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동기인 형과 손절했습니다.
아주 가까운 사이라기 보단 그래도 일년에 서너번 만나 술 한잔씩 하는 사이입니다.
최근에 부동산 관련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갈아타기 고민도 있다고 하여 제가 알고 있는 정보도 알려주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본인의 형님의 상황을 얘기하던중 이게 맞냐? 라는 식의 질문을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순수하게 그런 경우라면 A가 맞죠. 라고 대답했는데
한참을 가만히 있더니 말을 그렇게 하지 말아라 듣는 사람 기분을 생각해라 등등...
갑자기 화를 내는데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형이고 뭔가 내가 놓친게 있었나 싶어서
주고 받은 톡을 다시 한번 쭉 읽어보며 어떤 포인트에서 기분이 나빴는지 살펴봤습니다.
결론은 답정너 였던거죠.
B가 맞다고 대답하면서 상대방을 같이 욕해주길 바랬던건데
저는 객관적으로 말했고 그 얘길 하면서 비유를 들었던 표현이 너무 팩폭이라 기분이 나빴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 기분 나쁘게 해서 죄송하다며 사과 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애초에 그런 의도였다면
이런 일이 있어서 좀 화나는 상황인데 네 생각엔 어떤거 같아? 라고 물어봐줬더라면...
아니면 자초지종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고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이게 맞는거야?
라고 물어봐줬더라면 나도 그렇게 대답하진 않았을 것 같기도 하면서
그렇다고 내가 그 정도로 말을 함부로 한 것도 아니고 기분 나쁠만 한게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그 형 입장에서는 분명 제가 기분 나쁘게 말한 포인트가 있었겠지만 심한 말로 폭주하기 전에 조금 유연하게 말할 수는 없었을까?
라는 아쉬움과 함께 이 인연은 여기까지인가보다... 라는 느낌이 팍 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날 저녁 그 단톡방에서 조용히 나가기를 누르고 이렇게 또 하나의 인간관계가 정리 되는구나 하며
씁쓸하게 주절주절 끄적여 봅니다.
매번 다른 사람 욕할 때가 많았는데 그건 좀 아닌거 같은데 편 들어달란 말인가? 하고 말이죠.
그냥 가만히 있어도 연락이 뜸해서 정리되고 하니까요
답정너 인가요
공감해줘 같이 욕해줘 빼액
솔직하게 질문에 답했다가 욕먹은 상대방 기분은 상관없는건가요?
본인 편들길 원했는데 주찐이 님이 놓쳤다고 생각했다면,
웃으면서 '이럴 때는 내편 좀 들어주라~' 하고 얘기를 이어갔으면 서로 기분좋게 지나갈 일인데
정색하면서 상대방 기분 상하게 하는 그분 스스로부터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난 그렇게 막 욕해도 되는 사람인건가?
야! 씨 이럴땐 넌 내편들어줘야지 임마. 이렇게만 했어도...
그러니까요.
그다음에 연락조차 서로 안하는 사람들이 꽤 되네요. 이제는 연락하기조차 조심스러운 사람들.
이렇게 인연이 정리되는 거겠죠
내가 영업이나 뭔가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는 한 물 흐르듯이 흘러가서 정리 되더군요
그래도 사적으로 만나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 끝이 별로네요.
그냥 와이파이님이랑만 놀렵니다 ㅎ
예전에 비해 인간관계에 들일 에너지가 고갈된 느낌..
만나서 즐겁지 않고 내 기만 빨린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과는 멀어지게 되더군요..
이것도 노화과정인건지 ㅋ..
김광석의 서른즈음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란 가사가 떠오르네요..
멋진 비유입니다.^^
"내가 먹고 맛있다고 할 말한 거 알아서 추천좀 해보쇼"
이런 거죠.
심지어 대등해야 하는 친분관계에서 저러면 뭐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서 물어?"인 셈이고요
슬픔을 나눴더니 약점이 되어있더라구요.
그렇게 끊긴 인연은 다시 이어지지도 않더라구요.
받지는 못하고 살았어요
젊을 때는 그걸 못느끼고 살았는데
나이들수록 서운하고 서럽고 별의별 생각이
들어서 하나둘 손절하게 되더군요
제가 연락 안하니 자연스럽게 손절되었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네요
그들에게 난 어떤 존재였나 이런 생각들이 ...
그래서 더 실망스럽네요.
들리더라고요.
저도 나이들수록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일이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