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일 새벽 경기 부천시에서 활동하는 한 비제이(BJ·유튜버 등 인터넷을 이용해 방송을 하는 사람)는 술이 취한 상태로 자신이 자살 시도를 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그는 시청자 5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샤워기를 목에 감은 상태로 30초간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장난 아니냐’며 믿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시청자도 있었다. 이후 휴대폰으로 방송 반응을 확인한 그는 “농담이라고? 진짜 보여줄게 XXXX들아”라며 카메라를 들고 다시 화장실로 들어갔다.
목에 샤워기 감고 자살시도 방송
그는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두 번째 시도를 멈췄다. 그가 카메라를 다시 설치하며 한 말은 “(자살 시도를 하는) 화면이 보이면 (플랫폼) 영구 정지를 받으니까 (가려야겠다)”였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자신이 자살 시도를 하게 된 경위를 편집한 그날의 영상이 ‘이런 일 다시는 없게 하겠다’는 내용으로 올라와 있다.
별풍선 등 후원을 받기 위한 인터넷방송의 콘텐츠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동안의 인터넷방송이 주로 성(性)적 수위나 욕설 등 도덕을 지키지 않아 비판을 받아왔다면, 이제는 범죄·자살 등 극단적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송을 위해 상가 유리창을 깨뜨리고, 기차 내부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범법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최근 총선 과정에서도 유튜버들이 투표소 몰카 설치, 투표 생중계, 투표지 훼손 등 일부 선거법 위반임이 분명한 행위를 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 같은 ‘막장 방송’은 유독 경기도 부천시를 배경으로 한다. ‘인방(인터넷방송)의 도시’ ‘아프리카 (TV) 성지’라고 불리는 부천은 ‘아프리카TV’ 측에서 최초로 방송 장소를 기준으로 비제이의 활동을 제한할 만큼 사고가 많은 곳으로도 꼽힌다. 부천역 일대 비제이들의 ‘크루 방송’은 날것을 지향하는 콘텐츠와 특유의 서열 문화, 시청자 후원을 통한 술 먹방인 소위 ‘간팔이 방송’ 등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포크 테러 사건, 지적장애여성 성추행 사건, 택시 갑질 고소 사건은 모두 부천을 배경으로 생중계됐다.
방송에서 ‘모욕죄 징역 4개월’ ‘전과 2범’ 등 자신의 전과를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부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튜버 A씨는 “부천에 특히 전과자 유튜버가 많다. 구속되었다가 나와서 다시 방송을 하거나, 영구정지를 당해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비제이도 있다. 정확히 확인되는 건 10명 정도”라고 밝혔다. 이들에겐 방송을 통해 전과가 생기거나 공개되더라도 눈앞의 시청자에게 후원을 받고 채널이 유명해지는 것이 더 중요한 듯 보였다.
왜 부천일까. 지난 4월 16일 경기 부천시 부천역 인근 광장을 찾았다. 오후 2시부터 한 건물 앞 화단에 비제이들이 하나둘씩 모여 앉기 시작했다. 어느덧 10여명이 된 이들은 10여개의 삼각대 앞에서 각자의 시청자들과 ‘소통 생중계’를 진행했다. 전깃줄의 참새처럼 줄지어 앉아 방송을 하는 곳이라는 의미의 이른바 ‘부천 전깃줄’의 모습이었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서 개인방송을 하고 있는 이들은 ‘모든 미션 받아요’ 등의 문구를 내걸고 후원금을 유도하고 있었다.
