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의사고요
요새 의대증원 문제로 기분이 좋지는 않은데요.
요새 총선과 더불어 큰 이슈죠.
사실 이 문제의 본질은
저출산, 지역불균형, 분배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돈으로만 시간을 살 수 있는 가치획일화 사회
이 화두로부터 시작된 고민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해결책이 기본소득, 근로시간단축
노후보장을 위한 연금개혁 등등이 되겠지요.
이런 제도적인 부분은 선거를 잘해서
정치권에서 사회제도를 잘 정비해야 할 문제지만
제도가 잘 정착되려면 구성원들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이런거죠.
10여년 전에 대학에 전임의로 있을 때
전공의 80시간 정책이 시작됐습니다.
제가 전공의때는 4년동안 집에 간 날이 30일이 안 됐었거든요.
그런데 전공의가 퇴근이란 걸 하더라고요.
머리로는 당연히 좋은 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일의 양은 그대로인데
전공의 업무가 반으로 줄어드니
그일을 제가 하게 되더라구요
1년차때 했던일도 하고 3년차때 했던 일들도 하고
전공의들이 얄밉게 보이고
가슴으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원래 전공의가 했던 일을 한다고
위에서 내려오는 일이 없어지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전공의들에 대한 제 태도가 엄격해 지더군요.
일도 반밖에 안하는 것들이 똑바로 안하냐 그런거죠.
본인들이 원해서 80시간만 일하는 것도 아닌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인정도 못받는다 느껴졌겠죠
가끔 눈치보느라 늦게 가기도 하고...
제가 좀 느린편이라 요새 그런 제 태도들이 반성이 되더군요.
기억이 미화된건지..
직종간에 분배의 불균형도 문제지만
세대간의 불균형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좀 더 나은 사회제도들이 확충됐을 때
끼인 세대로서 어느정도 완충의 역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중요한 단체활동에 불참하는 말단직원에게
이전의 문화에 매몰되어 어떤 강요를 하고 있진 않은지
일을 잘 못한다고 느껴지는 후임에게도
하인리히 법칙 운운하며 너무 팍팍하게 굴고 있지는 않은지
주기적으로 저를 재정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늦은밤 센치해지네요...
제가 전임의로 일했던 약 10년전 기준으로 연봉이 4천만원 조금 안되었습니다.
근데 원 글이랑 님이 말씀하시는 "연봉은요?"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친구의 아버님도 의사였는데.. 평생 외진 섬 돌아다니면서 자원봉사를 하셨습니다.
그걸 보고 자린 친구도 자연스럽게 환자를 살리는 의사를 꿈꾸었는데..
친구의 말을 들어보면 ,,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민감한 의대 증원에 대해서는 친구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더군요.
그냥 힘들어 죽겠답니다.
의료카르텔도 미친놈들 굥정부도 미친넘들.. 의대생들..
그리고 의사들도 미친놈들이라고 합니다.
이 친구.. 진짜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고등학교때는 나름 동안이라고 기억하는데.
이제는 친구들중에서도 많이 늙어보입니다.