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법 제7조는 "관장 1명을 포함한 15명 이내의 이사"를 둔다고 규정했다. 이사가 15명이나 되는데 박이택 한 사람이 들어간들 무슨 힘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절대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지난 3월 25일 '청원 24' 사이트에 청원을 올린 김갑년 독립기념관 이사의 자책성 경고다.
고려대 교수인 그는 '반민족 친일 식민지근대화론 추종 낙성대경제연구소 박이택 소장 독립기념관 이사 임명 철회 촉구'라는 청원을 제출했다. 그가 이렇게 한 것은 자신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했다는 자책감에 기인한다.
지난 8일 줌(Zoom)을 통해 화상으로 김갑년 이사를 인터뷰했다. 김 이사는 설마 하는 생각을 가졌던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면서 "좀 순진했죠"라고 했다. 이어 극우세력이 독립기념관 이사회에 진출하기 용이한 지금의 구도를 상세히 설명했다.
독립기념관에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9조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아래 임추위)가 설치돼 있다. 독립기념관법은 관장 1명을 포함한 15명 이내의 이사를 두도록 규정하는데 임추위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에서 국가보훈부 장관이 8명을 임명하도록 되어있다.
독립기념관 임추위는 이사 2명, 외부 전문가 2명, 보훈부 직원 1명으로 구성된다. 이 다섯 중 4인이 박이택 추천을 거부했다. 그냥 거부하는 정도가 아니었다고 한다. "낙성대경제연구소장 박이택이 지원자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임원추천위원 5인 중 4인은 경악했다"고 김갑년 이사는 말한다. 김 이사도 경악한 4인 중 하나다.
박이택을 보고 경악한 4인은 그를 심사 대상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5인 중 4인이 그랬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박이택의 독립기념관 진출은 힘들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뚫고 들어갔다. 김갑년 이사는 "나머지 한 명인 보훈부 선양국장이 심사 강행을 주장"했고 결국 그 방향으로 귀착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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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임명된 5인 중에서 박이택 한 사람만 집중 조명을 받았다. 그래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해 간 인물이 뉴라이트인 오영섭 신임 이사다. 김갑년 이사는 "박이택이 워낙 문제였기에 오영섭은 상대적으로 덜 관심을 받은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윤 정권하에서 홍범도를 비롯한 무장독립투사들이 탄압을 받은 데는 작년 3월 7일 첫 회의를 가진 국가보훈부 '독립운동 훈격 국민공감위원회'의 역할을 배제할 수 없다. 독립운동가들을 재심사하는 이 기구는 17명 중 9명이 뉴라이트 인사들로 채워졌다. 그 9명 중 하나인 오영섭 이사가 독립기념관 이사회에도 진입했던 것이다.
오영섭 이사는 '자유'의 관점에서 독립운동을 해석한다. 정확히 말하면, 자유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반공의 잣대를 독립운동에 적용한다. 5·16 쿠데타 56주년인 2017년 5월 16일 제57회 이승만포럼에서 '이승만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유지 활동'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그는 이승만의 반민족적 행위를 비판하는 임시정부 국무총리 이동휘의 주장을 공산주의자의 공격으로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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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반공이냐 아니냐로 독립운동을 평가하게 되면, 무정부주의자나 공산주의자들이 주도한 대부분의 무장독립투쟁이 독립운동역사에서 배제될 뿐 아니라, 공산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을 비판하고 훼방한 사람들이 도리어 독립운동가로 조명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김갑년 이사가 박이택뿐 아니라 오영섭에게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그런 위험성 때문이다.
한시준 현 독립기념관장의 임기는 지난 1월 종료됐다. 후임 관장이 선출되는 대로 그는 떠나게 된다. 박이택과 오영섭의 임명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독립기념관법은 극우세력의 진입을 막는 데 무기력하다. 정권의 뒷받침을 받을 경우에는 극우세력이 독립기념관에 무혈입성할 수 있다. 김갑년 이사는 "박이택의 이사 임명으로 크게 우려되는 사안은 현 독립기념관 관장의 후임 임명과 관련이 있다"며 걱정했다.
조만간 관장 외에 이사 3명의 임기도 만료된다. 박이택의 사례가 선례가 됐기 때문에 극우 인사들이 관장직이나 이사직에 진입하기 용이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민의 투철한 민족정신을 북돋우며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한다는 독립기념관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식민 지배가 좋았다', '친일은 부득이했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독립기념관을 점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3019174
독립기념관법을 손봐야 겠네요. 잘못하다가 안중근 의사 의거안내판에 인재이신 이토히로부미를 사살함이라고 쓰일 날도 올지도.... 친일파들은 참 비열하고 끈질깁니다.
그 앞에서 나이브한 선비행세로는 결코 대적할 수가 없습니다.
조선 병합을 허락해줬으니
영일동맹 가쓰라 테프트 조약
독립운동가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 반대편인 러시아에 우호적일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사회주의 겠죠
답답한 현실이네요 에휴
우리나라만 이상한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