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이란 말이 있다. 아마도 인터넷에서 정치글을 클릭해서 볼 정도의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말.
중국이 조선족의 문화를 자국 역사로 편입시키고, 더 나아가 한국의 고대사까지 ‘중국사’라고 주장하는 역사 강탈 프로젝트다.
그리고 지금 2024년 12월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의 정치계에서 이준석에 의해 자행되는 '노무현 정신'의 강탈시도를 가장 적절히 표현하는 네 글자이다. '동북공정'
최근 이준석은 한두번도 아니고 수차례나 거듭 '노무현 정신'을 언급하며, 민주당과 이재명은 '노무현 정신'을 잃었으며, 자신만이 바로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라는 말을 반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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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02 YTN 방송 인터뷰 "저는 민주당이 어제 오늘 보는 보이는 모습만 봐도요. 그런 원리 원칙 그리고 또 때로는 손해 보더라도 바른 길을 가려는 모습을 보였던 그런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과 많이 어긋나 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겠습니까? 지금 결함이 많은 후보를 어떻게든 밀어 올려야 되는 그런 당내의 전체적인 전체주의적인 분위기 때문에 그렇게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오히려 과거 민주당을 좋아하셨던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 같은 분을 좋아했던 분일수록 더 강하게 타박해야 된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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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04 광주 5.18 묘역 참배 후 방송 인터뷰 "노무현 대통령의 그런 의식을 많이 본받으려고 합니다. 예전에 3당 합당이라는 편한 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거부하고 이의 있다고 손을 들고 어려운 길을 자청했던 노무현 대통령처럼 그리고 그런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나중에 십수 년 뒤에 광주에서 이렇게 크게 쓰임이 있게 해주셨던 것처럼 저는 항상 정치를 올바른 방향으로 하겠다는 생각으로 빅텐트라는 정치공학적 논의에서 빠져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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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04 SNS 메시지 - 이재명의 대법원 판결 이후 민주당의 반발을 비난하며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계시듯 지금의 민주당이 이렇게 된 것은 노무현 정신으로부터 완전히 멀어진 '노무현 아닌 민주당'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생전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가 법 위에 있지 않고, 따라서 후보도 법 위에 있지 않고 선거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면서 모두가 법에 따라 규제를 받아야 하며 선거전략은 정정당당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역시 노무현 대통령님 말씀대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지금의 민주당이며, 노무현 정신과는 가장 동떨어진 삶을 살아왔던 특정인 하나를 지키려 지난 3년간 몸부림을 쳤던 자업자득의 결과를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진정으로 노무현 정신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 민주당 바깥에 있습니다." |
글은 세 개만 가져왔지만, 이준석 관련 페이스북 메시지나 최근 방송 출연 등에서 빈번히 언급하고 있는 이준석의 '노무현 정신'은 그럼 대체 뭘까? 일단 내 나름대로 한 줄로 정의를 해보자면 '노무현 정신'이란 권력에 맞서고, 사회적 불의에 저항하며, 사람 중심의 진보를 향한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준석은 노무현은 YS의 3당 합당 때 앞장서서 반대를 외친 사람인데, 민주당은 왜 이재명에게 아무도 노무현처럼 반기를 들지 않는다며 의문을 제기한다. 이준석은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윤석열에게 반대해 쫓겨난 사람이니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라는 논리도 가져다 붙일 수 있다. 윤석열이라는 부당한 권력에 저항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마삼중'이라는 멸칭이 있을 정도로 선거 낙선 이력도 노무현답다는 이야기도 한 적이 있다. 노원 국회의원 출마 당시 노무현이 강북에서 편하게 국회의원을 했다면 '바보 노무현'이라고 불렸겠냐며 자신의 도전을 노무현에 빗댄 인터뷰를 한 것이 그런 발상을 증명한다.
근데 가만히 따져보면 이준석은 태생부터 '노무현 정신'을 이야기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는 '박근혜 키드'로 보수계열 정당인 새누리당에서 정치에 입문했고, 이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유승민계가 만든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으로, 그리고 바른정당이 안철수 국민의당과 합당하며 생긴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후 박근혜 탄핵으로 사분오열됐던 보수정당들이 '미래통합당'으로 모이면서 이준석 역시 여기에 합류했고,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바뀐 이후에는 잘 알려진 것처럼 당대표를 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을 진두지휘했고, 이후 탈당과 개혁신당 창당에는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지만, 이 역시 정치적 노선차이보다는 윤석열 당선 이후 국민의힘 당내 파워게임에서 패한 이준석이 밀려났다고 볼 수 있다. 이준석이 곧 '당의 얼굴'인 개혁신당조차도 개혁보수를 주장하고 있으니 이준석은 정치 입문 이후 단 한 번도 보수진영에서 벗어난 적 없는 사람이다.
