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틀 전, 서울 지하철 역 승강장에서 제가 양손에 물건을 주렁주렁 든 채로 주머니에서 무선 이어버드를 꺼내서 귀에 끼우다가 한 개만 성공하고 다른 한 개를 꺼내기 전 케이스째로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케이스는 제 발밑에 떨어졌지만 그 속의 이어버드 한짝은 튀어서 4m 정도 떨어진 곳으로 갔습니다.
제가 케이스부터 집는 동안 이어버드가 튄 방향에 있던 어떤 젊은 여자가 주저없이 이어버드를 집어 들어 저에게 주려고 오더군요. 저도 그 분에게 받으려고 가서 중간 지점에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받았습니다.
그 분을 보니 아는 사람과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제가 이어버드를 떨어뜨린 것을 보고 주저 없이 가서 집어 가져다 주신 것이더군요. 친절과 주저없는 행동이 참 고마웠습니다.
2. 어제 집사람과 숙소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걸어 들어오며 이야기를 하는데, 좁은 길의 오른쪽 앞 건물 뒤 딱 차 한 대가 나올만한 골목에서 검정색 포르쉐 SUV가 머리를 내밀면서 천천히 나오는 것을 봐서, 제가 팔을 내밀어서 이야기에 몰두한 집사람을 멈췄습니다. 차가 골목 끝 건물에 의해 시야갸 제한된 조건이므로 안전하게 나올 수 있도록요.
그런데 포르쉐 운전자도 어두운 창문을 반쯤 내린 채로 주변을 확인하고 있더군요. 제가 집사람을 한 팔로 막은 채로 그 운전자에게 전진하라고 손짓하니까, 그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안경을 낀 운전자는 우리 부부가 먼저 걸어 가라고 손짓하네요.
그래서 저희가 감사하다고 손을 들어올린 후 먼저 걸어 지나갔습니다. 사람이 참 됨됨이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 두 사람이 처음 본 저에게 했던 것 같은 선행과 양보, 그리고 감사의 인사와 손짓은 그것을 한다고 자기 주머니가 풍족해지거나 배가 채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선행, 양보, 감사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기 행동에 스스로 규칙을 유지하고, 그 스스로의 규칙은 내가 신경쓰지 않는 순간에도 내 행동을 남들이 보기에 고개를 끄떡이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그런 행동을 해 버릇하지 않은 사람은 친절과 감사를 (남들 앞에서) 해야 할 상황에서 어색한 행동만 합니다.
이것은 꾸준히 스스로 운동을 해서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과 비유할 수 있습니다. 힘들게 운동하지 않고 누워서 놀면 편하고 좋지요. 하지만 몸을 움직여서 활동해야 할 순간이 오면 그동안 운동하지 않은 몸은 티가 납니다. 어색하고 성과가 좋지 않지요. 그 때 주변 사람들은 평소 자기 운동 습관을 유지하여 몸을 유연하게 움직이는 사람과, 평소에 누워 놀기만 하다가 이 때 잘 보이려고 움직이는 사람을 쉽게 분간할 수 있고, 그 사람이 어떤 정도로 스스로를 관리하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친절과 감사의 표현은 마음의 운동 또는 감정을 표현하는 매일의 운동 루틴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겸손이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아닌가 생각중입니다
내가 스스로 내세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진 내 행실에 대한 입소문으로 평가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은데, 사람들은 그 시간 걸리는 과정을 참지 못하고 즉석적으로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외치고 다니곤 하지요.
보행자가 있을 땐 의식적으로 양보를 하려고 하고, 대부분 그렇게 합니다.
언젠간 내가 행한 일이 나에게 돌아오길 바라면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