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봉하마을에서 열렸던 노무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도식에 자원봉사자로 다녀왔습니다. 그 이야기를 간략하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은 10시 50분까지 봉하마을 내 강금원기념봉하연수원에 도착해야 하는데, 시간을 맞추려고 아침 일찍 출발했습니다. 서울, 인천에서 오신 분들도 계셨고, 아침 일찍 오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저는 10시 15분쯤 봉하마을에 도착했는데, 추도식이 14시부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벌써 봉하마을 내 주차장이 가득 찼더군요. 때문에 봉하마을로 차량 진입은 불가했고, 교통 통제 중인 경찰관 분의 안내를 받아 봉하교차로 옆 금봉 졸음쉼터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습니다. 주차장을 나와 봉하마을을 향해 걷다보니 쫙 펼쳐진 논밭과 트랙터가 보였습니다.

가로등에 추도식 배너가 걸려있었는데, 이번 탄핵 국면에서 이슈가 되었던 응원봉 집회가 모티브가 되었나 봅니다.

자원봉사자 교육장소로 들어가 참석자 명부에 이름을 적고, 자원봉사자 티셔츠와 에코백, 간식 보따리를 받았습니다. 자원봉사자 명찰에는 알파벳이 쓰여 있었는데, 각자 원하는 알파벳을 골라 착용하고 있으면 추후 자원봉사자 교육 때 알파벳별 역할이 공개된다고 합니다. 이번에 받은 자원봉사자 티셔츠는 연보라색이었는데, 제비꽃이 떠올라 예쁘기도 했고, 마음에도 들었습니다 :)


자원봉사자 교육 맨 마지막 순서로 구역 및 역할이 공개되었는데, 이 알파벳은 매 년 바뀐다고 합니다. (작년에 왔던 사람들이 기억해 뒀다가 쉬운 거 고르면 안 되니까..ㅎㅎㅎ) 노란색이 비교적 난이도가 높고, 파란색이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업무라고 합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이번에 추도식 자원봉사자 60명과 묘역 내 시민해설사 10분, 총 70분의 자원봉사자가 추도식장에서 자원봉사를 맡는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추가로 다른 곳에서 교통정리 자원 봉사를 맡아주신 분들도 계신다고 하고요. 만 오천 명 이상의 참배객과 주요 정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추도식이다보니, 자원 봉사자 규모도 큰 듯 했습니다.

자원봉사자 점심 식사로는 본 도시락을 준비해주셨습니다. 불고기와 미역국, 밥이 맛있어서 든든하게 잘 먹었네요.

본격적으로 자원봉사를 시작하기 전에 시간이 조금 남아, '깨어있는 시민 문화체험 전시관'에 들렀습니다. 시간이 막 여유롭지 않아 전부를 둘러볼 수는 없었지만,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전시관 한 편에 걸려 있는 이 글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네요. 한 번의 실패로 나락에 떨어지고, 누군가는 한 번의 승리로 평생 승리자가 되는 게 아니라, 누구든 언제나 다시 도전할 수 있고, 누구나 한 번의 승리에 도취되어 오만해지지 않는,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사회를 꿈꿔봅니다.


이후 자원봉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추도식에 여러 정치인들이 참석했는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박찬대, 김병주, 김민석, 박은정 의원에 대한 호응이 특히 좋았던 것 같네요. (최고는 문재인 대통령이었지만요)

우원식 국회의장도 참석했습니다.

유시민 작가를 방송에서 봤을 땐 몰랐는데, 세월을 피해갈 수는 없나 봅니다. 유작가님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뵙고 싶네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입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추도식 동안 열심히 자원 봉사 활동을 하다가, 추도식이 마무리되고 잠깐의 휴식 시간이 있었고, 자원봉사자 기념사진 촬영, 자원봉사자 참배를 마지막으로 해산했습니다. 자원봉사를 마치고 나니 뿌듯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네요. 다행히 햇볕이 뜨겁지도 않았고, 참배객들은 질서정연하셨고, 밥도 맛있었고, 노무현재단 직원 분들은 정말 친절하셨고요.
또, 함께 자원봉사 했던 선생님 한 분과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었는데, 정말 즐거웠습니다. 소소한 이야기부터 가벼운 정치 이야기, 가치관 이야기 등, 여러 주제로 이야길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갔습니다. 그 선생님은 이번이 세 번째 자원봉사라고, 다음 번엔 참배객으로 오고 싶다고 하셨는데..ㅎㅎㅎ 내년에 오면 또 뵐 수 있을까요.
자원봉사를 맡은 분들이 다들 열심히, 또 즐겁게 봉사하시는 걸 보며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분리수거 역할에 걸린 분들은 업무가 힘드셨을 텐데, 힘들다는 내색 없이 즐겁게 일하시는 모습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여러모로 정말 뜻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사소하게 마음에 걸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묘역에서 자원봉사자 참배를 하던 중, 극우 유튜버로 추정되는 한 중년 남성이 부엉이 바위로 가자-하며 계속 소리를 치기도 했고, 스피커와 기타 반입 금지 물품을 들고 묘역으로 들어가려던 수상한 사람이 묘역 입장을 제지당하기도 했습니다. 고인을 기리고 추모하는 추도식에서까지 그런 추태를 보여야 했을까 싶어 안타깝기도 하고, 화도 났네요.

그렇게 자원봉사를 마치고 봉하마을을 나와 차로 향했습니다. 내년 추도식은 토요일에 열릴 것 같은데, 내년에도 자원봉사를 신청해볼까 싶기도 하네요.
봉하마을에서 본 노무현 대통령 어록 몇 개를 남기며, 글을 마무리 지어봅니다. 어록 속 말처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열심히 일하면 땀 흘린 만큼 잘 사는 사회가 오길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
올해는 5월 2일에,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공고가 올라왔었습니다. 내년 4월 말쯤 자원봉사자 모집 일정 관련해서 유선으로 문의해보시거나, 노무현재단 홈페이지를 확인해보시면 될 듯 합니다 :)
감사합니다 :)
도로정비가 되어 공단쪽보단 차가 안밀리겠다 했는데
정비된 새 도로쪽으로 어마어마 하게 밀려 기다리다 그냥 왔습니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