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tk 아니지만 못지않은 곳입니다.
지역은 특정하지 않겠습니다. 평범한 소시민이라 지역정치인의 보복이 두려워서요.
이곳은 대선 때 민주당 계열 후보가 찾아 연설하지 않는 지역입니다. 제 기억에 지난 몇 번의 대선에서 본 선거 기간에 후보가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버린패입니다. 섭섭하지 않습니다. 제가 캠프 관계자라도 차라리 <후보님 차에서 한 시간 더 주무시라 >할 겁니다. 뭘 줘 놓고 바래야죠.
그런 대신 유세현장에 당 지도부나 중량급 의원이 지원유세를 나오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 민주당 지도부 인사가 지원유세를 왔습니다. 요즘의 지원유세는 현장도 현장이지만, 유튜브로 생중계 되어 지원 활동과 더불어 지역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관입니다.
지역 정치인들이 지도부 인사와 사진 찍고 자기 홍보 수단으로 쓰는 것, 당연합니다. 이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도가 있어야죠. 반말로 서로 부르고 자기 친분 있는 사람 불러서 지도부 옆에 세워 사진찍습니다. 이건 다 생중계 되고 있습니다...

사진에 등장하는 자켓 입은 저분, 선거운동원 복장도 아닌데 영상의 10분 이상을 저 모양새로 계속 카메라 맨 앞에 걸립니다. ‘이재명’ 이름이 적힌 선거운동복을 입은 분들 (도당 위원장, 지역 위원장 등)과 지원 나온 지도부 의원 얼굴이 나오는 내신 저 아저씨의 몸집이 더 많이 나옵니다. 지나가는 시민일까요? 아니요. 전직 시장입니다. 시장 상인들과 안면이 있으니 안내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영상 내내 한 언행을 모아보겠습니다.
1. 첫인사 : “ 전(매주 작게) ** 시장입니다. (얼핏 들으면 현직 시장인줄 알겠습니다.)
2. 의원들이 전통 시장에 가면 의도적으로 물건들을 삽니다. 그리고 일부러 지역화폐를 노출 시켜서 자연스럽게 정책을 홍보합니다. 또한 상인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니 판매하는 제품을 천천히 고릅니다. 이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 일부러 상호도 한 번 불러주고, 뭐가 잘나가냐, 뭐가 맛있냐. 물어보죠. 시간이 남아서 그러는 거 아닙니다. 이유가 있으니 그러는 겁니다.
의원이 그런 프로세스대로 고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전직 시장이 중간에 끼어들어서 묻지도 않고 턱턱 물건을 집어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건넵니다. 지원 나온 의원은 이건 차에서 먹기 조금 불편하겠다며 다른 것을 고르려 하구요.
아, 이 그림 망했습니다.
3. 또 다른 물건을 삽니다. 역시나 지역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했고 거스름돈을 받으려는 찰라, 또 전직 시장이 제멋대로 봉투에 물건을 하나 더 담습니다. 선거법 상 덤으로 물건을 줘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추가 구매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또 망했습니다.
여기서 망했다는 건 제 생각입니다.

4. 이건 무슨 상황일까요?
줄무늬 입은 시민분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의원을 손을 잡고 끌고 가는 장면입니다. 다음 상가로 가야하나봐요.
근데 뭐가 중한 건가요?
이후에도 줄줄 이어집니다.
의원이 상가에 들어가면 따라 들어갑니다. 의원이 이재명 잘 부탁합니다. 하고 나오죠.
그러면 이 전직 시장이 한마디 보탭니다.
이재명 잘 부탁합니다. 아무개(자기 이름)입니다!
어머니, 저 아무개(자기이름)입니다!!
다른 상가에서 말합니다.
예, 저 시장 나옵니다.
저기, 나 나올라면 이재명 뽑아야 돼요!
계속 이런 식입니다.
이건 민주당 대통령 선거 지원유세인지 전직시장 민생투어 브이로그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악의적 편집이 아니라 영상을 보면 10분 이상 저 아저씨 얼굴밖에 안 보여요. 선거 운동원 복장도 아니니 더더욱 튑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정점을 찍습니다.
의원과 선거운동원(당 지역위원장, 시의원 등)이 한 상가에서 상인과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먹방(?)을 연출합니다. 이 또한 이유가 있는 연출입니다. 그런데 또 끼어들어 대뜸 의원과 악수를 합니다. 카메라에 눈까지 마주칩니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여기 지역위원장이 잘 하고 계시니까...."
그리고 유유히 퇴장합니다. 이거 뭡니까?
이후 의원의 지지연설에서는 이 아저씨가 보이지 않습니다. 카메라에 안 잡히고, 연단에 못 오르니 가셨나 짐작합니다.
시대가 변했습니다. 인맥 동원 해서 사람 모으는 게 선거운동이 아닙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아도 유튜브로 생중계 하면서 민주당 의원들, 민주당의 활동을 알리고 홍보하는 수단으로 잘 쓰고 있습니다. 연출이 무조건 나쁜 게 아닙니다. 다 이유가 있는 연출이고, 그림입니다. 그런데 이건 그 소중한 홍보 수단을 자기 정치하러 나온 전직시장이 스틸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선거운동원 복장보다 까만 셔츠 입은 아저씨가 시선을 강탈하면서 앞줄에서 의원을 질질 끌고 다니는 모습을 연출하고, 의원 악수 하면 자기가 그 뒤에 꼭 악수하면서 자기 이름 한번 씩 입에 올립니까?
한번이 아니라 계속 이럽니다.
