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때가 인생의 최고 시기인 20대 초반인데, 저는 왜 그때 기억들 중에 그리 좋은 기억이 없나 모르겠네요. 사진의 그레이스백화점 근방도 매일깉이 지나다니다 대학원 졸업 후 20년 넘도록 한번도 안가봐서 추억의 장소는 맞는데, 그 장소에 좋았던 기억이 떠오르질 않고, 단편적인 기억 몇개만 떠오르네요
1. 집에 가려는데 돈이 없어서 지나가는 여학생 서너명 그룹에게 차비 좀 줄수 없냐고 물어봤더니, 다들 서로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서 제게 주었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대학교 1학년때 였고, 집에 돈이 그리 많이 않아서 그날 그날 아침에 차비, 점심값 부모님께 받아서 학교 갔었던 때 였던것 같습니다.
2. 정우성 나오는 영화 비트를 저기 어디 백화점 최상층인가에 있는 극장에서 봤었던것 같습니다.
3. 교대 다니던 동네 아는 누나가 같이 저녁 먹자고 신촌역 출구 앞에서 만나서 걸어가다가 같은 과 동기들과 마주쳤는데, 동기들이 마치 제가 숨겨놓았던 여자친구를 찾아낸 것 처럼 놀려서 무척 어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4. 유럽 배낭여행중에 만나서 썸타다가 중간에 연락쳐도 물어보지 못하고 헤어진 여자가 있는데, 우연히 저 근처에서 마주쳤었습니다. (내리막길로 조금 더 내려가서 좌석 버스 정류장 근처.) 그런데 제대로 말도 걸지 못하고 안녕, 어버버... 하다가 헤어졌습니다. 그날 집에 와서 밤새 이불킥을 하고 그 뒤로 며칠간 같은 자리에 서성거렸지만 다시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비트, 타이타닉 등등 그시절명작은 죄다 거기서 본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