진보의 가치는 부당한 권력과 맞서 싸우는 것, 그리고 사회적 불의와 맞서 싸우는 것에 있다. 그리고 노무현은 평생을 그 진보적 가치에 충실해온 사람이다. 그는 정치적 야인 시절, 김영삼과 노태우 김종필의 권력장악을 위한 3당합당에 반대를 외쳤고, 영화 '변호인'에서 묘사된 것처럼 '부림사건'이라는 군부독재정권이 만들어낸 사회적 불의와 맞서 싸웠다. 그 이후에도 그는 정치적으로 편한 길을 선택하는 대신 꼬마민주당에 들어가 가시밭길을 걸었고, 해고 노동자들을 위해 법률상담을 하고, 민주주의 운동에 뛰어들며 행동으로 진보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비록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보수적인 정책을 내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항상 진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이준석의 정치적 행보에서 대체 그 어디에 노무현이 평생을 바쳐온 '진보'의 가치가 있을까? 단지 노무현처럼 여러 번 낙선해서? 노원구라는 보수계열의 험지에서 정치 초년생 시절부터 선거에 도전한 그 자세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그 곳이 이준석 본인이 성장한 지역이기에 출마한 것이긴 해도, 험지에서 출마해 온 몸으로 부딪혔다는 것은 사실이긴 하니. 하지만 평생 보수진영에서 보수적 가치를 추종해오고 지금도 '개혁보수'를 주장하는 이준석이 왜 노무현에 그렇게 자신을 대입하게 된 걸까?

이 의문을 풀어보기 위해 '이준석', 그리고 '노무현'을 키워드로 놓고 검색을 시도해봤다. 그리고 노무현에 대한 이준석의 언급은 2021년 6월 이후에 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렇다. 이준석이 국민의힘 당대표에 당선된 이후다. 이준석은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 직후 봉하마을을 찾아가 노무현 묘역에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그리고 봉하마을에서 "무엇보다 노 전 대통령께서 세우려 했던 소탈함이나 국민과의 소통 같은 가치를 우리 당의 가치에 편입시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말을 했다.
국민의힘과 같은 보수진영에서 '김대중', '노무현'과 같은 진보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을 언급하는 것은 그동안 금기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준석은 젊은 보수진영 당대표로서 자신의 선명성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무현을 인용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2021년 7월에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대립할 당시, 언론중재법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각종 개혁법안에 대해 이준석이 "노무현 정신에 어긋난다"고 비판했고, 이에 정세균 전국무총리가 반발한 사건이 있었다.
정세균 총리는 "노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막말로 조롱했던 당신들의 과거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며 "정치검찰과 국정원(국가정보원), 수구 언론까지 총동원하여 한 인간을 난도질하고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당신들은 지금까지 단 한마디 반성도 진실한 사죄도 없었다. 당신들의 입길에 더는 노 전 대통령님을 올리지 말라. 고인에 대한 명예살인, 당장 멈추라"고 글을 올렸고, 이 지적에 이준석은 ""친노라면 노무현 대통령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라는 말이 그리도 고까우십니까"라며, "뭔가 착각하신 것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님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언론의 자체적 필터링을 추진하셨던 자유주의자이고, 지금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이 아니라고 했다.
이런 몇 가지 사례만 보더라도 이준석은 노무현 정신을 지극히 자기편의적으로 발췌해 인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무현 정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보적 가치와 '사람사는 세상' 이지만 이준석은 노무현의 낙선경험을 자신의 낙선커리어와 동일화하고, 노무현의 행보 중 자신에게 유리한 지점만 취사선택해 자신을 방어하는 논리로 차용했다. 그가 보여준 진보적 가치와 투쟁은 도외시한채 말이다.
이는 이준석이 최근 대선정국에서 발표한 공약 몇 개만 봐도 보인다. 리쇼어링 공약에서 외노자 최저임금 적용 유예는 위헌의 소지가 있고, 지자체별 최저임금 차등 정책은 실질적으로 최저임금 -30%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은 마이너스 복지 공약이며, 이재명표 돈살포 공약을 막는다는 지자체의 현금성 복지 제한은 보수 정부 특유의 긴축지향, 작은 정부지향이다. AI산업을 국가가 아닌 기업 위주로 키워야 한다는 공약에서는 이명박 시절의 '낙수효과'론을 떠올리게 한다. 일단 뭐든지 친기업 정책에 가깝다. 이런 공약 어디에서 '노무현 정신'이 있단 말인가?