후원금을 받을 때마다 이들은 카메라 앞으로 건너갔다. 한 남성 비제이는 도로 갓길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사이에 두고 엎드리고는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췄고, 한 50대 여성 비제이는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의 벨트를 풀어 휘둘렀다. 아직 영업시간 전인 고깃집 입구 앞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차도에서 부채춤을 추는 비제이도 있었다. 이렇듯 리액션을 하는 비제이가 생기면 다른 비제이들도 카메라를 돌렸다. 리액션을 하는 비제이를 찍으며 “나도 리액션 잘할 수 있는데” “우리 형님들 보라고 엉덩이 좀 찍을게”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부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유튜버는 “전깃줄에서 비제이들끼리 서로 얼굴을 비추며 방송을 하다 보니 싸움도 일어나고 서로 스토리가 생겨 홍보가 된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이 유입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비제이들이 부천에 모이는 이유는 이미 비제이가 많기 때문이었다. 크루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합방(합동방송)’이 가능하다는 것은 부천의 특징이다. 부천에서 13년째 방송을 하고 있다는 한 유튜버는 “60명이 넘는 비제이들이 부천에 상주하면서 아프리카, 유튜브, 팝콘TV 등 여러 플랫폼에서 활동한다”며 “아무래도 비제이들이 많으니까 신인들이 유명 비제이들과 합방 등을 하며 방송 데뷔, 활동을 하기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부천역 인근에 비제이 숙소가 있다”
지역 주민들도 이들의 존재를 익히 알고 있었다. 한 60대 지역 주민은 “부천역 인근에 비제이 숙소가 있다. 남자방, 여자방 나눠서 머문다고 한다”고 전했다. 지역 상인은 한 건물을 가리키며 “저 건물에서 주로 여럿이 모여 방송을 하는 것 같다. 소주 한 박스를 사서 들어갔다”고 전했다.
여러 비제이들이 상주하고 있는 부천에서는 크루에 합류하고 합동 술방에 게스트로 참여하는 등의 기회를 통해 신입 비제이들이 유명해질 가능성, 즉 집적 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였다. ‘부천’이라는 지역명을 붙여 방송 이름이나 크루 이름을 짓는 경우도 흔했다. 방송을 하기 위해 부천으로 이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할 만큼, ‘비제이 데뷔’라는 각인효과도 큰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방송의 이익을 극대화한 듯 보이는 부천의 특징은 오히려 각종 사건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주변에 비제이들이 많으면 관계에서 갑질 피해를 입거나 군중심리에 휘둘릴 가능성이 커지고, 이로 인해 ‘유명해지면 그만’인 인터넷방송의 부정적 특성 또한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주간조선이 인터뷰한 부천 지역 비제이들은 모두 ‘비어방송’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비어방송은 비제이들이 10~20명씩 모여 파티룸, 임대사무실, 비제이가 운영하는 술집 등에서 술먹방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 비제이가 호스트를 맡아 신인 비제이, 일반인 등을 게스트로 초대하고, 이들 간 술 경쟁, 리액션 경쟁을 시키는 콘텐츠다. 게스트 비제이들은 가장 큰 후원(건당 10~15만원)이 터지면 소주나 청주 한 병을 원샷하고 춤과 노래, 노출을 하는 등 리액션을 하게 된다.
일명 ‘하꼬방 비제이’(소규모 시청자를 가진 방송인)들이 유명해지기 위해 대형 비제이의 시스템에 편승해 후원을 받고, 이후 대형 비제이로부터 정산을 받다 보니 갑과 을이 명확하다. 대형 비제이들은 선을 넘는 폭행과 폭언도 ‘헬파티’라는 콘텐츠로 허용하는 등 갑질을 하기도 한다. 액셀방송(닉네임, 후원금액, 비어운영비 등의 엑셀창을 띄워놓고 서로 경쟁을 시켜 후원이 터지면 술을 먹고 리액션을 하는 방송), 간팔이방송 등은 비어방송과 비슷한 단어로 쓰인다. 이 술 먹방을 운영하는 룰은 비제이들마다 각각 조금씩 차이가 있다.
