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월호 참사 이후 10주년을 맞아 개봉한 ‘바람의 세월’을 봤습니다.
어제는 너무 울어서 머리가 아프더군요.
같이 관람한 다른 분들도 다들 초반부터 훌쩍훌쩍 시작으로 끝까지 계속입니다.
유가족이 실종자 가족에게 미안해하고 실종자 가족이 유가족을 부러워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뜻밖의 깜짝 출연? 무려 하바드에서 공부하다 조기 귀국한다는 박영선도 나오네요.
한나라당과 짝짝꿍해서 세월호 특별법 무력화하고 환하게 웃으며 나오는 모습으로요.
참 대단하신 분.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왜 죄인처럼 계속 사정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온몸을 부딪혀가며 표현해도 늘 벽에 막히는 10년 세월을 견뎌오신 분들의 면면이 가슴에 박힙니다.
박근혜 탄핵 촛불 집회 때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마련해주신 밥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저분들이 대접을 받아도 부족한데 저분들이 주신 밥을 먹고 있는 상황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10년이 지나도 변한 것이 없고 그 위에 새로운 죽음의 업보가 쌓이는 나라, 5.18에서 4.16에서 10.29까지 계속해서 국민을 죽이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게 정말 끔찍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에서 단편적으로 보는 것과 유족분이 직접 기록한 장면을 보는 것은 정말 많이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좀 더 살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