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이상한 건지 읽어보다가 실소해서 쓰는 글입니다.
1. 뒤집힘이 이상하다?
그 분이 계속 얘기하는 게
사전투표에선 이기고 본투표에서 지는 게 이상하다 입니다.
그럼 이렇게 단순화해서 한 번 볼까요?
1000명이 투표한 어느 지역구를 가정하죠.
여기서 민주당에 투표한 게 500명, 국힘에 투표한 게 500명
민주당 사전투표가 200명, 국힘도 사전투표가 200명이면
여기는 사전투표 ±0 가 됩니다.
근데 그 지역구에 사는 민주당 지지자 A씨는
원래 본투표 때 투표하려다가
토요일에 커피사러 나온 김에 사전투표를 했네요?
그럼 민주당 본 299 / 사전 201
국힘 본 300 / 사전 200 이 됩니다.
즉, 민주당은 사전투표에 +1 인데 본투표일에는 -1이 됩니다.
어? 이상하다? 뒤집혔네?
이게 그 분이 말하는 이상하고 뒤집힌 결과입니다
..... 읭?
2. 한 지역구 전체가 그럴 수 있나?
네, 위의 사례는 굉장히 단순화 한 예시입니다.
물론 그 분도 저런 케이스 하나하나를 짚어 얘기한 건 아니죠.
근데, 저런 일이 지역구 전체 에서 일어나면 그건 이상한 일일까요?
그 분이 예시로 든 지역구 중, 극명한 사례가 있어 퍼왔습니다.
(지역구명과 투표 수 박스는 제가 추가했습니다)
그 분은 화성 을에서 사전투표에서 이긴 (+) 값이
전체투표에서 진 (-) 게 이상하다고 하셨습니다.
위 1항에서 말했듯, 그게 왜 이상한건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개별 투표에서 사전투표와 전체투표 성향이
분명히 한 지역구 전체가 일관되게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반면 화성 갑을 볼까요.
지역별로 사전투표와 전체투표 ± 결과가
화성 갑처럼 일관되지 않고
어디는 뒤집히고 어디는 유지됩니다.
어... 그래요.
화성 을은 일관성 있는데 여긴 다르네요?
...
근데요.
박스친 부분 - 투표 수를 다시 볼까요?
화성 을은 사전투표가 대부분 전체 투표의 1/3 입니다.
근데 화성 갑은 그렇지가 않죠.
향남읍과 남영읍의 경우에는 화성 갑과 마찬가지로
사전투표가 1/3 정도를 차지합니다.
반면 화성갑의 다른 지역들은 대부분 1/2 정도입니다.
(향남, 남영은 대표적인 공단 지역으로
화성 갑의 동탄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젊은 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다시 말해서, 화성 갑과 화성 을 지역구는
그게 지역민들의 성향이 됐건, 후보들의 면면이 됐건
혹은 인구 구성의 연령 비율이 됐건...
여하간 원인이 대체 뭐가 됐든간에
두 지역의 유권자들은 투표 패턴이 달랐다는 겁니다.
***
그 분이 쓴 글을 인용하자면, 이렇게 전제하고 계시더군요.
"아무리 특정 지역에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 해도 투표하는 패턴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어떤 모임에서 짜장면을 좋아하느냐 짬뽕을 좋아하느냐 물었을때 밥먹기 전에 묻거나 밥먹은 후에 물었다고 전체 모수에서 그 차이의 편차는 크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국힘을 지지하는 사람이 유독 사전투표에서는 안나타나다가 본투표에서만 몰표를 주거나 하는 경우는 잘 없다는 거죠."
근데 위 두 지역구의 사전투표율에서 보시다시피
투표하는 패턴 자체가 다릅니다.
즉, 전제가 틀렸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럼...
1. 투표 성향이 전혀 다른 두 지역을 왜 비교합니까
2. 사전투표율이 다른데, 사전투표와 본투표 결과가 왜 같을 거라고 가정합니까
그래서 결국...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양승조 홍성예산 후보 지역에서도 투표함의 봉인이 해제가 된 상태에서 투표함이 이동됐던 건에 대해서
당차원에서 선거 검증단을 구성했다고 합니다.” 투표함 이동중 문제소지가 있긴 한것 같네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원인이 뭐든간에 선관위의 관리 책임을 따져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다만 그 문제와, 본문이 반박하는 그분의 주장과는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온라인으로만 투표가 이뤄진다면 모를까 ㅋㅋ 참.. 황당하네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701441CLIEN
"사전투표에서 안후보가 많은 득표를 한 지역에서는 그만큼 본투표에서 많이 잃었고
반대로 사전투표에서 적게 득표한 지역에서는 그만큼 본투표에서 잃은 표도 많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 와............................................................. 할 말을 잃었습니다.......................
네. 힘내세요. 화이팅.
어디 유투브 나가서 주장하실 때, 클리앙에서 왔단 얘기만 하지 말아 주세요.
제발요...
너무 공감가네요… 진짜 저런 글이 올라온다는 것 자체가 비통합니다
클리앙이 저런 수준의 비과학적 음모론이 판칠 곳은 아니지 않나요
거기다가 여러 곳이 뒤집힌 것은 더 이상하고
뒤집힌 곳은 전부 국민의힘이 당선된 건 더더 이상하지요
물론 매우 희박한 확율로 가능하긴 합니다만 말입니다.
그렇게 보신다면, 21대 총선 결과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고로 "뒤집힌 곳은 전부 국민의힘이 당선" 되지 않았고 울산 동구는 민주당 김태선이 뒤집고 당선되었습니다)
21대 총선에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와 달리 실제 당선자가 바뀐 지역구
서울
중구·성동구 을: 지상욱(미래통합당) → 박성준(더불어민주당)
용산구: 강태웅(더불어민주당) → 권영세(미래통합당, 정의당 효과)
영등포구 을: 박용찬(미래통합당) → 김민석(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구 을: 이인선(미래통합당) → 홍준표(무소속)
인천
연수구 을: 민경욱(미래통합당) → 정일영(더불어민주당)
대전
동구: 이장우(미래통합당) → 장철민(더불어민주당)
중구: 이은권(미래통합당) → 황운하(더불어민주당)
대덕구: 정용기(미래통합당) → 박영순(더불어민주당)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을: 김민수(미래통합당) → 김병욱(더불어민주당)
평택시 갑: 공재광(미래통합당) → 홍기원(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시 서원구: 최현호(미래통합당) → 이장섭(더불어민주당)
충남
보령시·서천군: 나소열(더불어민주당) → 김태흠(미래통합당)
논산시·계룡시·금산군: 박우석(미래통합당) → 김종민(더불어민주당)
경남
양산시 을: 나동연(미래통합당) →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심과 비판없는 자유민주주의는 그냥 유사민주주의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이상하지 않은걸 이상하다고 몰아서 사회의 자원이 소비되는걸 막는 작용이 있어야하지 않습니까. 집단 지상과 집단 이성을 구분해야합니다.
안 이상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