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거의 모든 연예인 팬카페에 해당될 이야기일텐데, 유독 아이돌쪽에서 심각하게 관리하는게 뭐냐면
타 팬덤과의 적대입니다.
이곳 분들이라면 기억하실 연배이실것 같은데, 예전 HOT vs 잭스키스, 핑클 vs SES 등의 팬덤간 대립은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어느 그룹이던 팬카페에 가보시면 항상 최상단 공지로 고정되어 있는게 있습니다.
타 팬덤, 타 아이돌 언급 금지
좋던 싫던 관계없이 아예 언급하는거 조차 경계하는 것입니다.
어기면 경고나 강퇴, 심하면 영구제명입니다. 그런걸 방치했다간 바로 퍼가서 좌표찍히고 팬덤간 싸움으로 번집니다.
이건 어제 오늘에 생긴게 아니고 K-Pop 이 지금껏 발전해오면서 여러 사건 사고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긴 규칙입니다.
디씨 같이 오픈되어있고 비속어가 난무하는 커뮤니티에서조차 특정 갤러리에서 타 팬덤이나 아이돌들 뒷담화할때
실명을 거론하지 않습니다. 초성어나 XX 등을 붙이거나, 적당히 자기들끼리 유추할 수 있는 그럴싸한 단어로 포장하곤 하죠.
물론 고소 고발을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으나, 타 팬덤을 적으로 둬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득될게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돌들은 각자 알아서 잘 활동하고 있고 싸움은 팬덤들끼리만 하는건데 무슨 소용이냐?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팬덤간 싸움이 번지면, 적대시하는 아이돌이 라이브 방송을 할 때 몰려가서 채팅창에서 난장판을 피워
심하면 방송을 중지시키기도 하고, 공식 유투브 영상들에 가서 악플을 달기도 합니다.악플 유형도 아주 다양합니다.
지금도 뉴진스의 유투브 영상들을 보면 "라이브도 못하는 누구들과는 다르게 너무 잘한다' 와 같은 류의 덧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팬덤간의 전면전은 정말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당사자(거론되는 아이돌)들이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즈원의 멤버 사쿠라가 아육대 관람석에서 세븐틴의 팬덤이 먹는 간식에 너무 초롱초롱한 눈길을
보내서 나눠줬던 일화가 당사자에 의해 공개되었었고, 이후로 세븐틴의 팬덤 캐럿과 아이즈원의 팬덤 위즈원은 우호적으로
서로를 응원해왔었습니다. 상대 아이돌의 신보를 홍보해주기도 했고요. 사실 르세라핌이나 뉴진스의 비하인드 영상 콘텐츠를
봐오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같은 하이브 소속이기도 한 두 그룹은 실제로도 몇 번의 친목이 있었습니다.
르세라핌 멤버중 일부는 비하인드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을때조차 뉴진스의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구요.
이런 영상이 나가면, 르세라핌의 팬덤도 당연히 뉴진스에 관심이 가고 더 호감이 갑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구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좋아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아티스트 라는 관점으로요.
이게 제가 민희진이라는 사람에 대해 가장 짜증나는 점입니다. 여러가지 안 좋은 일들을 겪으면서 배우고 발전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온 팬덤 문화를 다시 뒤로 가도록 했습니다. 이슈가 어떻게 마무리되건, 이 상처는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연히 뉴진스에게도 타격이 갈 것입니다. 무슨 소리냐 뉴진스가 얼마나 잘나가는데?
그렇죠. 잘나갑니다. 이번 신곡 무대도 정말 잘했습니다. 근데, 여자 아이돌은 하나의 아이돌에만 귀속된 열성 팬덤의 숫자가
남자 아이돌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뉴진스도 좋아하지만 르세라핌도 좋아하고 아이브도 좋아하고 에스파도
좋아하고......뭐 다 좋아하는데 우선순위가 있는 식?
내 아이돌 라이프엔 뉴진스밖에 없어 라고 생각하는 분들의 숫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근데 난 다른 아이돌이 최애고 뉴진스는 2번째나 3번째 정도? 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겐 타격이 있습니다.
갑자기 이분들이 뉴진스의 안티로 돌아서나???그런게 아닙니다.
원래대로라면 뉴진스 앨범을 신보가 나오면 올 컬렉 하셨어야 할 분이 한 장만 골라사거나...
원래대로라면 뉴진스 앨범 1 장만 샀던 분이 안사고 음원만 구입하거나....
원래대로라면 뉴진스 음원 구입하셨던 분이 스트리밍으로만 들으시거나....
원래대로라면 뉴진스 신보 나오면 주변에 노래 정말 좋다고 알리던 분이 그냥 혼자 듣고 만다거나.....
그럼 민희진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될걸 모르고 기자회견을 했나? 저는 절대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분이 SM 에서 일할때가, 이런 팬덤간의 갈등이 역대 가장 심하던 시기였고, SM 은 엔터중에서도 열성 팬덤의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이었습니다. 특정 아티스트를 지지하는 팬덤이 아니라 엔터 회사 자체에 어떤 팬덤이 형성되는건 SM 의 거의
유일했으니까요. 민희진이 어도어에서 새로운 아이돌을 런칭하던, 새 회사를 차려서 런칭하던,
이번 사태로 적을 만들었던 아이돌들의 팬덤에게 좋은 시선을 받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민희진같은 사람이랑 일하고 싶다느니, 민희진을 배워야 한다느니, 무슨 사회생활 어쩌고 하는걸 듣고 있으면 기가찹니다.
처음엔 무슨 알바나 바이럴이라고 생각했지만,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걸 보니 진짜 진심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하는 모든 일, 모든 관계는 상대방 존중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도 좋다는 팬들은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민희진이라는 사람 자체를 좋게 보기 힘든 이유가 바로 아이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이제 겨우 10~20대인 아이들을 말이죠. 이 바닥의 오랜 불문율을 자신의 보신을 위해 무참히 깨버렸습니다.
그래 놓고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마치 대인배인 양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야 한다는 식으로 말한 걸 듣고 놀랐습니다.
그가 언급한 아이돌들의 영상이나 게시글에는 묘사조차 못할 악플이 여전히 달리고 있는데 말이죠.
간단히 말해 놓으면 전쟁을 사주한 전범이 죽어가는 피해자들 앞에서
'이제 인류의 평화를 위해 휴전하는 게 좋겠다'라는 식으로 나와버린 겁니다.
더쿠에서는 아일릿에 대한 이야기를 하이브 쪽에서 폭로한거라고 보던데 또 헥갈리네요.
민은 아일릿 르세르팜에 대한 이야기를 내부에서만 했던거고 감사 이후 언플로 폭로 한건 하이브 아니었어요?
기자회견은 그에 대한 대응이라고 봐야 한다고 본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