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일본 실시간 뉴스보냐고 후지티비랑 TBS의 유튜브 구독중인데
TBS에서 731부대에 관한 93세 할아버지의 증언 관련 짧은 다큐가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나이 13살때 하얼빈에 소년병으로 끌려가서 세균 배양하는 일을 했다고 하더군요.
쥐 똥꼬에서 체액을 체취하는 일이 주업무였는데 인체실험한 사람 장기며 산모에게서 빼낸 태아 그리고
머리를 가른 포르말린에 들어있는 샘플? 들을 선임병이 데려가서 봤다는데 어린나이에 트라우마였다는....
게다가 선임병이 빵을 3명의 동기 소년병에게 줘서 고열이 나서 이후에 여러가지 검사를 받았다고 하는데
일부러 그런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패전하고 일본에 돌아와서도 나라에서 절대 발설하지 말라고 해서 80세까지 아무말도 안하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만행을 고발하는 강연을 했는데 역시나 우익의 공격을....국가로부터는 무슨 보조금도 없었데요.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이런 뉴스가 나오다니 너무 놀랍네요.
NHK는 연례행사로 그 시기 되면 실제 증언을 담은 다큐를 꾸준히 제작해 보여주거나 과거 방영했던 거 재방하는 경우 허다하고, 아사히나 TBS는 그래도 비교적 온건한 편이라 이런 면이 많습니다.
문제는 그게 일본 여론을 움직일 정도의 힘이 있냐는 건 별개입니다. 일단 이런 게 방영되었어도 방영되었다 정도이지 이걸 통해 여론에 불이 붙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라는 뭔가 개인주의가 녹아있는 일본 사회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일본에서 다년간 살면서 지켜본 바로는 매스미디어가 정말 작심하고 이슈 몰이하는 걸 그다지 보지 못했습니다. 최근 거의 유이하게 이슈 몰이하는 게 있는데, 하나는 통일교 자민당 정치권 유착이고, 또 하나는 자민당 불법자금 조성이네요.
미개 등으로 전쟁 피해와 가해를 혼동해서 어둡고, 국가의 일이라면 다짜고짜 두둔하고 맹종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봅니다. 일본이 평화롭고 사람들이 착해도 저는 극우라고 보는 이유입니다.
경성 크리처 말하는 것이죠?
위의 다른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 방송국들이 의외로 멀쩡한 내용 많이 방송합니다
주류는 아니지만 이런 양심선언들을 기록하여 후대에 전하려는 건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슈가 터지면 끓어 오르지만 제대로 된 조사 보고서도 양심선언도 안 남기고 잊혀져서 진실은 미궁으로 빠져버리는 우리의 모습과 비교되네요.
그 일본군 성노예에 관한 아사히 양심선언도, 결국 아베 재집권이후 거짓몰이로 끝났습니다. T-T
대대적으로 역사수정주의를 내건 아베의 장기집권의 말로죠...
안타까운건 일본에서는 이런 양심선언이 계속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수 많은 자국의 양민학살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양심선언이 나오지 않는다는거죠
외부세계에 알려져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사자가 그것을 계속 계승해서 반면교사로 삼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본의 제국 만행이야, 2차대전 전범국가라 서방세계도 대체로 일본을 가해자로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만,
정작 가해 당사자는 번복하고 있는 실정이죠.
계속해서 가랑비에 옷 젖 듯 고발, 양심선언 등이 나와야 하는 것도 옳고 고마운 일이지만,
전징용공 문제가 예전 성노예 문제만큼 국제사회의 이슈가 되지 않는 것 역시 가해 당사자의 태도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여기에 대법원 판결 지연한 503이랑, 대법원 판결을 뒤집으려한 굥 정부의 헛발질 역시 되새겨 봐야겠지요.)
과거사는 결국 정부가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가, 가해자/피해자 쌍방이 얼마나 인식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는것 같습니다.
또한 타이밍도 중요하겠지요.
80년대 부터 사민연합이 깨진 90년대 초까지가 일본에서는 그나마 깨어있던 시기였습니다.
한국도 97년 이후 한창 과거사 회복에 노력했던 시기가 있었고,
한국전쟁시 양민학살에 대한 증언, 의문사 재조사 등이 활발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쪽이 훨씬 적극적이었죠.
그나마 한국은 정권교대라도 하지, 일본은 답 없습니다.
"정말로 일본을 좋아한다면, 형편이 나쁜 이야기를 전부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마주해야 한다…"
이런사람이 많아지길 바랄 뿐입니다.
일본 사람들도 느끼는 바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전쟁 중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라는 헛소리는 다시 안하게.
공영 방송국인데도 만들어서 놀랬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