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까치와 핏 불 테리어는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이들의 만남은 사실 자연적이 아니다. /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계정 : peggyandmolly)
21:30 KST - CNN/브리즈번 - 페기(핏 불 테리어)와 몰리(까치)의 만남은 결과적으로는 인터넷을 위한 필연적인 연결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특성상 역시나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고 CNN은 전합니다.
호주는 이때까지 야생동물 생태계에 대한 강력한 보호정책을 고수해 오고 있습니다.
[CNN] 야생 들개와 셀카를 찍으면? 호주에서는 벌금 190만원이 부과됩니다.
얼핏보면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까치와 맹견 핏 불 테리어의 이 교감은 이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커플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거히 2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이 결코 인간에 의해 길들여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계정 : peggyandmolly)
그리고 이 교감은 결국 호주 당국의 개입으로 끝났습니다. 몰리(까치)와 페기(핏 불 테리어)의 동정을 그들의 SNS에 공개해 온 페기의 주인인 줄리엣 웰스와 리스 모텐슨은 화요일 SNS 비디오 피드에서 다소 감정적인 태도로 호주 정부 당국이 페기와 몰리를 분리했으며 몰리(까치)는 호주 과학혁신부(DES/Department of Science and Innovation)에서 압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SNS 계정의 주인인 줄리엣 웰스와 리스 모텐슨은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호주 DES에게 제보가 이어져서 몰리가 압류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인터넷에서의 주장은 압도적으로 SNS 계정의 주인인 줄리엣과 리스에게 쏠려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보편적인 상식과 인간성에 대해 관료주의가 개입한 전형적인 예입니다. 우리가 낸 세금은 지역 사회를 돕고 학대받는 야생 동물을 구하기 위해 쓰여야 합니다!!"
- 줄리엣 웰스와 리스 모텐슨의 SNS 포스트에 좋아요 1천개 이상 받은 댓글 -
그러나 호주 당국의 입장은 강경합니다. 야생동물 생태계에 개입한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합니다.
"까치는 매우 지능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이제 몰리(까치)는 자신이 야생동물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가족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행동할 겁니다. 이 경우엔 자신의 가족이 페기(핏 불 테리어)라고 생각하겠죠."
"최악의 상황은 이미 벌어졌습니다. 그들은 몰리(까치)를 구조하면 안되는 것이었어요. 야생동물이 생태계에서 도태되는 것은 그것이 자연이던 인공이든 인위적인 개입은 안됩니다. 네. 원래 몰리가 버려진 잔디밭 공원은 예전에는 숲이었겠죠. 이미 인간이 개입해서 생태계를 바꾸어버린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야생동물이 처해진 상황에 더 큰 인위적인 개입이 용납이 되나요?"
"이미 개입해 버린 이상 몰리(까치)는 이제 야생동물로서의 본능과 습성을 상실했습니다. 애완동물이 되어버렸죠. 몰리의 생존만을 놓고 본다면 인간 - 줄리엣과 리스 - 에게 돌려주는 것이 야생에서의 생존가능성보다는 더 높습니다."
- 대릴 존스 / 호주 그리피스 대학교 조류 전문가 - 행동 생태학자 -
"몰리(까치)는 치료가 필요한 동물이었음에는 분명합니다. 또한 분명한 것은 야생의 생태환경에서 인간이 인간의 활동영역에 데려온 동물임에도 분명합니다. 몰리는 야생동물이었습니다. 이는 행동 각인 및 질병 전파의 가능성 측면에서 애견 및 가축의 영역에 들어오면 안됩니다. 분명히 밝혀둡니다. 야생에서 온 동물은 야생에 머물러야만 합니다."
- 호주 과학혁신부 대변인 성명. -
분명한 것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된 몰리의 사연에도 적시되어 있습니다. 처음 몰리(까치)와 페기의 만남은 공원이었습니다. 무려 30여마리의 반려견이 산책중인 공원에서 알에서 갓 부화된 몰리는 잔디밭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대로 놔두면 분명 반려견들에 의해 죽을 운명이었다고 생각해 2명의 "인간"들은 몰리를 데려와 돌보기로 했다고 페이스북 포스트에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벌어진 일들도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줄리엣과 리스는 몰리(까치)를 방사하려고 노력했지만 몰리는 이미 줄리엣과 리스, 그리고 페기(핏 불 테리어)와 교감을 쌓은 이후였습니다. 몰리(까치)는 야생으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줄리와 리스의 이같은 SNS 포스트들은 COVID-19 팬더믹 으로 인해 상심한 수많은 인터넷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T-셔츠를 비롯한 수많은 굿즈 들이 판매되었고 줄리엣과 리스는 호주의 최대 출판사 중 한곳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출판된 책도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대릴 존스 같은 과학계와 학자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의 이익을 얻기 위해 야생동물을 길들이는 이들의 행태가 또다른 모방을 낳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줄리엣과 리스가 몰리(까치)로 인해 돈을 벌었는지는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CNN은 이 둘에게 취재 및 논평요청을 했으나 이들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