스가 삼성파운드리를 이용하지 않는 것처럼 ... 아무리 같은 나라라고 하더라도
기업간에 그렇게 상호 견제가 없을 수 없습니다.
마치 중국 공산당이 이런 부분까지 일일이 컨트롤이 되는 것처럼 보기도 하지만...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민주주의 국가 보다는 국가 통제 능력이 크긴 하지만,
그것도 마냥 막무가내일 수는 없습니다.
비교적 강경하게 대응할 때는 그것이 당의 위신과 정책 방향을 위협했을 때에 한합니다.
과거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쓴소리를 좀 했다가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즉, 공산당의 위신을 해하고, 당이 제시하는 큰 방향성에 반기를 들 때...
그 때 철퇴를 내리는 것이지, 잘 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막무가내로
단도리 한다는 것은 ... 하지도 않을 뿐더러 어려운 일입니다.
장핑안 대표: “3나노, 5나노는 불가능…7나노 활용 극대화해야”
반면, 장핑안 화웨이 클라우드 대표는 보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한 연설에서 미국의 제재로 인해 3나노, 5나노 같은 최첨단 반도체 확보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는 "7나노 문제를 해결한 것만으로도 아주 좋은 일"이라며, "이미 확보한 7나노 반도체를 잘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화웨이가 현재 직면한 기술적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주어진 조건 하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실용적인 노선을 택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화웨이는 7나노 공정으로 스마트폰을 출시해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이는 이전 세대 기술인 심자외선(DUV) 장비를 억지로 활용해 만든 것으로 수율이 매우 낮아 대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핑안 대표의 발언은 중국 당국의 '반도체 굴기'와는 다소 결이 다른 목소리입니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자립을 외치고 있지만, 화웨이의 최고위층은 이것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는 런정페이 회장이 2021년 인터뷰에서 "반도체는 인프라 건설하듯 돈 때려 붓는다고 되는 산업이 아니다. 인재부터 길러야 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종합: 냉철한 현실 인식과 장기적 비전의 조화
종합적으로 볼 때, 런정페이 회장과 장핑안 대표의 발언은 화웨이가 처한 냉엄한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려는 굳건한 의지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런 회장은 미국의 압박이 오히려 중국 내 국뽕(맹목적 애국주의)을 자극해 화웨이의 기술력을 과대평가하게 만들었다고 경계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초 과학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통해 근본적인 돌파구를 찾고자 합니다.
반면 장핑안 대표는 당장의 현실적인 제약을 인정하고, 현재 가진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생존과 성장을 도모하는 실용적인 전략을 강조합니다.
두 리더의 발언은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미국의 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화웨이의 큰 목표 아래 하나로 모아집니다. 이들의 솔직한 현실 진단은 미국의 제재 완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중국 내부의 헛된 기대를 경계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술 패권 경쟁에 임하겠다는 화웨이의 냉철하고도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7나노 이상으로 가기 위한 난관이 너무나 많습니다.
억지로 가려 할 수도 있지만, 손해가 클 뿐더러 불확실성이 너무 큽니다.
그렇다고 화웨이가 도전을 못하는 스타일도 아니므로,
현재 화웨이가 앞으로의 난관을 당분간은 중국의 제반 인프라 수준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자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길이 꽉 막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자회사 중에 3나노 이상의 설계가 가능한 팹리스를 갖고 있는 등
완전히 무기력한 발언 또한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센드칩을 다수 연결하는 양으로의 승부 또한 진행되고 있으므로,
언론에서 보도 하는 것처럼 무시할 수 있는 경우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점도 있습니다.
EUV가 아닌 이상 그 위로 가기가 어렵고,
현재 7나노 수율 역시 이 공정으로 생산하기 시작한지가 꽤 지났음에도
아직도 수율이 좋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즉, 현실적은 방향을 이미 잡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중에 설계 프로그램 및 장비, 소재 등의 전반적인 기술 수준이 올라가면서
그 다음을 노려 보는 것으로요.
당장은 7나노급의 수율 향상을 지속 도모하고, 활용 방안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