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에 소개된 GD의 TOO BAD를 보고 오랜만에 빠져들었네요.
GD의 다른 곡들도 찾아듣고...
근데 어렸을 때 이런 걸 봤으면 충격! 경악! 하면서 한참 빠져들어 지냈을 거 같은데
이제는 '괜찮네' 하는 정도로 넘어가게 되는 거 같습니다.
뭐 당연히 제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뎌지니 그런 거긴 할 거고,
또 한편으로는 대중음악에서 충격! 이라고 할만한 변화가 점점 적어지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현대 대중음악은 20세기 초중반의 블루스 & 재즈, 락, 그리고 후반의 힙합(랩) 정도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할텐데
(그나마도 아주 단순무식하게 말해본다면 재즈, 락, 힙합도 결국은 블루스의 영향 하에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거고)
그 이후로는 일렉트로닉, 헤비메탈 등 그 하부장르들이 나왔을 뿐이고
그것도 80~90년대까지 나온 이후로 21세기에는 거의 변함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90년대까지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대중음악의 완성?이라고 해야 할지.
가령 1955년에 나온 대중음악 앨범과 75년의 대중음악 앨범, 그리고 95년의 대중음악을 들어보면
장르도 악기도 녹음된 사운드도 정말 다르다는 느낌을 받지요.
50년대의 프랭크 시나트라나 척 베리가 70년대의 헤비메탈이나 퓨전 재즈 같은 걸 상상할 수 있었을까,
또 그 70년대의 음악인들은 90년대의 비욕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그냥 마이너한 변화만 있었을 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구요.
90년대 후반 음악들과 지금의 음악들을 들어보면
취향의 차이가 생겼구나 싶지만 다른 면에서는 크게 다를 점이?? 싶은 거죠.
원인을 생각해보면,
대중문화라는 게 결국은 혼자 변화하는 게 아니라 시대에 따라가는 면이 있을텐데
기술과 사회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어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20세기 전기기술의 발전에 따른 일렉기타, 신디사이저 같은 새로운 기기가 등장하는 게 적어진 것일 테고 (우리가 첨단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여전히 에니악에서 변한 게 없는 폰노이만 컴퓨터이듯)
양차대전과 냉전 종식 이후로는 세상이 너무 평화로와서(?) 사회적인 변화가 좀 적어졌기 때문일 것 같기도 하고요.
길게는 2차 대전 이후로, 짧게는 냉전 종식 이후로 짜여진 현재의 사회적인 구조가 트럼프 이후로 깨지면서 여기저기에서 혼란과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AI로 인한 기술적인 변화가 오면
대중음악(혹은 대중문화 전반)이 또다시 큰 변화를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간혹 황병기 옹의 '미궁' 같은 곡들이 멀리 나갔다고 인구에 회자되기는 하지만, 결국 편안함을 주는 음악, 어떠한 정형화된 쾌락중추를 건드리는 음악이라는 일종의 '실용성'을 중심으로 어떠한 지점들로 수렴하기 때문에 패션과 별반 차이가 없는 느낌으로 유행이 순환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다만, 크든 작든 방법론적 혁명(예컨대 20세기 중반 이후 전자악기의 폭발적인 발달이나, 화학기술 발달에 힘입은 섬유업계의 기술혁명. 즉 다채로운 염색이나 새로운 기능을 가진 피복의 발명 등)이 있다면 확실히 발전하기는 합니다.
대중예술의 틀이라는 게 있기는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