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마다 받는 위내시경이지만 아직 no수면 경험이 없으신 초보 분들을 위해 이번엔 경험담을 공유합니다.
1. 내시경실 가서 접수할 때 소주잔 크기의 컵에 점성을 가진 반투명 약을 복용하게 하는데, 색이나 맛이나 포카리스웨트를 졸인 것 같이 생겼습니다. 가스 제거제라고 합니다. 원샷을 합니다.
내시경실 앞에는 내시경 전용 유니폼을 맞춰 입고 빨랫줄에 앉은 참새들 처럼 여러 남녀노소가 일렬로 앉아 있습니다. 얼른 빈 자리에 앉아 참새가 됩시다.
가스제거제가 효과를 발휘하는 10분에서 20분 정도 기다립니다.
2. 검사 5분 전 쯤 간호사가 목마취제를 입에 짜 넣어 주시는데 색이나 맛이나 홍삼액기스 또는 박카스를 졸인 것 같습니다.
목에 머금고 머리를 들어 삼키지 말고 목을 마취합니다. 맛이 좋은데다 침이 목구멍에 고여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삼켜지는데 최대한 참아 봅시다.
검사 직전 간호사가 마취제를 삼키라고 합니다. 목에 감각이 없습니다. 효과는 확실하니 안심하고 검사실에 들어가 침대에 옆으로 눕습니다. 신발을 벗어야 하니까 양말에 신경 씁시다.
3. 입에 피스를 물고, 내시경 카메라가 원활히 삼켜지도록 목을 꺾어들어 평소에 ㄱ자인 목구멍을 1자로 만들어 줍니다. 그 뭐더라… 딥스롱? 딥스롯?? …어쨌든 뭐.. 그.. 그런거를원활하게할수있게! 목구멍의 형태를 직선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제 1분 30초 가량의 위내시경 검사를 시작합니다.
4. 카메라가 목구멍을 통과할 때는 괜찮습니다. 충분히 목마취도 되어있고, 목구멍도 큰데다, 목을 1자로 만들어서 카메라가 쑥 통과합니다만, 식도 2/5 부분부터 문제가 시작합니다. 이물질을 뱉으려는 본능과, 카메라를 넣기위한 의사의 힘겨루기가 시작됩니다. 캑캑 거리며 침과 눈물이 나오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식도는 힘이 없습니다. 약 5초 정도의 시간을 견디면 식도 상태를 관찰하며(식도염이 있는가 등) 무사히 위 안쪽으로 카메라가 진입합니다. 사실 그 5초만 견디면 그 다음 부터는 머릿속에서 딴 생각 하면서 있어도 될 만큼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식도를 통과하며 이미 정상인이 아니라, 눈물 콧물 침물로 엉망진창이 되어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마음껏 으헝헣헝컥컥 하시면 됩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요.
5. 위의 주름을 펴기 위해 가스를 계속 불어넣으며 관찰하기 때문에 목구멍으로 컥컥 거리는 가스가 나옵니다. 그래도 가스 배출만 요령껏 하면 숨쉬는 것에만 집중하면 됩니다만… 간호사가 자꾸만 [숨 들이쉬시고…, 후… 내뱉으시고…] 라고 호흡을 유도하는데, 나의 숨 쉬는 박자와 간호사의 호흡 유도 박자가 어긋나면 막 신경이 쓰입니다.
아프거나 괴롭거나 하지 않고, 위내시경 끝나면 뭐 먹을까 고민하는 시간입니다.
6. 내시경 카메라가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면서 조금 느낌이 옵니다. 아프거나 하지는 않는데, 카메라가 꼬물딱 거리는 것에 엄청 신경이 쓰입니다. 의식이 괴로움을 만들어 내는 시간입니다. 의식을 죽이면 괜찮으므로 이때 만큼은 야한 생각을 하며 최대한 의도적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록 합시다. 모든건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시간입니다.
