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내리기 직전인데 (아마 내일까지 걸려있을 듯 합니다)
어제 가서 봤습니다.
오컬트는 망작/수작 가리지 않고 끌리는대로 꽤 보는 편인데
이 쪽 장르물은 좀 잘만들었다 싶으면 대중성이 떨어지는, 마이너 감성인 편이고
좀 대중 감성에 맞추다보면 식상하고 유치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오멘 2, 3편이 갈수록 유치해진 게 그런 비슷한 맥락인 듯 하고요. (4는 볼 생각도 안했..)
그런데 이번에 나온 오멘 프리퀄은 오컬트 영화로서의 매력도 백분 살리면서 대중성도 버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가 오멘 1편을.. 어릴때 영화 잡지로 읽어서 결말까지 알았지만 실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본 건 이번에 유튜브에 전편 올라있는 걸 찾아본 게 처음인데, (DVD 주문했는데 배송이 너무 지연되어서 그냥 유튜브에 올라있는 걸로..)
데미안의 탄생 비화 관련해서 오멘1에서 언급한 것만 보면 이걸로 무슨 영화를 하나 만들지 싶긴 했습니다.
근데.. 그것은 기우였던...ㅎㅎ
오히려 좀 단순하던 오멘 1의 플롯을 다층적으로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오멘 1, 2, 3만 해도 그냥 성경 요한계시록을 바탕으로 한때 유행(?)하던 휴거, 적그리스도 같은 내용을 좀 단선적으로 묘사한 면이 있죠. 오멘 1은 76년도 영화이고 그런 영화의 시초격이니 당시로서는 신선했고 평가도 좋지만 이후로 반복될 수록 평가는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프리퀄은 단순한 "성경의 적그리스도 출현"으로 한정하지 않고, 이런 음모를 꾸미는 세력들과 관련해서도 예전같았으면 다분히 신성모독으로 비난받았을만한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합니다.
여튼 깊이도 놓치지 않고 재미나 섬뜩함도 잘 가지고 갔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자 감독들이 이런 서늘한 감성을 더 잘 묘사하는 듯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편견..ㅎ)
감독인 아르키샤 스티븐슨은 처음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이후에 티비 드라마 감독을 했고(Legion 등) 장편영화는 이번이 처음인데, 앞날이 너무 기대됩니다.
(주인공과의 투샷.. 오른쪽이 감독입니다.)
물론 영화가 좋은 데에는 매역있는 주연배우의 지분도 큽니다. 넬 타이거 프리..
(예쁜데 연기까지 잘하는!!! 후반부 그로테스크한 동작 어찌 소화했나 모르겠습니다.. 길쭉길쭉해서 그 장면이 더 인상적..)
여튼
내리기전에 영화관에서 보시든 VOD로 보시든
오컬트 팬이라면 필수로 보셔야 할 작품입니다..!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와 비슷하다고 해서 걱정반 기대반이에요.
어릴 때 티비에 해주던 1편 보고 한동안 엄청 무서웠던 기억이 있는데, 프리퀄도 괜찮은가 보군요
전 티비에서는 2편밖에 못봤는데, 찾아보니 1편도 티비에서 방영했더군요!
이 영화 보기 전에 서둘러 유튜브로 1편을 챙겨서 보긴 했는데, 1편이 상대적으로 단순한 플롯과 고전적인 묘사로 오싹한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했던 것에 비해 이 영화는 시대에 맞게 세련된 오컬트 표현도 훌륭하게 하면서 단순히 1편의 전 이야기를 하는 것을 넘어서서 플롯을 좀 더 풍부하게 확장한 면이 있습니다!
것두 재밌게 봤습니다~
- 무서운 걸 좋아하는데 무서워서 손으로 눈을 가리고 보는 기이한 취향의 일인.
써주신 댓글과 정확히 같은 맥락으로 스타워즈 시리즈 중 로그원이 해당 시리즈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이 영화가 오멘 시리즈에서 이루어낸 것이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정확한 지적과 평가 추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요새 각종 리퀄이 유행인데, 이 프리퀄을 계기로 또다른 시퀄이 제작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결말부에 다분히 여지를 남겨놓은 게 감독도 그걸 감안한 것 같긴 하지만요!
사운드도 좋았고,
여주가 후반에 괴로워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배우가 고생좀 했을거 같아요. ㅋ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