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짧은 일정으로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유나이티드 샌프란시스코 직항이었는데요...
태어나서 미국행 두 번째였고, 첫번째 미국행에서 안 좋은 기억(?) 같은 게 있었습니다.
미국 비행기 탔다가 완전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옆자리 승객 덩치가 너무 커서..
짧은 국내선이었기에 망정이지 10시간 전후로 걸리는 국제선에서 걸렸으면...ㄷㄷㄷ
굳이 따지자면 비행기에서 오래 잘 견디는 쪽이긴 합니다.
열 몇 시간 걸리는 경유편도 잘 버팁니다..;;;
그런데 그게...
이번에 제대로 걸렸습니다.
인천에서 샌프까지 약 9시간 비행.
만석이었고 조정의 여지없이 창측도 복도측도 아닌 중간좌석.. ㄷㄷㄷㄷㄷㄷㄷㄷ
좌석 받고 비행기 탑승해 좌우좌석을 살폈더니 둘 다 외국인 남성들이기는 한데
키도 덩치가 저보다도 작더라고요.. (저는 요즘 다소 살이 찌기도 했고 키도 작은 편이 아닙니다만..이코노미 좌석밖으로 몸이 삐져나갈 정도는 아닙니다..ㅠ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앉았는데..
창측에 앉은 놈이 빌런이었습니다..ㅠㅠ
아니 왜 서양인이 양반다리를 하고 앉냐고요..ㄷㄷㄷㄷ
암레스트는 왜 당연히 지거고..;;;;;
어차피 말도 잘 안 통하고, 어쨌건 9시간 나란히 앉아갈 건데 싸우지 말자..
하고 모든 걸 감수하고자 했으나 몸이 버티질 못합니다.
다른 건 다 참겠는데 선잠이 든 사이에 몸을 건드리다 못해 압박해서 깨워버리는 건 진짜..ㅠㅠ
제가
생존에 필요한 짧은 영어밖에 안 되는지라..
팔 치워라, 다리 내려라 이 말을 어떻게 곱게 할 수 있을까..
머릿 속에서 영어 문장을 그야말로 쥐어짜냈습니다..;;;;(구글번역기도 안 되고..ㅠㅠ)
중학교 중간고사 영작문 주관식 풀 때 이후로 영작 그렇게 열심히 해본 건 아마 처음이지 않을까..ㅠㅠ
Hey.
I'm very uncomfortable, now. I need your consideration.
이랬더니 what? 이럽니다. ㅠㅠ
야 인마. 아/임/베리/언/컨퍼터블!!! 하다고.
똑바로 앉아..란 말이 생각이 안나서...
저스트 싯다운...이라고 했습니다..콩글리시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히 알아는 들었을 거 같은데...못 알아들은 척하더군요..;;;
결국 다리를 툭툭 쳐서 내리라는 손짓을 했습니다.
한참 꼬나보더니 그제서야 다리를 내리..는가 했으나
한 시간이 채 안 지나 원상복구...
그때마다 팔뚝으로 치워라..신호를 보내고
그러면 살짝 다리 내렸다가 다시 올리고...ㅠㅠ
중간좌석이라 마음대로 복도로 나가기도 어렵고...
이렇게 몇 시간 더 가면 몸에 병이 안 나도 정신병이 생기겠다....생각이 드는 순간..
비행이 끝났습니다..ㅠㅠ
느낀 게 있네요.
몰상식은 말이 문제가 아니다.....
해결하려면 주먹밖에 없다....;;;;;;;;;;;;;;;;;;;;;;
다행히 귀국 편에서는 좌석이 텅텅 비어서
세 좌석 점유하고 누워서 왔네요..ㅋ
왜냐면 저도 비행기 옆자리의 덩치 큰 아랍계 남자가 휴대폰 스피커로 음악 감상하는걸 보고 유아 낫 얼론 이라고 했다가
싸우날뻔 한적이 있거든요.
저렴한 티켓 구하느라 일본경유해서 왔었는데, 일본에 내리니 온 몸이 땀이 절여진 상태더라구요. 공항 샤워실에서 씻고 그나마 컨디션 회복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ㅠㅠ
한마디가 더 강력 했을지도 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