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30대 이하 젊은 남성들을 챙겨야 한다는 주장을 보았습니다.
그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고, 민주당과 집권층에 반감이 심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젊은 남성층의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일부 공감하며, 정치란 모든 세대와 지역, 계층을 아우르는 것이 목적이자 대의라 할 수 있으니 논의하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은 정치권의 숙제일 것입니다. 소위 ‘나팔국’ 이라는 대구, 경북 지역도 버리고 가자고 할 수 없듯이요.
그런데 그냥 보통 시민의 한 사람으로는 조금 못마땅한 것도 사실입니다.
철저히 사견을 전제로 합니다. 저는 정치인도 아니고 완벽한 사람이 아니므로 편향적일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예식장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뷔페식이 아니라서 잔치국수를 나르고, 반찬을 나르고, 식탁을 치우는 등의 허드렛일에 학생 알바를 많이 썼거든요. 저랑 친구들은 오전부터 진짜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치우고, 나르고’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주방에 계시는 어머니 혹은 할머니? 또래의 이모님들은 우리를 끊임없이 불러 세우면서 말 그대로 ‘부려’ 먹었어요. 어린 학생들이니 융통성도 없고, 순진해서 정말 요령 피우지 않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또래 남학생들 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빈 식탁에 앉아서 다리를 꼬고 있더라구요. 손에는 오프너(병따개)가 하나 들려 있었구요. 처음엔 혼주 가족인가 생각했는데, 그들도 알바였습니다. 그들은 테이블 마다 다니면서 병을 따주는 일을 하고 있었죠. ㅎㅎㅎㅎ ㅅㅂ.
저는 그 친구들에게 행주를 건넸습니다.
“너도 알바지? 여기 치우고 테이블 좀 닦아.”
처음엔 얼떨떨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저와 제 친구들의 지친 몰골을 보고는 머쓱한 표정으로 행주를 집어 들고 상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나름의 ‘업무분장’ 이 이루어졌고, 또래다 보니 서로 친해져서 농담도 주고 받으며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방에서 난리가 난 겁니다. 할머니들이 ‘머스마’ 들이 손에 행주를 드는 게 어디있냐고, ‘지지바’ 들이 할 일을 한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할머니 중 한 분은 저희(여학생들)에게 싸가지 없다고 혼을 내기까지 했습니다만, 그래도 몇몇 아주머니들이 같은 돈 받고 알바 하는데, 같이 해야지 여자애들만 하는 게 어딨냐고 편을 들어줘서 대충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휴게 시간이 되었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는데 역시나 할머니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어유, 머스마들 배고프다. 빨리 챙겨줘라. 고기 좀 더 줘라. 물 좀 갖다 줘라...’
그러면서 우리는 나몰라라 했지요. 먹거나 말거나. ‘지지바’ 들은 알아서 챙겨먹을테니, ‘머스마’들 챙겨라.
지금 일부의 주장을 보면 그때의 기분이 생각납니다.
남, 녀의 문제는 아니구요. 그 추운 겨울에 거리에 나서 밤을 새고, 윤석열의 폭정에 맞서 싸우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목소리 낸 사람들, 혹시라도 ‘이재명 대통령’을 잃을까 새벽마다 핸드폰 보면서 맘 졸였던 사람들, 이긴 선거라고 하면서도 그래도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떨면서 투표했던 사람들.
그들 중 특별히 대우받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가요? 그냥 일상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삶을 삽니다. 세대의 정체성도 아니고, 성별의 정체성도 아니고, 그냥 개인의 삶을 살겠지요.
405 지분 내놔라. 여성 지분 내놔라...주장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특정 세대의 지지율이 적었다고 해서 특정 셩별과 세대를 콕 찍어 챙겨야 한다고 하니, 어리둥절 합니다.
게다가 그들은 그게 당연한 듯 '어디 잘해봐, 우리는 '안 찍는' 힘이 있어.'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 지난한 시간 동안 특정 커뮤에 모여서 ‘긁?’ 하며낄낄 대기나 하며 오직 ‘이준석’ 하나로 대동단결했던 저들에게 왜 먼저 손을 내밀고 챙겨줘야 할까요.
그런 주장을 하는 일부 사람들을 보면 예식장 주방의 할머니들을 보는 기분입니다.
제 친구들 중에 일찍 결혼을 한 친구들은 아들이 병역을 마치기도 했습니다. 그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애랑 친구들은 문재인이 그렇게 싫대. 이재명은 꼴도 보기 싫대. 그런데 윤석열은 괜찮대.”
제 사촌 언니와 제가 나이 차가 많이 나는데요. 그 언니의 아들, 저한테는 조카가 되는 친구가 이제 막 30대 후반에 들어섰습니다. 그 친구도 민주당이라면 치를 떨고, 이준석을 맹목적으로 좋아해요. 이유를 물어봐도 ‘그냥 민주당이 싫어.’ 라고 합니다. 정작 제 사촌언니와 형부는 민주당 지지자이니 가정교육의 문제도 아닐겁니다.
저는 이들이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별로 없습니다. 제 조카는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30대 후반인데, 어려서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이 숙제는 풀긴 풀어야 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중심에는 이준석이라는 이상한 정치인이 있고, 그는 혐오와 갈라치기를 먹고 자랐으니 이 얼마나 쉽고 달콤한 정치입니까. 거기에 온 언론이 나서서 ‘정치계의 아이돌’ 대접을 했으니 더 말해 뭐하겠습니까.
