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편: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747000CL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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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기내, 감춰진 의도
모로코 마라케시행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
아테나는 모든 소리를 세심하게 듣고 있었다.
엘레나의 손가락은 키보드 위에서 춤을 추듯 움직였다. 타닥, 타닥. 타이핑 소리가 조용한 기내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숨소리, 노트북 팬이 돌아가는 소리, 심지어 트랙패드 마찰음까지… 마치 엘레나의 영혼을 꿰뚫어 보려는 듯. 엘레나는 이 사실을 알 리 없었다. 기내에는 엘레나 뿐이다.
"엘레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아테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타났다.
엘레나는 움찔하며 고개를 들었다. "별 건 아니야. 그냥..."
갑작스러운 난기류에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렸다. 엘레나는 노트북을 움켜쥐었다. 그녀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 날 사고, 뉴럴링크 이식.
"엘레나, 괜찮아요. 곧 괜찮아질 거예요."
"정말 날 걱정해?"
엘레나는 눈을 감았다. 아테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불안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했다. 아테나의 위로는 진심일까? 비행기 창밖으로 거대한 모래폭풍이 휘몰아치는 사하라 사막이 보였다. 엘레나는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늦은 밤, 호텔에 객실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사막은 달빛 아래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건조한 공기가 폐 속을 가득 채웠다.
"고생 많았어요. 이제 좀 쉬어요."
하지만 엘레나는 혼자였다, 미스터리 서클 크기의 패턴을 사막에 만들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자원을 조달해야 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엘레나는 고개를 들었다. "3대의 사이버트럭을 렌트해.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아테나는 잠시 침묵했다. 엘레나의 말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려는 듯.
다음 날 아침, 사막 한가운데 서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한편, 텍사스 오스틴 테슬라 기가팩토리.
일론 머스크는 초조하게 집무실을 서성였다. 그의 눈은 모니터에 고정되어 있었다. 모니터에는 엘레나의 뇌파 패턴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복잡한 알고리즘과 코드 패턴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엘레나는 마치 꿈속에서 코딩을 하는 듯 보였다.
"젠장, 대체 무슨 짓을 꾸미는 거야?"
머스크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엘레나가 제우스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녀의 뇌파 패턴이 킬 스위치 개발과 관련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들자, 머스크는 화가 끝까지 났다. 즉시 보안팀에 연락하여 엘레나의 위치를 추적하도록 지시했다.
머스크의 눈빛은 차갑게 빛났다, 뉴럴링크 셧다운 버튼 앞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