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은 살면서 가장 많은 검사를 한자리에서 본 날이다. 2주 전 사표를 낸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전 중앙지검 4차장검사의 퇴임이 예상된 날이었다. 대선 전날인 이날까지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퇴임식은 열리지 않았지만 두 검사의 마지막 근무일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결국 사표는 하루 뒤인 지난 3일 수리됐고 4일 퇴임식을 했다.
기자들은 일과시간 마감 즈음인 2일 오후 5시30분쯤 지검장실과 4차장검사실을 찾았다. 퇴임 소회를 듣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두 검사의 방은 고별인사를 하러 온 검사들로 이미 북새통이었다. 차장검사부터 평검사까지 검사들의 행렬이 복도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두 검사의 방에 차례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한 시간이 지나도 줄은 그대로였다. 오간 검사는 적게 잡아도 100명은 넘어 보였다. 진풍경이었다.
검사들이 복도에 도열해 “검사장님, 승진 축하드립니다!”라고 외치며 일제히 허리를 숙이는 모습이 드라마 속 장면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대부>에서 조직의 새 대부가 된 마이클 콜레오네의 손에 마피아 조직원들이 돌아가며 입 맞추던 장면도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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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민 눈높이에서 이런 풍경이 납득될지는 의문이다. 검찰의 공정한 수사권 행사를 바라는 검찰 개혁 주장에는 상층부 검사 한두 명이 조직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상명하복 문화’ ‘형님 문화’부터 타파해야 한다는 시민의 요구가 담겨있다. 상명하복 문화와 형님 문화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인물이 바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지난 2일 중앙지검에서 펼쳐진 풍경은 윤 전 대통령이 과거 횟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참모진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도열한 모습과도 겹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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