7. 마지막에 다시 캑캑 거리는 시간이 있는데, 왜 인지는 모릅니다. 다시 가스가 목구멍으로 막 올라오기 때문에 아 이거 뭐야 합니다. 아마도 카메라를 꺾어서 위 상단 부분을 보나…?
8. 한 몇 초 정도 그러다가 카메라가 쑥 빠집니다. 간호사들에게 둘러쌓여 왼쪽 얼굴이 눈물 침물로 범벅된 채로 입에 문 피스를 빼고 일어납니다. 엉망진창인 얼굴의 눈물과 콧물과 침을 닦고, 아까전에 으헣헝헝 하던 것과는 다르게 최대한 정상인인 것 처럼 행동하시면 됩니다.
이때 목소리를 최대한 깔고 간호사와 대화하시면 심리적 치료가 더 빨리 됩니다. 점잖하게 목소리를 깔고 티슈 더 달라고 합시다.
끝.
요약:
식도를 통과하는 5초가 어렵지, 나머지는 사실 할만하다.
식도를 통과하는 것도 요령이 있다는데, 저는 잘 모릅니다.
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컥컥 거리는거지 괴로워서 컥컥거리는 것은 아니다.
위내시경 30분 후 물을 마실 수 있고, 한 시간 후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첫 식사로 부드러운 것을 먹는 것을 추천 하시길래, 병원 앞 버거킹에서 치즈와퍼세트를 평소보다 두 배 꼭꼭 씹어 부드럽게 만들어 삼키는 것으로 약속을 지켰습니다.
저두 처음엔 그랬지만… 지금은 요령이 있어서 익숙합니다.
생각보다 고통은 크지 않지만 침 질질 흘리고 트림이 길고 우렁차게 나오는 수치플레이만 잘 버티면 됩니다?
그쵸… 고통은 의외로 짧은데… 그 트럼이 사람 힘들게 하죠.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닌데 하는 생각…
그게 제일 공포스런 순간이었고
배끝에 닿일때 많이 좀 아프더라고요
ㅎㅎ
고통+난이도를 1~10으로 한다면
첫번째 7
두번째 3
세번째 9 였습니다. 같은 병원이었지만 이러더라구요
저번에 잘 되었다고 해서 또 잘되란 법 없고,
저번에 망했다고 해서 또 망하란 법 없고..
저는 다음 번에는 대장도 하니 그냥 수면으로 하려구요
제 경우에는 아~ 이제 좀 힘든데.. 싶을때 쯤 끝나서 할만 했습니다.
침도 안 흘리고 가끔 트림이 나오는 거 말곤 없었네요.
장점은 내시경 끝나고 바로 돌아다닐 수 있는게 너무 좋습니다. ㅎㅎ
전 트림만 했습니다. ㅋㅋㅋ
저는 지금까지 2년마다 하는 위내시경 매번 비수면으로 하는데
긴장을 풀고 코로 심호흡을 크게 하면 침 한 방울 안 흘리고 편하게 하곤 했습니다.
카메라 튜브로 공기를 불어넣기 때문에 속이 좀 더부룩한 느낌이 들고..
식도 부근 위쪽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완전히 꺾어 넣을 때 불편하긴 하지만 참을 만 합니다.
마치고 나면 간호사들이 수면내시경 환자인 줄 알았다고들 합니다...ㅎㅎ
10여번 비수면으로 하다 보니 의사가 조금만 숙련되어도 불편함이 거의 없어요
1. 갈대까지 간 평양냉면 매니아들이 한다는 한그릇 면 한번도 안끊고 먹기를 연습합니다 (메밀함량 높은 찐 평냉은 이래도 소화 잘 됩니다)
2. 이러면 식도 근육을 써서 기도는 잠그고 면만 식도로 꿀떡꿀떡 넘길 수 있게 되는데 이 느낌을 잘 기억 합니다
3. 위내시경 할 때 그 느낌을 기억하며 내시경 호스를 꿀떡꿀떡 삼킵니다
이게 익숙해지면 내시경 조작하는 의사와 웃으며 수신호로 대화 가능합니다...
나머지는 거의 동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