앞서의 13년 차 부천 비제이와 유튜버 A씨는 “비어에서 많은 사건이 일어난다. 부천에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며 “먹기 싫은 술을 억지로 돈 때문에 먹이는 것 자체도 잘못됐고 토하고 집에 가서 죽고 싶다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무리하게 마시고 취하기 때문에 성폭행, 고소 고발 등의 사고도 많이 난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부천 방송이 문제점이 많다. 헐뜯고 증거도 없는 말을 지어내고 서로를 방송용으로 쓰고 있다”며 “이런 관계에 힘들어하는 비제이들이 많고, 자살도 많이 하는 것 같다. 알려진 사건 외에도 부천 비제이들이 몇 명 죽은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떼로 모여 방송하는 ‘비어’에서 문제 발생
최근 만우절 자살시도 생중계를 진행한 비제이 또한 앞서의 술먹방에서 부천 지역 비제이들과의 갈등을 겪었고, 과도한 리액션을 하다가 만취하게 됐다. 2023년 6월 한국에서 발생한 세 번째 사망 생중계 방송 또한 이 ‘음주 합방’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 사망한 비제이는 부천인터넷방송인연합과 술자리 생중계 방송을 가졌었다. 사망자는 해당 술자리의 룰에 따라 다른 비제이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듣는 등 크게 다툼을 벌였고,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후 귀가하며 라이브방송을 통해 해당 술자리로부터 자신의 수입을 정산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자택에서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켠 그는 유서를 공개한 뒤 화장실에서 자살기도를 했고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외에도 비제이들이 활동하는 부천역 일대는 소음·쓰레기문제, 행인들의 초상권 문제, 무분별한 노출과 콘텐츠 진행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었다. 부천 비제이들의 ‘야외방송’ 무대는 주로 공공장소다. 기자가 부천역 일대에 머문 16~17일 이틀 내내 부천역 광장, 상가 앞 공지, 편의점 야외 테이블, 도로 경계석 위, 공실 상가 등 부천역 일대의 각종 공공장소에서는 셀카봉을 들고 돌아다니거나 삼삼오오 모여 방송을 하는 비제이 무리가 목격됐다.
인근 상인들과 행인이 야외방송에 대해 가장 많이 지적한 문제는 고성방가다. 부천역 일대의 상가에는 ‘다른 손님분들을 위해 촬영을 삼가 주세요’라는 안내문구가 자주 목격됐다. 비제이들이 방송을 오전 9시에 시작해 밤 11시까지 계속하는 등 평균 4시간에서 최대 10시간이 넘게 긴 야외 방송을 지속하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큰 것으로 보였다.
무분별한 방송 진행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부천역 광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한 노인은 “어묵 20개를 한꺼번에 먹는 먹방을 해도 되냐고 묻더라. 먹다가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지나. 비제이 촬영을 일절 거부하고 있다. 손님들도 싫어한다”고 전했다. 부천역 인근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B씨는 “후원이 터져서 계산대 앞에 삼각대를 놓고 춤을 추는 리액션을 하는 비제이도 있었다”며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고 제지했지만 소용없었다”고 전했다.
방송 제한구역 설정 후 시민들도 자정 활동
행인의 얼굴 등 타인의 개인정보가 생중계 방송에 노출된다는 점도 문제다. 앞서의 편의점 알바 B씨는 “불륜 커플이 인근 모텔에서 나오는 장면이 한 유튜버의 생중계 영상 배경에 나와서 크게 소란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공공장소에서 방송을 한 후 뒷정리를 하지 않아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도 있다. 부천 유튜버 A씨는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줄담배를 피우고 길거리와 화단에 꽁초를 쌓아둔다. 먹다 남은 커피 용기 등을 버리고 간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들이 끊이지 않자 아프리카TV 측에서는 2022년 9월 부천역 인근 광장을 방송제한구역으로 설정했다. 부천원미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는 주간조선에 “지난해 9월부터 관할 지구대 경찰관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지구대 직원들도 동원해 치안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해당 지역에 집중적인 특별치안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강화된 제지를 의식한 듯 진하게 화장을 하고 선글라스를 낀 한 남성 유튜버는 “모여있으니 너무 시끄럽다. 이거 곧 경찰이 올 것 같다”며 ‘전깃줄’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자극적인 행위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는 방송 문화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이상 야외방송은 인근 행인, 상인, 주민들에게 계속해서 피해가 될 수밖에 없다. 부천 유튜버 A씨는 “아프리카 비제이들은 광장에서 방송이 금지된 이후 예전보다 숫자가 줄었지만, 유튜버들은 제한이 없다 보니 오히려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막장방송에 심각성을 느끼고 해결에 나선 부천 방송 시청자들도 있다. 유튜버 A씨는 “500명 규모의 부천 방송 시청자 단톡방을 운영하고, 문제되는 영상을 신고하는 단체 ‘영정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는 주간 조선입니다.
한쪽에서는 노벨문학상처럼 지적, 정서적 우수성을 인정받는 한국이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인성의 밑바닥을 캐고 또 캐내는 저질 BJ들이 판치는 한국이 있지요...
이게 기사가 되어 출고 되었다고요 ㄷㄷㄷ
아니 금융사기범이 창궐하는 서울대...
사법정의를 파괴하는 사람들은 왜 법대에 갈까?
이런기사는 왜 안나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