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본인은 인터뷰에서 스스로가 몇 번 씩 강조하듯 자신의 가치 실현이 중요한 사람인 거 같아요. 돈이 안중요하다는 말은 어느 정도는 진실일 거 같아요. 최초에 뭔 쿠데타를 기획했다는 식의 기사처럼 경영권 같은 거에는 관심도 없는 사람인 거 같구요.
이런 사람들은 일을 놀이처럼 하는 타입인데 여기서 놀이란 건 진짜 논다기보단 자기실현과 성취감이 중요하단 의미구요. 그렇다고 그렇게 독단적인 사람일까 하면 이런 류의 사람이 의례히 그렇듯 소위 말하는 사회적인 눈치나 체면, 형식 같은 걸 좀 거추장스럽게 여기는 사람일순 있어도 그만큼 오히려 순진하고 상처도 잘 받고 자기 나름 조심도 많이 하고 그런 사람일 거 같습니다. 덜 세련될 순 있어도 일부러 사람을 상처주거나 도덕적 부정을 저질러 금적적 이익을 편취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닐 거 같아요.
그이 말을 들어보면 그냥 혼자 회사 차려도 됏던 입장인데 방시혁이 불러서 같이 하자고 하고 도와줄테니 너 맘대로 해 해서 이 사람은 나랑 결이 맞나봐 그럼 같이 해볼까 했다가 왜 일케 하나도 안도와주고 훼방만 놓는 거지 뭐 이런 게 계속 답답했던 거 같고 갑자기 뭔 쿠데타를 했단 기사가 터지니 그동안 참았던 멘탈이 터진 상황으로 보이고요.
이런 걸 보면 이사람은 직접 예술을 하진 않아도 실질적으론 예술가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가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하는 게 다 이해가 되고 방시혁과의 사이에서 박지원이란 사람이 형식적으로 대하는 걸 순진하게 호의로 받아들여오지 않았을까 싶구요. 그렇게 되었던 건 아무래도 전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며 굳이 남 눈치 볼 필요없는 환경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이겠죠.
암튼 전 그 사람 얘기하는 걸 보면서 이 사람처럼 살아도 이만큼 성취가 가능하구나 뭐 그런 존경심 같은 게 들더라고요. 남 눈치 안보고 쓸데없이 어른인척하머 사회생활로 닳고닳은 내 맘을 자위하며 살지 않아도 이만큼 살아낼 수 있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경영인 입장에서 그런 건 또 아닌가보죠. 민희진에 대한 비판은 한마디로 남의 돈 갖고 사업해놓고 지가 다한 거처럼 구네. 배은망덕하고 오만하다 뭐 이런 건데.
민희진이 한 역할이 남의돈으로 했으니 짜져있어얄만큼 적은 건가 싶어요. 이만큼의 성취와 성과를 보여낸 예술가적인 기획자를 단순히 돈 안낸 년이 쩐주 말을 왜 안들어 건방지다 뭐 그렇게 생각해도 괜찮은가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죠. 또 어떤 사람들은 기어이 저년도 결국 돈독이 올라 쇼하는 거다 뭐 이렇게도 생각하기도 하는데 거기선 여전히 크리에이터로서의 민희진 얘긴 전혀 없단 말이죠.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사람들은 결국 민희진을 돈에 미친년으로 만들어야 발뻗고 자는 건가 싶기도 하구요.
금전 감각으론, 자본을 오가는 사업적 감수성으론 민희진이 정말 나쁘고 미성숙한 인간이긴 한가봐요. 그런 시각도 충분히 맞을 수 있는 것 같구요. 하지만 정말 그게 다인가 돈 안냈으면 쩐주가 시키는대로 입다물어야 하는가에 대해선 고개가 끄덕여지진 않아요. 아무리 산업이고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절대 기준과 권리가 정말 돈에만 있어야는 걸까요. 정말 입을 아무리 털어도 법적 공방만이 그들의 문제의 결론이 될 수 있는 걸까요.
뭐 약간은 민희진 쪽에 생각이 기울긴 했지만 민희진과 하이브에 대한 비판과 응원은 아주 선명하게 감수성과 세계관에 따라 나뉘는 것 같네요.
돈이 가볍단 말은 아니구요. 돈 소용 없고 아트 최고 뭐 그런 것도 아녜요. 근데 민희진의 역할이 돈 받았으니 짜져 할만한 수준은 아니지 않은가 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