다른 도당 위원장 국회의원이나 지역 위원장 등은 가만히 따라가면서 지원 나온 의원을 부각시키는데 이분은 자기 얼굴부터 들이밉니다. 지원 나온 지도부가 말하고 있으면 끊고, 끌고 가고 등 본인의 정해진 동선만 보는듯 합니다. 배려가 없습니다.
내내 이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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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보는 내내 갑갑했습니다. 이게 무슨 민폐인가 싶었습니다.
저는 이와 관련된 글을 이 지역 시민들이 300여 명 모여있는 단톡방에 올렸습니다. 소중한 홍보 기회인데, 지역 정치인들이 의원하고 사진찍고 이름 알리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이건 좀 과하다. 시대가 변했는데 여전히 구태스러운 모습이다. 자연스러운 그림을 망치고 있다. 라는 의견을 올렸고, 다음에 혹시 당에서 지원 유세 계획이 있다면 의견 참조 바란다. 는 취지였습니다. 당연히 실명 거론하지 않았고 전직 시장이라는 것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황당하고 기막힌 일이 일어납니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 관리자가 제 글을 블라인드 처리 하면서 <민주당 지지자를 폄훼 한다> 는 의견이 있어 블라인드 처리한다고 합니다.
제 글 어디에도 그러한 표현이 없었기에 반론을 적었으나 바로 실시간 블라인드 처리가 되었습니다. 우스운 것은 몇 시간 전, 제 글에 그 관리자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참고 하겠습니다> 라고 답글을 달았던 사실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요?
관리자는 민주당 지역 관계자입니다. (직위까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지인을 통해 개인적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전직 시장에게 항의 전화를 받았답니다.
누군가 제 글을 전직 시장에게 제보했고, 제 의견이 자신을 저격하는 글이고, 당신이 사주해서(여기서 당신은 관리자, 즉 민주당 지역 관계자입니다.) 자기에 대한 험담을 올리고 분위기 만드는 것 아니냐며 불같이 화를 냈답니다.
그래서 요지는 본인이 욕 먹는 게 싫으니 제가 쓴 글을 블라인드 처리하겠다는 겁니다.
이건 무슨 상황인가요? 시민의 의견을 누군가의 사주로 받아들이는 정신머리는 뭘까요?
자기 욕 먹는다고 하지도 않은 말을 이유로 들어 블라인드 처리하고 발뺌하는 비겁한 모양새는 또 뭔가요?
이해가 갑니다. 전직 시장과 저 민주당 관계자가 다음 지방 선거에 시장으로 나설 겁니다.
저는 민주당 당원이 아닙니다. 가입하려고 했는데 지역 정치의 면면을 알고 있으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비 셔틀이나 할 게 아니라면 발 디디면 안 되는 공간입니다. 조금이라도 얼굴을 알리면 안 되고, 활동하면 안 됩니다. 내 자리 뺏길까봐 눈에 불을 켜고 편 가르고 흘겨봅니다. 누구 줄에 서서 비례 시의원 하려고 한다 등등 말 많습니다.
옳은 소리 하면 안되고, 틀렸다고 말 하면 안 됩니다.
여전히 지역 정치가 구태인 이유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목숨을 내 놓고 이 판에 뛰어들었습니다.
시민들은 지독한 겨울과 봄을 지났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내란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들 간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음 지방 선거를 노리는 누군가는 이러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지역을 특정하지 않았고, 물어보셔도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짐작하시더라도 밝히지는 말아주십시오.
다만 이런 분위기로 지역 정치가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은 알리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인 부분을 조금 삭제 했습니다.
저 개인의 일과 저 분의 행위 사이의 연관은 없으니까요.
네, 유튜브 동영상 하나로 판단하면 안되죠.
저 분의 행적을 알고 있는 지역 시민으로서 갑갑해서 적었습니다.
윤석열 탄핵촉구 지역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지인이 (작은 지역이라 시장 지인인거 다 알아요) 갑자기 등장해서 전직 시장님이 여기 계신데, 한말씀 듣고 싶다 하니 연단에 올랐고, 역시나 지인들이 저 분 이름 연호해서 눈충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지역을 밝힐 수는 없지만 행사때마다 등장해서 자기 이름만 부르다 갑니다.
저 분이 공천 받을 것 같습니다.
벌써 부터 두 세력 싸움이 장난 아니고, 지금 저쪽에 세가 밀리는 모양새입니다.
알아서들 하시겠지만, 너무 투명합니다.
말씀하신 부분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저 분은 도가 지나칩니다. 오히려 지금 지역 캠프에 있는 지인 말로는 전혀 도움을 안 주고 서로 기싸움 중이랍니다. 자기이름 팔아야 할 만큼 무명 정치인도 아닙니다. 저 사람 모를 사람 거의 없어요. 전직 시장이고, 워낙 인맥 빵빵한 분이라 자기가 저렇게 나서서 리드하는 겁니다. 그런 공을 이해하더라도 행동은 조금 달리할 수 있습니다. 흐름 끊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데 의원 끌고 가고 이재명 이름 뒤에 내 이름 꼭 붙이고 이런 거 안 해도 됩니다. 그런 부분을 지적했다고 쪼르르 전화해서 사주 받아 글 썼느냐 운운하는 건 공을 넘어서는 과라고 생각합니다.
덧. 댓글을 다시 읽어보니 기강 운운한 부분은 제가 잘못 표현했습니다. 일부는 삭제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만 험지에서 고생하는 정치 낭인은 아닙니다. 두루두루 양쪽 당 다 친하고 그게 장점이기도 한 전직 시장이니 그렇게 딱한 처지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