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00 KST - 요미우리신문 - 정미소에 침입해 쌀을 훔친 30대 회사원이 절도혐의로 유죄를 판결받았는데 정미소주인이 쌀포대에 애플 에어태그(AirTag)를 넣어 도둑을 신고한 사연에 일본 쌀가게들이 창고보관쌀에 GPS 장치들을 앞다투어 설치하고 있는 등 쌀파동을 둘러싸고 "신뢰의 일본"이 붕괴하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전하고 있습니다.
아오모리 검찰은 39세의 회사원이 7명의 자녀와 아내를 위해 현미 두봉지를 훔친 남자에게 절도와 무단침입혐의로 기소했고 최근 이 남성은 유죄를 판결받았습니다. 지바현에 위치한 한 쌀가게에서도 판매보관용 쌀에 GPS 트래커를 넣어두어 쌀을 훔친 범인의 집에서 쌀포대가 발견되어 5월 18일 체포, 검찰에 의해 기소되었습니다.
일본국민들이 쌀가격 파동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나 정치권의 대응은 미온적이기만 하다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당장 고이즈미 농림수산성 대신의 쌀유통 직접계약으로 가격안정을 꾀하고 있으나 선거를 눈앞에 둔 집권자민당은 벌써부터 당내 농어촌 표심을 우려한 내부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당내 농촌지역구 기반인 중진 노무라 테츠로 의원이 "집권여당과 상의도 없이 이런 일을 벌이냐"라고 비판했고 고이즈미 대신은 "내각 대신이 이런 일을 굳이 여당의 허락을 받아야 하냐"며 받아치는 등 자민당의 내부도 바람잘날이 없습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성대신의 쌀공급 직접계약도 전문가들에게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고 있습니다. 고이즈미는 4년산 정부비축미 30만톤을 일반 소매/대형유통업체들에게 방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전체 1달 쌀 소비량은 70만톤입니다. 한달 쌀소비량 절반도 안되는 정부비축미를 풀어놓고 쌀가격을 잡겠다는 정부의 대응에 시장은 그저 코웃음만 칠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이즈미가 각종 TV에 연달아 출연해 "쌀 5Kg에 무조건 2000엔이 목표" 라고 주장하는 것도 시장의 원리를 제대로 아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합니다. 현재 시장에 풀리는 비축미는 보관 4년된 쌀입니다. 수확 1년된 쌀도 아닌 비축 4년된 쌀을 가지고 생색을 낸다는 지적입니다. 거기가 정부비축미를 풀어서 가격파동에 대응하는 것은 특정 브랜드 쌀을 선호하는 일부 일본국민들에게는 효과가 미비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품종이나 산지가 다양하게 혼합된 정부비축미는 풀리면서 가격이 약간 싸지는 분위기도 있지만 특정 품종 및 산지를 대표하는 브렌드 쌀은 여전히 가격인상율이 높아 비축미 출하효과를 상쇄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과연 고이즈미가 비축미를 풀어 쌀가격을 낮추는 것에 전력인지도 의문입니다. 일본정부는 4년산 비축미 30만톤을 라쿠텐, 라인-야후, 이온, 돈키호테 등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직접 소매유통 목적으로 풀었습니다. 그러나 교도통신에 따르면 비축미 유통을 신청한 일본 최대 오프라인 소매라인인 패밀리마트와 세븐일레븐이 유통계약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에 널리고 널린 편의점에서 싸게 비축미를 유통시키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가 클텐데 왜 편의점 유통망이 계약에서 제외되었는가" 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30만톤을 직접 소매에 풀어 5Kg에 2000엔으로 파는 것이 정당한가도 비판을 제기합니다. 이번 고이즈미의 비축미 방출은 소매에게 "쌀 5Kg를 2000엔에 팔아라" 라는 조건을 붙여 국가가 특정 민간소매유통에게 쌀을 팔았습니다. 이로인해 일본의 어떤 소비자는 5Kg 쌀을 2천엔에, 다른 어떤 소비자는 5천엔에 구매하게 됩니다. 국가가 3000엔 이익을 보는것이 아닌 일부 국민이 싸게 쌀을 사게 되 이익을 보게 됩니다. 이는 전적으로 개인의 조건(주거,쇼핑습관,소득수준 등)에 따라 갈립니다. 이게 과연 공정하냐는 비판입니다. 비판을 제기하는 일부 경제학자들은 "가격이 높더라도 차라리 국가가 쌀유통에 관여해서 이익을 보고 국가가 EU처럼 전국민 생활지원금 명목으로 국민 전체를 위한 정책을 펴는게 낫지 않은가" 라는 다소 과격한 주장까지도 제시합니다.
이대로가면 더 큰 재앙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일본은 쌀재배 농가들이 봄에 파종을 마치고 7월부터 수확에 돌입합니다. 올해 수확한 쌀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려면 아무리 빨라봐야 올해 말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또한 레이와 5년 - 2023년에 기록적인 흉작으로 쌀생산이 줄어든 마당에 일본은 계속해서 쌀재배 면적을 줄여 쌀가격을 조절하려 시도해 왔습니다. 올해 2025년에 작황이 쌀공급을 늘릴정도로 풍작이 될 것이라는 장담이 없습니다. 일본 내부 쌀생산이 부족하다면 쌀수입을 늘려야 하는데 무턱대고 "식량자급/식량안보"를 외면하고 수입을 늘릴수도 없습니다. 올해 현재까지 일본은 쌀파동으로 인해 민간 쌀수입 규모가 2024년보다 무려 20배가 늘어난 상황입니다. 반년 수입 규모가 이정도로 늘었습니다. 민간이 주도한 쌀수입이 이정도인데 정부 주도 수입물량은 아직 집계와 발표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일시적으로 쌀수입을 늘려 공급에 대처한다고 해도 2025년 선거가 있는 해에 집권자민당이 "식량안보"와 "농어촌표심"을 외면할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거기다 이중적인 일본의 농어촌대책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일본의 쌀수입 관세는 1Kg당 341엔으로 대량으로 쌀을 수입해봤자 여전히 소매로 가면 쌀가격은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일본은 수출용 쌀재배를 하는 농어촌가구에 쌀재배 면적 10헥타르당 4만엔 보조금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유통할 쌀이 없어 난리인데, 정부가 오히려 쌀수출 - 국외유출을 장려하고 있는 셈입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이제라도 "일본은 쌀자급국가,식량자급율 100% 국가이다" 라는 환상에서 깨어 일본이 쌀부족 국가라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대대적인 농업정책개혁을 펼처야 한다고 말합니다. 솔직하게 "일본에는 쌀이 없다" 라고 인정하고 쌀재배 면적과 쌀생산을 증대시키는 방안으로 돌아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이번 일본의 쌀파동을 주의깊게 보고있는 한국의 향후 정책변화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제시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윤석렬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당선될 시 다시 입법시도될 것으로 보이며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정부의 쌀매입을 임의규정에서 의무규정으로 바꾸며 수요대비 쌀 초과생산량이 3~5% 이상이거나, 수확기 쌀 가격이 평년 대비 5~8% 이상 하락할 시 정부가 초과 생산량 전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한다는, 쌀생산을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식량안보로 승격하는 파격적인 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