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반말체로 쓰겠습니다. 양해바랍니다.)
지난 수요일 오전. 난데없이 문자가 왔다.
"ㅇㅇ님 아파트 당첨 축하합니다. 몇 동 몇 호 배정받으셨습니다."
아니 난 청약당첨이 될 일이 없다고 생각해왔었는데.. 덜컥 당첨이 되었다.
그로부터 이틀 꼬박하고도 반나절간 패닉상태가 이어졌고,
장고끝에 이제서야 결론을 내렸다.
'계약 포기'다.
며칠전에 넣은 강남 아파트 청약 결과가 나오는 날인줄은 알고있었지
평소처럼 아무일 없이 흘러갈 것이라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다.
가점제로는 택도없는 가점인지라 추첨물량이 있는 곳에만 청약을 넣어왔었다.
자금계획 생각없이 청약넣은 내 잘못이고,
묻지마 로또청약 헛바람에 들은 것도 내 선택이니
그에 따른 불이익은 감내하려 한다.
특별히 부적격 당첨자가 아닌이상 당첨포기로 인해
재당첨제한 10년, 청약통장 날라감, 특공기회 날라가는 패널티가 되겠다.
청약신청에 관심을 가지게된게 적어도 5년은 넘었고 그 동안 넣어왔던 대부분의 청약이
탈락해왔으니 이번에도 으레 안되겠거니 하고 관성적으로 신청했던 것이 사실이다.
청약을 넣는다면 이만한 금액을 먹을 정도로 로또가 아니면 넣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포기를 마음먹은 현시점엔 의외로 담담하다.
내가 먹을 그릇이 아니였구나.. 다른세상 얘기였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을 뿐.
실질적으로 포기를 결정한 이유는
계산기를 두드려본 결과 마진이 생각보다 남지 않기 때문이다.
손해를 보는 장사는 아닌데, 그렇다고 몇 년 동안 정말 각오를 해야하는 상황을
감내해야할 각오까지 서는 마진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마진이 줄어든건 땡전한푼 없어서 이자비용이 과다하게 들게되는
내 상황 때문, 즉 모아둔 돈과 유지할 소득이 없는 내 탓이라는 것을 미리 말해둔다.
국평 22억 분양가라고 해도 취등록세, 옵션까지 포함하면 2억 추가로 들고
중도금대출, 잔금대출 기타 대출비용을 입주시점까지 합쳐보면 1억이 추가로 든다.
결국 매도 가능한 시점에 주택 원가는 25억이 되는것이다.
더군다나 2년 뒤가 입주예정일이라고 말은 해놨지만
공사 중단이 되는 등의 비상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위 이자비용 1억에 공사 지연으로 인한 6개월치 이자 포함)
설령 집값이 평당 1억으로 33억까지 오른다쳐도 차액은 8억
그렇다고 이 8억을 내가 다 먹을 수 있는것도 아니다.
부족한 금액을 메우기위해 전세를 준다치면
매매시점은 2+2년 뒤이고, 4년 동안 10~15억에 따른 이자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된다.
대출을 끼고있는 물건에 대한 전세금 하락 또한 자금흐름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양도세 비과세를 위해 2년 실거주를 한다치면 토탈 25억에 대한 이자비용을 끌고가야된다.
그나마 실거주 2년해서 팔면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 중에서 마진이 가장 크긴하다.
이 경우 마진을 보수적으로 잡았을 때 지금으로부터 4년 뒤에 4억 차익실현.
근데 4년 동안 감당해야하는 금융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다.
가족 영끌을 생각해봤지만 돈 때문에 친척 등지는 경우가 허다하고
남보다 못한 상황이 되어버릴 리스크도 있고...
무엇보다도 이 계약을 끌고가지 않는다고 당장 큰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감당 가능한 사람이 가져가는 것이 맞는거고
나에겐 맞지 않는 옷일 뿐이었다.
수요일 오전에 당첨되어 수,목,금 오전까지 잠시나마 행복했다.
급하게 현장도 가보고 부동산 여기저기 들어가서 이야기도 해보았다.
의외였던 점은 생각보다 부동산 사장님들이 말씀을 잘해주신다는 점이었다.
불쑥 들어가 처음보는 사람에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는 모습이
나로서는 의외였다. 난 아무런 가진게 없고 그분들에게 한 푼 드린것도 없는데..?!
무튼...
선당후곰이라고 흔히들 말했던가. 당첨되는것도 문제지만
막상 당첨되고나서 고민해도 딱히 달라지는건 없었다 ㅋㅋㅋ
강남 아파트는 나에게 가당치않은 사치재일 뿐이다.
분양금액의 30%는 내돈일때 & 나머지 70% 빚중 50%를 10년동안 갚을만한 수입원이 있는지~
=> 엄청 현실적인 조언이네요. 집 매매 시에 꼭 참고해야할 내용 같습니다.
끌고갈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집에 쓸데없는 물건 팔고, 점심은 집에서 싸오고 ㅋㅋ
이미 포기하셨다니 아쉽네요.
(이자비용일 25억일 수가 없습니다...)