젊은 남성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대해 저는 늘 일정부분 인정하고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응이 ‘나 빼고 다 뒈져.’ 라면 공감할 수 없습니다.
대놓고 세대를 가르는 일은 생각은 할 수 있으나 입 밖에 내면 머쓱한 일이었습니다.
장애인 시위가 불편하고, 욕이 나오는 것을 개인적으로 생각할 수는 있으나 '장애인들이 일반인들의 출퇴근을 불편하게 한다.' 고 입밖에 내는 일은 머쓱한 것이 정상이었습니다.
이게 괜찮아 진것이 이준석의 등장이었고, 남을 향한 비난이 쿨함으로 포장된 것이 이준석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 정서에 매몰되어, 비정상을 정상이라고 우기며 비웃는 이들이 안타깝지만 많습니다. 특히 젊은 남성층이 압도적입니다.
상대적 박탈감때문이라구요?
일베에게 머리채 잡혀 하루가 멀다 조리돌림 당한 '젊은여성층' 이 접니다. 지금이야 중년이지만, 저도 청년을 지나왔으니까요.
그 시절 일베는 미친놈 취급만 하고, 무시하면 된다고 했지만 일상으로 당하는 잠재적 피해자의 입장은 누구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내 의지로 어찌 할 수 없는 월경 조차 ' 피싸개' 라는 표현으로 모욕 당한적 있으신가요? 아무 생각없이 웹 사이트 열었다가 그런 표현으로 모욕 당하는 일을 일상으로 겪는 기분은 당해보지 않으면 정말 모릅니다.
그래서 초창기 '일베 미러링' 에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고 동의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워마드 류의 극단적인 남성혐오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내가 겪었으니 , 너도 이제 겪을 차례다. 다 같이 혐오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자. 이건 성장이 멈춘 아이의 생각입니다. 딱 이준석과 아이들입니다.
최소한 예식장에서 행주를 내밀었을 때, 머쓱 해 하며 받아 들던 오래전 그 친구들 정도의 ‘머쓱함’ 이라도 보여야 공생이 가능한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들을 보고 난 후 이제 '긁'?이라고 쓰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경계가 됩니다. 옛날에 노노거리면 일베라고 생각했던것처럼요. 그럼에도 같이 살아가야한다는게 참 어렵습니다. ㅋ
노노 할때마다 움찔합니다. 외가가 경북이라 사촌들이 사투리를 쓰는데, 그때도 움찔합니다. ㅎㅎ
누칼협을 지나 이젠 '긁?' 까지 나오니 어디까지 커뮤니티 안의 세상이 일상을 오염시킬지 어질어질합니다.
세상은 컴퓨터 밖에 있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는 점점 작은 세상만 보고 살게 되는것도 같구요.
아무튼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머쓱함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머쓱하면 지는 것이라고 이 악물고 외면하죠.
나는 세상에 쿨한 존재이고, 혐오가 당당함인줄 아니...이러면 또 꼰대라고 '늙? 긁?' 하겠죠. ㅎㅎ
말씀대로 20대 개새끼론의 주인공이 저네요.ㅎㅎ
다만 이익에 따른 투표라고 하기에는 지금 4050 세대에게는 <나에게 조금 덜 이익이어도 사회 전반에 대한 이익 >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젊은 세대, 특히 이준석의 아이들은 그게 될지...는 회의적입니다.
그래도 말씀대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뭐, 안바뀌고 그들이 대세가 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라면 그런 시대가 그때의 시대정신이겠지요.
그땐 이미 나의 세상이 아닐테니, 그들의 세상, 그들이 알아서 하겠죠. ^^
지금 노인들이 나라망했다고 울듯이 할머니가 된 제가 그러고 있을지도요.ㅎ
지금 상황을 보니 정작 애쓴 사람들은 가만히 있는데, 혹은 그냥 무신경한데..
표 안 나왔다고 특정 세대 성별을 챙겨주자! 는 주장이 조금 뜨악! 해서 쓴 이야기입니다.
뭐지? 행주 조차 들지 않은 애들을 왜?? 라는 기분이죠.
그러니까 지금도 저렇게 차별받는다. 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런 뜻도 아닙니다.
본문에도 밝혔듯, 성별의 문제는 아닙니다.
몰입하고 있지 않고, 지나간 일에 천착해서 남자들은 문제야! 라고 한 적도 없습니다.
말씀대로 어쩌면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일부 정치인들이 과거의 생각으로 페미니즘을 생각하고, 남성들에게 남자놈들이 좀 참아야지! 쯧쯧.. 한 것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나 본문의 할머니들이나 같은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거기까지 가기엔 너무 깊은 이야기가 되고, 논점이 흩어지지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저는 개인의 수준에서 지금의 상황에 대한 조금 옹졸한 생각을 밝힌 개인일 뿐입니다.
그런 제가 정치인의 수준의 식견이나 상황판단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요. ^^
글쎄요.. 솔직히 밈적 사고가 문제라고 봅니다. 일단 밈으로 특정 집단이나 인물은 OO이다 이 거 박아놓으면 그거대로만 생각하고 사물을 다각도로 바라보지 못하는게 요즘 세대에게 만연해요.
그러니 아무리 이용하고 버려도 저쪽은 계속 찍고 민주당은 욕하고 그런거죠.
보면 젠더랑 아무상관없는 민주당 정책도 억까하려고 난리치는게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