이재명의 민주당 장악을 이준석이 비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재 이재명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5%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는 가장 강력한 유력 대선후보이며, 민주당 역시 윤석열의 비상계엄 정국 이후 4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정당이다. 민주당이 170석 원내 1당이 되기 위해 노태우와 김영삼, 김종필처럼 3당합당 같은 야합을 했던가? 아니면 170석을 부정선거로 더럽게 가져간 것일까? 아니다. 국민이 선거로 뽑아준 170석이며, 현재 민주당은 그간 존재했던 당내 불협화음조차 없이 평화롭다. 그런 민주당에서 대체 왜 노무현이 김영삼에게 "반대합니다"를 외친 것처럼 굳이 반기를 들어야 한단 말일까? 민주당이 일치해서 이재명을 지지하는 게 노무현 정신이 아니라는데, 노무현도 새천년민주당을 버리고 친노와 운동권 세대, 그리고 젊은 개혁파 정치인들을 모아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같은 민주당이었지만, 당내 반발로 대통령의 정치가 되지 않자 탄핵까지 감수해가며 노무현의 정치가 통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었던 사람이 노무현이란 말이다.
이재명이 처음부터 더불어민주당의 중심 인물이었을까? 아니다. 이재명은 그동안 민주당에서 변방의 인물이었다. 성남시장 재직 당시에는 그 특유의 돌발적 언사로 비난도 많이 들었고, 2017년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문재인 후보와 경선에 출마했을 때만 해도 민주당 지지자들 대부분이 이재명을 욕했다. 하지만 그런 이재명도 점차 중앙정치를 하면서 진심을 보여줬고, 그것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서서히 사로잡았다. 이재명이 이 과정에서 당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쿠데타라도 저질렀던가? 이재명은 그저 민주당 지지자들의 선택을 받았을 뿐이다. 이준석, 당신이 윤석열에게 그렇게 밀려났다고 해서 이재명이 이낙연을 그렇게 밀어내고 당권을 거머쥐었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다.
오히려 이준석은 자신은 윤석열에게 그렇게 배신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왜 개혁신당은 당대표인 허은아를 이준석에게 대들었다고 바로 내쫓았던 걸까? 윤석열과 이준석의 싸움은 새로 당선된 대통령과 기존 젊은 당대표 사이의 기싸움, 권력싸움이라는 정치적 명분이라도 있었다. 이긴 놈 윤석열이 승자가 된 거고, 진 놈 이준석이 그래서 당을 나온 거다. 반면 허은아는 사당화 우려를 제기하자마자 축출당했다. 윤석열과의 갈등은 그나마 권력투쟁이었지만, 허은아와의 갈등은 철학도, 절차도 없이 끝났다. 이준석이 당했던 일을, 이제는 스스로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데 왜 윤석열은 가해자가 되지만, 이준석은 가해자가 아니라고 하는 것일까? 이준석은 노무현 정신을 입으로 떠들기 이전에 이런 자신의 자기모순과 이중잣대부터 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솔직히 긴 글이지만 하고 싶은 말은 이거 하나다. 이준석은 개혁보수를 주장하면 개혁보수답게 보수의 가치를 발굴하고, 보수의 이름을 인용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보수진영 유권자들은 김대중 노무현을 언급하는 것보다 이승만 박정희를 언급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설마 그래도 좀 배운 놈의 입장에서 차마 이승만 박정희를 찬양하기란 힘들어서 그런다면 그래도 이해는 간다. 아직 일말의 양심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진보의 역사를 개혁보수를 자칭하며 가져다 쓰는 행위는 제발 그만해라. 아무리 정치가 겉으로는 고귀하고 뒤로는 진흙탕 싸움을 하는 무대라고 하지만, 최소한 남의 집 족보를 가져다 쓰는 건 대대로 불문율과 같은 금기였다. 그렇게 노무현 정신의 후계자를 자칭하고 싶다면, 차라리 더불어민주당에 입당을 해라. 근데 이준석이 그럴 리는 없잖는가? 그럼 진보의 역사를, 남의 집 족보를 함부로 도용하지 말고, 너네 집 족보로 싸워라. 중국 동북공정도 한복, 김치가 중국꺼라고는 하지만 이순신과 세종대왕이 중국인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준석도 즐겨쓰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과 비상계엄날 밤 이준석 당신이 한 말 세 글자를 합쳐서 마무리 하겠다. 계엄당일 국회의사당 정문앞에서 이준석 당신이 한 이 세 글자야 말로 방송이나 SNS를 통해서 한 그 어떤 정리된 발언보다도 난 이것이 이준석 당신의 본성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야 임마!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그야말로 양두구육이죠
명태균이나 찾으셈
" 야 너이 벌레 쓰레기야 네놈 드러운입으로 누굴 입에 올리냐"라고 말해주고싶네요
그러면 본인도 삶을 그렇게 살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