최최최악의 경우를 따져도
전체 비용 25억에 대해서 4% 기회비용일 경우 25년 지나야 25억입니다.
제기준 토요일엔 차가져나가면 걷는게 빠르고 거리는 맨날 공사판에 마트가면 사람은 미어터지고
강남은 졸부도 많아서 미친사고도 많이나요. 음주운전이라던지 슈퍼카타고 골목을 질주한다던지 집앞 연예인 기다리는 팬들이라던지 으휴ㅎㅎ
제 기준 만족도는 경기도가 낫습니다.
4인가족 무주택 15년 이상 유지하면서 자금 계획 철저히 세우면서, 절실히 당첨을 원했던 사람은 떨어지고, 자금 계획도 세우지않고 묻지마 청약하는 사람은 당첨되고...
물론 님은 추첨제로 된거니 다른 무주택 예비 당첨자가 받아가겠지만, 현 청약제도는 완전히 문제가 많습니다.
20억 넘는 강남권 분양에 소득제한 걸려있는 특공을 반이나 할당하는건 금수저 자녀만 받아가라는 애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추첨제 늘린것도 불합리하구요.
최대 피해자는 무주택 장기간 유지하면서 청약만 기다려온 4,50대 무주택자입니다. 둔주 이후로 청약제도가 완전히 개판이 됐습니다.
끝으로, 다른 애기지만 님 글을 보니 유명한 둔주빠이가 생각나네요.
매매를 포기하고 전세를 유도하는 현 청약제도가 문제인것이지 추첨이 문제가 아닙니다.
강남청약 노리는 오랜기간 무주택자들 대부분 로또 노리는 고소득자들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이게 다 청약제도 때문인거고 제도가 그런 가구들을 만듭겁니다. 이들을 과연 로또 바라는 이기적인 가구들이라고 욕할 수 있나요? 전 이전 정부부터 부활시킨 서민 위하고 집값 잡겠다는 분양가 상한제가 원인이라고 봅니다. 이 고소득 장기간 무주택 가구들은 현 제도하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겁니다. 어차피 판도라의 상자를 연이상 분상제 시행한거 이제 누구도 폐지 못합니다. 폐지하면 건설사 로비 받았다고 온갖 악마 프레임 씌울테니. 어쩔 수 없이 시행해야 한다면 그래도 오랜기간 준비한 이들이 받는게 그나마 최선이라고 봅니다.
저도 저가점자라 추첨으로 계속 넣었지만 된적이 없어서 사기아닌가 생각했엏는데 ㅎㅎ
계약금만 있었어도 저도 넣었을건 같더라고요.
계약금만해도 4억이 넘는데 엄두가 안나서.
계약금만 해결되도 끌어갈만 하겠더라고요.
혹시 부동산에서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던가요?
옛날에는 여러방법으로 해결해곤 했었는데.
아 나도 당첨함 되고싶다.
당첨한번 되보는게 소원;
인생에서 몇번 안나올 갈림길에서의 선택이었겠습니다.
실거주하면 5년정도 후에는 수익은 꽤 날거라 포기하신게...좀 아쉽게 느껴지지만...미래는 알수 없고 본인상황은 본인만이 아는거니까요...
나중에 후회하기 있기 없기 입니다.
입주 후 한 2-3년 지나면 35-40억 바라 볼 텐데 말입니다.
수년뒤 한번 이 글 다시 보시길 꼭 기원합니다
조상신이 도와주신걸 요렇게 깔끔히 차버리는건 ㅎㅎㅎㅎㅎㅎ
굳이 나중에 후회할거라 저주하는 사람들은 데체 뭔지... 원...
집에 올인을 하셨어도 집을 포기하셨어도 본인이 충분히 숙고한 뒤에 한 선택이니 큰 후회는 없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숙고"를 했다는 점이고, 나 자신을 돌아봤다는 것이지요.
이건 여력이 없어도 있게 만들어야 하는게 답인거에요.
하긴.. 온 세상 사람들이 옳은 선택만 할수는 없죠
그리고 삶은 옳은 것 틀린 것이 없습니다. 다들 각자의 선택을 할 뿐이고 각자의 생각대로 살아갈 뿐이지요.
구구절절 말이 참 많으시네요
몇년뒤 이 글 꼭 다시 읽어보시구요
ㅎㅎ 수고하세요~
잊지 않고 후에 댓글 챙겨 달게요.
몇억이 올라있어도 내가 옳았다고 우기지만 마시기를 ㅋㅋㅋㅋㅋ
경험상 분양 세대의 10% 정도의 물량이 계약 포기 등등의 이유로 예비로 넘어가더군요.
현재 주거 형태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무리하면 여력이 된다는 전제 하에 1가구 1주택 상황이라면 해볼만한 상황이거든요. 무리 안 해도 감당이 되는 사람은 이런 고민 자체를 안 하겠죠.
대출이 된다는 전제하에 이자 비용이 입주시까지 억대(?)로 나오겠지만 강남 국평 신규 주택을 매매로 사는 건 더 불가능하거든요.
냉정히 말씀드려 후회하실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